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코로나 최일선 간호사들
    업무과중에 무기력증, 불면증 등 호소
    병상·인력 부족 심각···K방역의 이면 "결국 의료인들에게 희생 떠넘겨"
        2021년 12월 15일 01:20 오후

    Print Friendly, PDF & Email

    코로나19 확진자 폭증에 따라 병상·인력 부족 상황이 이어지면서 의료진들이 업무 과중을 호소하고 있다. 현장 간호사들은 재택치료와 격리차 관리 업무까지 떠안게 되면서 무기력증과 불면증은 물론, 일부 환자들의 성희롱 발언까지 들어야 하는 처지에 놓여있다.

    코로나19 일선에서 대응하고 있는 현직 간호사인 김정은 보건의료노조 서남병원지부장은 15일 오전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과 인터뷰에서 “K방역이 의료인들한테 희생을 짊어지게 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 지부장이 근무하는 서남병원은 정부의 행정명령에 따라 병상대기자, 재택치료 격리자 관리업무를 맡고 있다.

    김 지부장은 “저희는 4개 구를 맡고 있는데 (관리하는 환자만) 300명 정도 되는데 또 다른 구 하나가 추가 될 것 같다”며 “(투입된 의료 인력은) 15명 정도인데 교대 근무라서 실질적으로 근무하는 인원은 적다”고 설명했자.

    ‘15명이 총원이면 맞교대로 해도 7~8명이 300명 관리한다는 것이냐’는 질문에 “전화로 하루에 두 번 정도 환자상태를 체크하는 일을 하는데, 간단하게 끝난다고 하면 5분 정도면 끝날 수 있는 일이긴 하다”면서도 전화 상으로만 환자의 상태를 관리해야 하는 상황에서 오는 고충을 털어놨다.

    김 지부장은 “재택치료 키트가 어렵진 않지만 연세가 많으신 분들은 어려울 수 있다. 이런 것에 대해서 의사소통이 안 되시는 분들도 있다”며 “또 보호자나 의사소통이 잘되시는 분들이 있으면 상황체크가 되겠지만 환자 분들이 갑자기 중증도로 떨어지거나 이렇게 되면 본인도 힘드니까 통화가 제대로 되지 않는다”고 전했다.

    이어 “환자들은 병상이 언제 나냐고 묻는데 저희도 솔직히 병상이 언제 나올지 알 수가 없다”며 “환자 상태가 안 좋아져도 저희가 할 수 있는 일은 ‘119에 신고하셔라’ 이 얘기 밖에 못한다. 환자들은 힘들다고 얘기하고 저희는 해줄 수 있는 게 없어서 너무 답답한 상황”이라고 했다.

    여성 간호사들을 중엔 일부 환자로부터 성희롱 피해까지 입고 있다. 그는 “심지어 성희롱 발언까지 하시는 분들이 있다”며 “얼마 전에는 전화를 하셔서 (여성 간호사에게) ‘몇 살이냐’고 묻고 ‘격리가 끝나면 만나자’, ‘결혼하자’는 얘기를 하는 분도 있다”고 호소했다.

    병상대기자나 재택치료 환자의 경우 전화로만 관리가 가능해 의료진들 상당수가 무기력감을 느끼고 있다고 전했다.

    김 지부장은 “간호사니까 직접적인 처치를 기본으로 하던 사람들인데 재택치료관리반이 새로 생기면서 지금은 전화로 해야 되는 상황이다. 전화로 할 수 있는 데는 한계가 있고, 해줄 수 있는 게 너무 없다 보니 무기력감이 너무 심하다”며 “동료 선생님들 보시면 지금 불면증 있으신 분들은 기본인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한두 달이면 끝날 거라고 생각했던 게 벌써 2년이 돼 가고 있는 상황이어서 다들 너무너무 지쳐 있는 상황”이라며 “결국 K방역이라고 하지만 의료인들한테 희생을 짊어지게 하고 있다”고 했다.

    필자소개
    레디앙 취재기자

    페이스북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