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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FBI 프로파일링은 여기서 출발한다
    [책소개]『FBI 범죄분류 매뉴얼』(존 더글러스 외/앨피)
        2021년 11월 20일 10:21 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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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죄 강간 : 무단침입이나 강도와 같은 중죄를 저지르는 동안 강간을 하는 것이다.
    이때 강간이 일차적 의도인지, 이차적 의도인지에 따라 분류가 구체화된다.

    ▷ 일차적 중죄 강간 : 일차적 중죄강간의 목적은 강도나 무단침입 같은 성적이지 않은 중죄이다.피해자는 일차적 중죄 현장에 있다가 성적으로 공격당하는 이차적 피해를 입는다.

    ▷ 이차적 중죄 강간 : 이차적 중죄 강간의 주요 목적은 계획된 이차적 중죄를 수반한 강간이다.
    성인 여성이 부재한 경우라도 비성적 공격의 중죄는 발생한다.

    FBI 프로파일링은 여기서 출발한다

    “리지웨이는 1982년부터 여자들을 죽이기 시작했다. 살인이 끝이 아니었다. 저항한 희생자에게는 더 가혹한 짓을 했다. 살인을 시작한 다음부터는 살인이 그를 소비했다. 그는 ‘사냥’에 알맞은 정신상태를 준비했다. 바로 침착함과 느긋함이었다. … “나는 내 행위의 끔찍함을 안다. 그들이 날 용서할 방법을 찾길 바란다.” 리지웨이는 48회 연속 종신형을 선고받았다. 이로써 20년간 이어진 세계 최악의 연쇄살인마 사건 하나가 종지부를 찍었다.” –16장, <대량 및 연쇄살인>, 803쪽

    FBI 수사 시스템의 ‘공식’

    수사관도 인간이기에 실수할 수 있다. 그래서 시스템에 근거한 교차분석이 반드시 필요하다. FBI 수사 및 프로파일링 시스템의 틀이자 공식이 바로 이 책 CCM(Crime Classification Manual), 범죄분류매뉴얼이다. 범죄의 분류가 왜 중요한가? FBI로 상징되는 프로파일링과 범죄수사는 아마추어가 아닌 극도의 전문 영역이기 때문이다. 그 결과로 피해자는 물론이고 가해자의 인생을 좌지우지할 수 있는 사회적으로 중대한 전문 영역이 바로 범죄 수사이다.

    전문가들은 해당 분야의 목표와 성과를 체계화하여 학문의 경지로 끌어올리는데, 학문적 시스템화의 출발점이 바로 ‘분류’이다. 강도살인과 분노살인을 분류하지 않고 살인자의 범행동기와 죄의 경중을 어떻게 다툴 수 있는가? 강간과 성적 공격은 어떻게 다르며, 우연한 강간과 착취강간 중 무엇이 더 극악한가? 연쇄살인과 대량살인을 가르는 범행 기간과 피해자 수는 어떻게 정할까? 즉, 범죄 분류는 사회적 범죄 처벌 및 예방 시스템의 기초이자 근간이다. 1992년 초판 출간 이래 3판까지 출간된 CCM 범죄분류매뉴얼이 프로파일러들의 “바이블” “교과서”로 불리는 것은 이 때문이다.

    범죄별 주요 특징과 활용 사례

    공저자 및 편집자들인 존 더글러스, 앤 버제스, 앨런 버제스, 로버트 레슬러는 FBI 20~30년 경력의 베테랑들이다. 특히 존 더글러스는 30년 넘게 FBI 요원으로 일한 베테랑 프로파일러로, 넷플릭스 스릴러 《마인드 헌터》의 원저작자로 우리나라에도 널리 알려져 있다. 이들 외에도 수많은 FBI 관계자들이 20년 이상 이 책의 수정보완 작업을 이어 오고 있는 점만 보아도 이 책, 정확히는 이 ‘설명서’에 담긴 범죄 분류 작업의 중요성을 짐작할 수 있다.

    오늘날 ‘범죄수사학’의 성립은 이 책의 출간과 떼어놓고 말할 수 없다. 실제로 FBI는 1980년대부터 성적 살인자, 강간범, 아동성범죄자, 납치범 등이 저지르는 범죄의 주요 특징을 식별하는 데 주력했다. 이 특징들은 우선 프로파일링 기법에 활용되었고, 그 활용 사례가 이 책에도 담겨 있다. 여기에 각종 기술과 법과학이 더해지면서 범죄를 해결하는 수사 기법은 한층 더 발전했다. 이렇게 규명된 각 범죄의 주요 특징이 범죄 분류의 기초 자료가 되었음은 물론이다.

    1세대 프로파일러들의 땀과 눈물

    이 책은 50년 가까운 범죄수사학의 학문적 성과를 토대로 범죄, 그중에서도 강력범죄의 체계적 기준과 그 접근법을 제공한다. 관련 분야 전문가들이 치열하게 합의한 각 범죄의 본질과 기준이 이 책의 핵심 콘텐츠이다. FBI 전문가들은 수많은 사례와 관련 데이터를 토대로 범죄를 분류하고 과학적으로 체계화시켰다.

    그 과정에서 아내와 엄마를 살해한 후 대학 건물 28층 옥상에 올라가 바리케이트를 치고 40여 명을 살상한 찰스 휘트먼, 장장 20년간 40명 가까운 여성을 살해해 시애틀 전체를 공포에 떨게 한 “그린리버 살인자”, 여성 등산객들만 골라 살해한 “트레일사이드 킬러” 데이비드 카펜터, 각종 공구로 5명의 어린 소녀들을 잔혹하게 살해한 “공구상자 살인마들”, 종교적인 이유로 일가족 5명을 집단살해한 룬드그렌, 인터넷으로 만난 11명의 여성을 살해유기한 “게임즈맨” 존 로빈슨…

    이 끔찍한 사건과 범죄자들은 더 엄밀한 범죄 분류의 필요성을 키운 일종의 기여자들이었다. 그래서 이 책은 FBI 프로파일링의 역사적 기록이며, 초창기 1세대 프로파일러들과 강력범죄 수사관들의 땀과 눈물이 담긴 노작勞作이다. 여기에는 양들과 침묵과 마인드 헌터, 크리미널 마인드가 들어 있다.

    한국식 KCCM은 언제?

    형사사법 전문가를 위한 최초의 매뉴얼인 이 책의 1차 독자는 프로파일러, 경찰 등 법 집행관, 교정 직원, 정신건강 관련자, 법과학 및 형사사법 직군 종사자들이다. 이 책을 만든 것도 이들의 힘이 컸다.

    책의 구성은 설명서답게 각 범죄 유형별로 구체적인 사건을 예로 들어 범죄 특징 분석→피해자 분석→범죄 현장 지표 분석→포렌식 증거 수집→수사 주안점 및 수색영장 청구에 이르기까지 각 범죄 수사의 기본 방향과 지침으로 되어 있다. 이 밖에 20세기 전반기에 범죄 분류의 중요성이 대두된 이유와 범죄분류유형학의 발전 및 현황, 그리고 인터넷과 포렌식, 유전자 기술의 발전이 범죄와 수사에 미친 영향 등 현대 범죄 수사의 사회적·역사적 맥락을 제공한다. 이외에 범행수법, 시그니처, 퍼스네이션, 스테이징 등 수사 프로파일링 ‘개념어’에 대한 상세한 해설은 물론이고, FBI 특수부서의 설립과 과학수사 프로그램의 개발과 도입, 관련 법률 제정, 검거프로그램의 현재 등 범죄 관련 자타공인 세계 최고를 자랑하는 미국의 범죄 예방 및 수사 시스템을 소개한다.

    옮긴이의 말대로 한국 사회에 맞는 범죄분류, 이른바 KCCM(Korean Crime Classification Manual)의 필요성이 절실해지는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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