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심회' 국정원에서 처음 들어"
    2006년 12월 21일 07:00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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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희가 국가보안법의 마지막 피고자가 되기를 바랍니다"

간첩 혐의로 구속 기소된 일심회 장민호씨를 비롯한 5명은 관련 혐의를 부인하고, 이번 사건이 진보진영과 민주노동당을 음해하는 수구세력의 공작이라고 말했다.

21 일 오후 2시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부(부장판사 김동오) 심리로 열린 첫 공판에서 검찰은 모두진술을 통해 "대다수 국민이 망각했거나 애써 외면한 남북대치 상황에 대해 인식을 다시 새롭게 만든 사건이다. 북이 남에 대해 평화적 통일의사를 가지고 있는 상황이 아님을 고려할 때 일심회 사건은 경미할지라도 북한의 집권자를 오판하도록 해 유혈충돌 같은 극단적 결과를 불러 올 수 있어 그 위험성이 심각하다"고 주장했다. 

검찰은 또 "장씨는 인간적 매력이 풍부한 사람이지만 시대적 통찰이 부족하고 객관적 시각이 결여돼 있었다. 만약 장씨에게 남북이 전쟁을 벌인다면 어느 편에 서겠는가라고 물었을 때 대한민국 검사로서 내심 ‘남한을 돕겠다’는 답변을 기대했지만 그같은 말을 들을 수 없었다"라며 "장씨가 북한의 위상, 세계의 흐름, 탈북자, 북한의 기아 문제 등 현실에 대해 객관적 시각을 가지길 바란다. 대한민국 사법체계의 적용을 받는 현실을 인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장민호씨(미국명 마이클 장)는 "지난 10월 국정원 직원들에게 체포되면서 직장에서 해고됐고 자식들은 학교에 다니지도 못하게 됐으며 아내 또한 막대한 경제적 손실을 입었다. 사실상 중세의 마녀재판처럼 일부 언론의 광기어린 보도 때문에 사회적 사망선고를 받았다"고 말했다.

그는 또 "냉전 시대 의식이 모든 통일 운동의 본질을 왜곡하며 간첩으로 내몰고 있으며, 간첩이란 단어가 신중하게 쓰여야 함에도 개인이나 집단을 매도하는데 쓰이기 쉽다는 걸 알았다. 나는 간첩교육을 받아본 적도 그러한 목적의식을 가져본 적도 없다"라고 진술했다.

변호인 쪽도 "지난 10월 신문과 방송이 일심회 사건을 대대적으로 보도할 때 대한민국 형법상 피의사실공표죄가 있는데도 그런 정보를 어디서 얻었는지 변호사로 의문이 갔다. 국가 기밀이고 음지에서 일하며 양지를 지향한다는 국가정보원법에는 죽을 때까지 국정원직원은 기밀을 말하지 않도록 하고 있는데, 현직 국정원장이 특정 신문과의 인터뷰에서 ‘간첩단임에 틀림없다’는 발언을 해 어떻게 이런 일이 있을 수 있을까 싶었다"라며 " 법원에서 판단할 일을 기소도 되기 전에 이미 언론이 이들을 유죄판결로 만들었는데 이들의 피해를 어떻게 책임질 것인가"라고 지적했다.

변호인은 또 "과연 국가안보라는 것이 국가보안법이 없어진다고 해서 위태로운지 의문이다. 오죽했으면 유엔 인권위가 국보법을 폐지하라고 권고했겠는가? 진시황의 만리장성이나 분서갱유 사건의 교훈이 보여주듯 민중의 신뢰를 얻지 못한 국가 권력은 모래성과 같아 무너진다"라며 "이 사건은 변호인의 접견권을 침해한 점에 대해서도 논의가 필요하다. 법정구속 기간 동안 강도 높은 조사를 받은 장씨가 변호인의 접견이 거부된 상황에서 한 진술이 과연 신빙성이 있을지 의문이다"고 말했다.

최기영씨는 "이번 사건은 진보진영을 무력화 시키려는 수구진영의 음해이다. 이는 민노당에 백색테러를 가한 것" 이라며 "이미 여론에 의해 재판은 끝나고 형량에 대한 결정만 남았다. 사건의 성격을 미리 예단해버리고 진실로의 접근을 막은 국가보안법을 역사의 뒷간에 버려야 한다"고 말했다.

또 이정훈씨도 " ‘일심회’라는 명칭은 국정원에서 처음 들었으며, 사건을 조사하는 과정에서도 공안부는 내 사상에 관심이 있는게 아니라 주체사상을 만들어내는 증거에만 관심을 보였다"라고 혐의를 부인했고, 손정목씨는 "구시대의 잔재이자 유물인 국보법이 21세기에 와서도 존재한다는 것에 대해 통분의 감정을 느낀다. 국보법으로 재판받는 것이 저희가 마지막이 되길 빈다"고 말했다.

이덕우 대표 변호사도 "이번 일로 가장 많은 피해를 본 당이 바로 민주노동당이다. 엄연히 국민의 세금을 받아 운영하는 정당으로서 무상교육 무상의료를 정책으로 내세워 이제야 국민들에게 다가가려고 하는데, 언론의 보도가 민주노동당을 조선노동당의 이중대로 만들었다”라며 "사실상 헌정사상 유일한 진보정당에 주홍글자의 낙인을 찍었다. 회복하려면 앞으로 얼마나 큰 노력을 해야 할 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재판을 참관하던 방청객 중 일부가 피고인들을 격려한다며 박수를 치며 환호성을 질러 여러 차례 재판장의 주의를 받았으며, 그 과정에서 서주호(32)씨가 법정 모독죄로 감치 명령을 받았다가 풀려나는 소동이 벌어졌다. 다음 공판은 오는 28일 오후 2시에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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