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함께, '주사파'와 함께?
By
    2006년 12월 21일 08:25 오전

Print Friendly

이른바 ‘일심회’ 사건의 파장이, 검찰의 공소장 내용이 알려진 이후 더욱 거세지고 있다. 장민호, 최기영, 이정훈, 손정목 등 용의자들의 혐의가 사실이라면 외부 세력의 부당한 간섭에 의해 민주노동당의 자주성과 독립성이 침해당했다는 말이기 때문이다.

알려진 혐의 내용만으로도 보는 이들을 경악케 할 정도다. 민주노동당 주요 당직자 350명의 신상정보 유출, 북한 핵 실험을 비판하는 중앙위 결의안 무산 유도 등 당무에 대한 간섭, 서울시당 장악을 위한 거점 구축 노력 및 북한에 비판적인 정파 ‘전진’ 침투 시도 등등.

민주노동당이 자주적이고 독립적인 진보정당이라면 이런 심각한 해당행위 혐의에 대해 진상조사에 나서는 것은 매우 당연한 일이다.

사실 ‘일심회’ 사건의 심각성은 단순히 혐의가 중대하다는 것과 민주노동당에 대한 국민 불신이 높아져 간다는 데에만 있지 않다. 앞으로 유사한 사건이 재발할 수 있다는 것이야말로 가장 심각한 문제이기 때문이다. 남북 교류의 확대에 따라 높아지고 있는 남한 진보정당, 노동운동과 북한 민중의 연대 가능성은 독재 유지에 혈안이 된 조선로동당에게 매우 위협적으로 비칠 수밖에 없다.

그 때문에 조선로동당은 체제 유지 차원에서 남한 진보정당과 노동운동을 자신들의 입맛에 맞게 배후조종하면서 비판적인 남한의 자생적 좌파들의 태동을 조기에 소멸시키기 위한 간섭 공작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민주노동당은 향후 있을지 모를 조선로동당의 간섭 공작을 방지하기 위해서라도 철저한 진상규명과 해당 행위자 엄벌, 당 기강 강화 등 국민 불신을 해소할 수 있는 조치를 취해야만 한다. 지난 2003년 강태운 고문 사건을 유야무야 넘겼다가 더 큰 파장을 몰고 온 ‘일심회’ 사건이 터졌다는 점을 잊어서는 안 되는 것이다.

민주노동당은 열린우리당과 한나라당, 조중동, 삼성 등 남한의 자본가 정권 뿐 아니라 북한에도 조선로동당이라는 적대 세력이 생존을 위협하고 있다는 사실을 똑똑히 명심해야만 한다.

사정에 그러함에도 주사파 못지않게 ‘일심회’ 사건의 진상규명을 방해하며 그 본질을 호도하려는 무리가 있다. 자칭 세계 사회주의 혁명을 위해 투쟁하는 정파라는 ‘다함께’가 바로 그들이다.

이들은 ‘일심회’ 혐의자들이 공안기관에 의해 사상의 자유를 억압받고 있다며 국가보안법 철폐 투쟁으로 맞서 싸워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러면서 심지어는 민주노동당의 중요 정보를 북한 공작원에 보고하며 조선로동당의 이익을 위해 행동하는 것도 ‘주체사상’에 기반한 행동이므로, ‘사상의 자유’ 보장 차원에서 용인해야 한다는 경악스러운 주장까지 서슴지 않고 있다.

‘다함께’의 이런 입장은 말로만 그치지 않고 ‘일심회’ 사건 진상 조사에 대한 끊임없는 방해로 이어지고 있다. 지난 12월 16일 열린 7차 민주노동당 중앙위원회에서 다함께 측 중앙위원은 “지금 당의 대응이 진상조사 쪽으로 방향을 맞추는데 강력한 의문을 제기한다”며 “14일 최고위 결정은 재고되어야 한다”고 주장한 것이다.

이에 대해 민주노동당 사무부총장이었던 최기영의 직속상관으로서 ‘일심회’ 사건에 대한 도의적 책임이 있는 김선동 사무총장 이렇게 답변했다. “최고위 결정에서 진상조사단 구성은 없었다. 다만 최고위원들이 자체적으로 진상을 조사한다”라는 것이다.

철저한 진상규명과 재발방지를 위해 민주노동당이 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해도 모자랄 판에 김선동은 사의 표명은커녕 사실상 진상조사에 손놓겠다는 말을 한 것이다. 참으로 손발이 척척 맞는다.

그러더니 19일에는 ‘다함께’의 또 다른 간부가 위원장으로 있는 민주노동당 서울시당 중랑구 지역위원회에서 어처구니없는 성명을 발표했다. 최고위원회의 ‘일심회’ 진상조사 결정을 철회하라고 요구한 것이다. 한 마디로 ‘일심회’ 사건 진상조사를 가만히 내버려 두지 않고 각 지역위원회 등 당의 기간 조직을 통해 끊임없이 흔들면서 본질을 호도하는 여론몰이를 하겠다고 선언한 것이나 다를 바 없다.

도대체 ‘다함께’가 ‘일심회’ 사건 진상조사를 방해하려는 저의가 무엇인가? 명색이 세계 사회주의 혁명을 위해 투쟁하겠다는 정파라면 김정일 수령 독재체제에 억압받는 북한 민중들의 계급적 각성과 궐기를 위한 ‘북한 노동인권운동’에 적극 나서는 국제연대를 해야 마땅한 ‘다함께’가 아닌가.

그런 판국에 도리어 조선로동당의 민주노동당에 대한 패권주의적 간섭 혐의 규명을 가로막고 있으니 참으로 어처구니가 없다. ‘다함께’의 현재 행태는 냉전시기 유럽 각국의 공산당에 침투한 소련 KGB 공작원들의 간섭 행위는 옹호하면서 폴란드 ‘연대노조’와 같은 노동계급의 독재체제에 대한 저항은 외면한 일부 스탈린주의자들의 작태와 도대체 무엇이 다르단 말인가.

‘다함께’가 한반도 평화와 진보 실현을 위한 자주적, 독립적 진보정당으로서 민주노동당의 정체성에 공감한다면 지금 당장 ‘주사파’와의 야합을 중단하고 ‘일심회’ 사건 진상조사에 협조하라. 그렇지 않고 계속 ‘일심회’ 사건 진상 조사를 방해하겠다면 보는 사람이 헷갈리지 않도록 조직명을 ‘다함께’에서 ‘주사파와 함께’로 바꿀 것을 권고하는 바이다.


페이스북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