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여 실용파, 당 부동산특위 대책 전면 비판
        2006년 12월 20일 05:29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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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열린우리당 부동산대책특위가 내놓은 ‘공공주택 공급촉진 특별방안(가칭)’에 대해 당 실용파가 본격적으로 반기를 들고 나섰다. 실용파의 비판 범위는 부동산특위의 정책 및 운용 방식 등에 걸쳐 전방위로 뻗어 있다. 개혁적 부동산 정책을 밀어붙이고 있는 김근태 의장측의 대응이 주목된다.

    주승용 원내부대표는 20일 당 홈페이지에 글을 올려 원가공개 민간 확대, 환매조건부 분양안, 대지임대부 분양안 등 부동산특위가 제시한 각종 정책에 대해 "부동산 시장의 근간을 흔들 정도의 중요한 방안들을 검토하면서 예상되는 부작용과 문제점에 대해서는 소홀히 다루는 경향이 있다"고 전면 비판했다.

    "원가공개 확대해도 주택가격 하락하지 않을 것"

    주 의원은 먼저 분양원가 공개 범위를 민간으로 확대하는 것과 관련, "분양원가의 투명화를 통해 분양가격이 하락하면 기존 주택시장의 가격이 하락할 것이라는 믿음에 근거하고 있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는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 주승용 열린우리당 원내부대표 (사진=주승용 의원 홈페이지)  

    이는 "아파트 가격이라는 것은 부동산시장의 수급에 의해 결정되므로 원가공개를 통해 분양가격을 억제하더라도 분양당첨자의 당첨프리미엄이 상승할 경우 기존주택의 가격 인하효과는 발생하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 때문"이라고 했다.

    주 의원은 또 "(분양원가 공개는) 시장원리에 어긋나고 자유주의 시장질서와 과잉금지의 원칙에 반하는 위헌, 과도한 규제에 따른 주택건설 위축으로 주택가격의 상승유발, 주택분양원가의 정확한 산출을 위한 기술적 한계로 잦은 민원이 발생하고 공사지체, 원가는 기업의 영업기밀로서 소비자의 알권리 침해와는 무관, 등 많은 지적이 있다"고 했다.

    이어 "더구나 내년 초에 정부의 ‘분양가제도개선위’에서 구체적인 안이 마련될 예정임에도 서둘러 입법화를 추진하는 것은 신중치 못한 감이 있다"며 원가공개 확대의 조기 입법화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대지임대부 분양안이 ‘전가의 보도’라도 되는 양 환상에 사로잡혀 있다"

    주 의원은 한나라당이 당론으로 채택하고 당 부동산특위가 수용 의사를 밝힌 대지임대부 분양안(일명 ‘아파트 반값안’)에 대해서도 "마치 ‘전가의 보도’라도 되는 양 지나친 환상에 사로잡혀 있다"고 비판했다.

    주 의원은 "토지를 임대하면 분양가격이 낮아질 것이라는 막연한 기대를 갖고 있지만 매월 내야하는 토지임대료가 만만치 않다"며 "저소득층에는 ‘그림의 떡’"이라고 했다. 그는 "건교부에서 판교신도시에 시뮬레이션을 해보니까 44평형의 경우 건축비로 2억2000만원만을 내고 토지비에 대한 월 임대료는 153만원이나 되는 것으로 분석됐다"고 덧붙였다.

    또 택지공급에 활용할 수 있는 국공유지 비율이 2.3%에 불과한 우리 여건에는 들어맞지 않는 해법이라고 했다.

    "환매조건부 분양안도 좋은 점만 지나치게 부각됐다"

    환매조건부 분양안에 대해서도 주 의원은 "지나치게 좋은 점만 부각된 채 부작용에 대해서는 제대로 검토가 안 된 실정"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먼저 "주택구입을 통해 자본이득을 얻으려는 인식이 강한 우리나라의 여건상 환매주택에 대한 선호가 높을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또 "주택가격 상승기에는 시세차익이 없는 환매주택을 매각한 후 가격이 상승된 일반 민영주택으로 이동하기가 곤란해질 우려가 있다"며 "이러한 경우 기존 분양주택에 대한 희소가치가 높아져 인근 주택가격의 불안을 심화시킬 가능성도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주택가격이 하락할 경우 손실이 발생할 수가 있는데, 이 경우 전세는 원금을 손해 보지 않는 것과 비교하면 전세보다 못하다는 불만이 생길 수밖에 없고 결국에는 국가가 손실을 보더라도 매입을 해주어야 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부동산특위 당내 의견 수렴 후 정부와 협의하라"

    주 의원은 당 부동산특위의 독주에 대해서도 "건교위원은 물론이고 전체 의원의 의견은 전혀 반영되지 않은 채 ‘부동산대책특위’에서 당의 대책을 마련하는 듯 하다"며 제동을 걸었다. 주 의원은 "이제라도 먼저 당내 의견을 충분히 수렴해서 최종안을 마련한 후에 정부와 협의를 해가는 모습을 보여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주 의원은 며칠 전 한행수 주택공사 사장이 노무현 대통령과의 면담 후 내년부터 ‘반값아파트’를 짓겠다고 밝힌 것과 관련, "여당과 전혀 논의가 없던 사안임에도 야당의 제안이 국민적 관심의 대상이 되니까 불쑥 수용하는 듯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노 대통령을 비판했다.

    그는 "대통령이 우리당의 논의과정을 존중했다면 아직 결론을 내지 못하고 당내에서 한창 논의 중이라는 것을 뻔히 알면서도 주택공사 사장을 불러 논의하고 기자간담회를 열어 그 내용을 발표하게 만들지는 않았을 것"이라며 "마치 당의 결정에 앞서 대통령이 정책의 결정을 선점하려는 것처럼 보인다"고 꼬집했다.

    주승용 의원은 국회 건설교통위원회 소속으로 보수적 색채가 짙은 ‘안개모’ 회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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