• 진보정당 대선후보
    단일화 논의 중, 어떻게?
    합의 선출, 민주노총 ‘배타적 지지’
        2021년 12월 15일 09:05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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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개 진보정당 등이 후보단일화에 합의하고, 민주노총은 선출된 단일후보를 배타적으로 지지하기로 했다. 민주노총이 선거에서 특정 후보나 정당에 대한 배타적 지지 결정은 2012년 이후 처음이다. 오랫동안 분열 상태로 있었던 5개 진보정당 등이 단일화 논의에 참여한다는 것 자체엔 의미가 있지만 단일화 경선 방식을 결정하는 데에 상당한 진통이 예상된다.

    대선공동대응기구는 지난 12일 회의에서 진보 후보단일화 논의를 12월 말까지 마무리하는 것에 합의했다. 이날 회의엔 민주노총, 노동당, 녹색당, 사회변혁노동자당, 정의당, 진보당, 한상균 노동자대통령후보 선거대책본부(한상균 선대본)가 참여했다.

    이에 따라 민주노총은 대선공동대응기구에서 선출한 진보 단일후보를 배타적으로 지지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양경수 민주노총 위원장은 14일 기자간담회에서 “대선공동대응기구에서 합의된 방식으로 선출된 후보에 대해 민주노총은 당연히 배타적 지지하겠다”고 밝혔다.

    현재 정의당과 진보당은 각각 심상정 전 대표와 김재연 상임대표를 대선후보로 선출해 선거운동을 벌이고 있고, 노동당과 사회변혁노동자당 등 두 당은 ‘한국 사회 체제전환을 위한 사회주의 좌파 대통령선거 지방선거 공동투쟁본부’를 통해 이달 말 후보를 선출한다. 민중경선운동본부를 이끌던 한상균 전 민주노총 위원장은 지난 9일 대선후보로 출마해 진보 후보단일화 논의에 참여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녹색당은 후보를 내지 않기로 했다.

    남은 쟁점은 단일후보 선출을 위한 경선 방식이다. 정의당은 일반여론조사와 조합원 참여가 보장되는 경선 방식을 제안한 반면, 한상균 선대본 등은 ‘110만 민주노총 조합원 총투표’를 비롯해 시민사회계 등까지 포괄하는 민중경선 방식을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민주노총 조합원을 대상으로 한 총투표 방식은 실현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정의당, 진보당 등은 이미 대선후보를 선출한 상태라, 민주노총 조합원들의 투표만으로 특정 후보를 낙선시키는 상황을 각 당이 수용할 가능성이 낮기 때문이다. 또 위원장 직선제 선거와 달리, 대선후보 선출의 문제라 유권자 명부를 확정하는 것도 예민하게 접근해야 할 문제로 지적된다. 공동대응기구 논의 과정에서도 조합원 대상 유권자 명부 확정이 가능한지, 총투표를 비롯해 시민사회까지 포함한 선거인단 투표의 신뢰성을 담보할 수 있는지 등에 대한 의문이 제기됐다고 한다.

    민주노총 소속 한 산별노조 관계자는 “유권자 명부는 어떻게 한다고 쳐도, 민주노총 위원장을 뽑는 선거도 아닌데 100% 총투표로 단일화를 하는 게 맞는 것이냐”고 단일후보 선출 가능성에 회의적인 입장을 밝혔다. 반면 또 다른 민주노총 관계자는 “단일화 과정에 전 조합원이 참여하는 데엔 의견 일치를 봤다”며 “직선제 경험이 있기 때문에 유권자 명부 확보도 가능하다”고 했다.

    단일화 경선을 하기엔 시간이 촉박하다는 우려도 있다. 대선후보 등록일이 2월13일부터인데, 노동당과 변혁당이 결선투표까지 치르게 되면 1월에나 후보 단일화 경선이 가능하다.

    한편으론 민주노총이 주도하는 진보 후보단일화의 의미가 퇴색됐다는 지적도 나온다. 배타적 지지 방침만 밝혔을 뿐 경선방식 등 쟁점 합의는 5개 진보정당 등에 모두 맡겨놓은 상태다.

    이번 단일화 과정이 정의당과 진보당을 중심으로 한 후보단일화 논의로 보이는 면도 있다. 실제로 진보당은 정의당과의 후보단일화에 상당히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정의당 관계자에 따르면, 진보당은 비공식적으로 정의당 내 전·현직 인사들을 만나 후보단일화 문제를 거론했고 여영국 정의당 대표와 진보당 대선후보인 김재연 대표는 전날 저녁식사 포함 두 차례 후보단일화를 위해 만나기도 했다.

    김재연 대표는 전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여영국 대표와 식사자리를 가졌다. 정의당 지도부와 별도의 만남을 가진 것은 2012년 통합진보당 분당 후 9년만”이라며 “진보후보 단일화 추진을 결심하기까지, 진보당의 상임대표이자 대선후보로서 어떤 고민과 심정이었는지 솔직하게 말씀드렸다. 저와 진보당원들의 진심이 전달되었으리라 믿는다”고 밝혔다.

    정태흥 진보당 선대위 수석대변인도 레디앙과 통화에서 “세부사항에 대해선 말씀드리기 어렵다”며 “(김재연 후보는) 진보가 분열의 강을 건너서 단결의 바다로 만나야 하는 것 아니냐, 그런 차원에서 후보단일화를 열린 자세로 대하고 있다는 취지를 (여영국 대표에게) 전달했다”고 말했다.

    정의당 관계자는 “5개당 후보 단일화에 대해 논의했지만 (진보당에서도) 핵심은 (정의당과 진보당) 두 당의 문제라고 본 것 같다”며 “(이전부터) 진보당 주요 활동가들은 정의당의 주요 활동가들을 다양한 방식으로 만나서 (관련한 의견을 전했다)”고 전했다.

    필자소개
    레디앙 취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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