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하이닉스 비정규직 우연한 만남
    2006년 12월 22일 12:55 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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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정규직 노동자 투쟁의 상징이 된 하이닉스매그나칩 사내하청 노동자들과 한나라당 대권주자인 박근혜 전 대표가 우연히 만났다.

21일 낮 2시 30분 충북 청주시 충북도청 앞. 박근혜 전 대표는 오전에 어머니인 육영수 여사의 옥천 생가를 방문하고 충북지역 여성들과의 만남을 위해 충북도청에 도착했다. 마침 그 앞에 있던 하이닉스매그나칩 비정규직 노동자 2명이 박근혜 전 대표가 탄 차량을 확인하고 그 앞을 막았다.

박근혜 전 대표는 쪽문을 통해 들어가 회의를 마쳤고, 다시 밖으로 나오자 60여명의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그를 기다리고 있었다. 지난 2004년 12월 25일 성탄절날. 노동조합을 만들었다는 이유로 직장폐쇄로 공장에서 쫓겨난 비정규직 노동자들이었다. 이들은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절규를 들어달라"고 요구했다.

   
 ▲ 박근혜 전 대표와 하이닉스매그나칩 신재교 지회장
 

이 과정에서 금속노조 하이닉스매그나칩 신재교 사내하청지회장과 박근혜 전 대표 사이의 아주 짧은 면담이 이뤄졌다. 신재교 지회장은 박 전 대표를 만나 "우리가 노동조합을 만들었다는 이유로 쫓겨나 2년 간 싸우면서 가정이 파괴되고 있고, 절망은 더욱 커져가고 있다. 하청노동자였지만 아이엠에프로 회사가 어려울 때 고통분담까지 했는데 우리에게 돌아온 것은 해고뿐이었다는 얘기를 전했다"고 말했다.

신 지회장은 이어 "얘기를 했지만 사측은 묵묵부답이고, 도지사에게 얘기했지만 도지사는 해결해주겠다고 해놓고 아직까지 해답이 없는데 박근혜 대표가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해달라고 요구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박근혜 전 대표는 "알고 있고 노력해보겠다"고 대답한 것으로 전해졌다.

대통령의 딸과 비정규직 노동자의 우연한 만남은 이렇게 끝이 났다. 일부 노동자들은 ‘비정규직 확산법안 날치기 통과’에 대해 항의하기도 했다. 부모 잘못 만나 비정규직 노동자로 살아갈 수밖에 없고, 노동조합을 만들었다는 이유로 쫓겨나 만 2년을 길거리로 헤매는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말없이 뒤로 물러났다.

그들은 대통령을 딸로 태어나 부유하게 살아온 한 대통령 후보의 검은 색 ‘엔터프라이즈’를 말없이 지켜보았다. 신 지회장은 "그들이 우리의 삶을 알기나 하겠냐?"며 "우리들 스스로의 힘으로 쫓겨난 공장으로 돌아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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