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정 정파 주자로 나설 생각 없다"
    2006년 12월 19일 03:34 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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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상정 민주노동당 의원은 “이번 대선은 민주노동당의 비전과 정책을 중심으로 당원들의 능동적 참여를 얼마만큼 동원해낼 수 있느냐가 관건”이라며 “그런 점에서 특정 정파의 대표로 대선후보에 출마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심 의원은 18일 <레디앙>과의 인터뷰에서 “정파에 의존하고 기대는 선거를 할 생각이 없다”며 “민주노동당의 당원들에게 비전을 제시하고 국민들에게 희망을 주는 심상정의 철학과 비전에 동의하는 지지자 그룹을 형성해서 운동을 해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심상정 철학과 비전 동의하는 지지자 그룹 만들 것

최근 이른바 일심회 사건과 관련해 심 의원은 “국민의 상식에서 일탈한 당의 처신은 당의 정책과 주장 이전에 ‘메신저로서 당’이 불신받는 결과를 낳는다”며 “일심회 사건을 정파적 관점에서 바라봐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심 의원은 또 “정파가 당을 앞으로 나아가게 하는 동력이 돼야지 정파구조가 고착화돼서 당의 비전과 철학이 갇히고 당의 활력이 소진되는 구도가 돼서는 안 된다”며 민주노동당 내 정파구도에 대해 쓴소리를 했다.

심 의원은 “이번 대선에서 당내 의견그룹들도 자신들의 비전과 정책을 제시하면서 ‘네트워크 정파’가 아니라 ‘컨텐츠 정파’로 업그레이드해야 한다”며 “당의 비전과 정책을 중심으로 한 협력과 연대로 당내경선이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다음은 인터뷰 전문.

– 최근 이른바 ‘일심회’ 사건과 관련돼 민주노동당이 곤혹스러운 처지에 놓였다. 일심회 사건에 대해 민주노동당내 주요 인사들은 발언을 아끼고 있는 것 같다. 언론을 통해 심 의원의 입장이 부분적으로 알려졌는데 다시 한번 입장을 얘기해 달라.

   
 

= 발언 이후에 일부 당원들로부터 섭섭하다는 얘기를 들었다. 일심회 사건에 관련된 당원들이 평화와 통일에 대한 열망이 높은 분들이고 아직 본인들이 검찰의 공소내용에 대해 완강하게 부인하는 상황 아니냐는 것이고 그런 상황에서 관련자들에 대한 조사와 대책을 촉구하는 목소리를 낸 것에 대해 섭섭하다는 것이다.

그런데 나 역시 관련된 당원들의 평화와 통일에 대한 열정을 진심으로 신뢰하고 검찰의 기소내용 중 국가보안법과 간첩죄라는 것이 성립요건이 되지 않는다고 보고 있다.

특히 민주노동당을 겨냥한 왜곡과 음해가 있었다는 점에 대해 공감하고 이 부분에 대해서는 단호하게 맞서 싸워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공소내용을 보면 당 내부자가 아니면 알 수 없는 정보와 3백여명에 달하는 당 핵심간부들에 대한 정보와 자료가 본인들의 동의나 당의 결정 없이 유출됐다. 이 부분에 대해 국민들은 진실이 뭐냐고 의구심을 갖고 있다.

일심회 문제 정파적 시각으로 바라봐서는 안된다

그렇다면 이를 정확하게 해명하고 국민들에게 투명하고 책임있게 답하는 것이 공당의 도리라고 생각한다. 진보정치가 성공하는 길은 국민의 상식적인 눈높이에서 출발해서 그 상식을 변화시켜내는 것이다. 국민의 상식에서 일탈한 당의 처신은 당의 정책과 주장 이전에 ‘메신저로서 당’이 불신받는 결과를 낳는다. 그런 절박한 심정을 가지고 책임있는 리더십이 발휘돼야 된다는 측면에서 발언을 한 것이다.

– 민주노동당의 경우 일심회 사건과 관련된 견해들이 그 자체로 존중되지 않고, 정파들의 공방으로 직결되는 것 같아서 아쉽다. 심 의원의 발언에 대해서도 마찬가지의 반응들이 나오고 있는 것 같다. 이에 대해서 한 말씀 해 달라.

= 지난번 방북과 마찬가지로 일심회 사건도 정파적 관점에서 바라봐서는 안 된다. 국민들의 의혹에 대한 당의 모호한 태도는 민주노동당에 대한 국민들의 불신과 외면을 초래하게 된다. 대한민국에서 가장 진정성 있는 평화통일 정치세력으로서의 위상이 물거품이 될 수밖에 없다.

분단 극복과 평화통일의 과제는 생사의 문제이고 따라서 진보정치가 해결해야 되는 기본 과제라는 것은 당연한 것이다. 또한 국가보안법과 민주노동당은 한 하늘 아래 공존할 수 없다.

그런 점에서 민주노동당의 평화통일에 대한 진정성 자체가 왜곡되는 일은 없도록 해야 된다. 책임있게 진실을 파악하고자 하는 노력과 진실에 기초한 책임있는 해명이 중요하다.

– 발언 이후 당 최고위원회에서는 ‘일심회 사건’에 대해 진상조사와 유감표명을 결정했다. 최고위 결정에 대해 어떻게 보고 있나.

= 뒤늦었지만 많은 논란과 결정의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그런 결론을 내린 것은 전향적이고 잘 했다고 본다. 일부 당원들은 좀 아쉬워하기도 하지만, 잘 한 결정이라고 본다. 그렇게 리더십이 발휘되는 당이 돼야 한다.

민주노동당은 그동안 여러 현안 문제가 발생할 때마다 결정을 미루고 모호한 입장을 취해왔다. 이 모호성이 당원들의 당에 대한 확신을 떨어뜨리고, 당원들을 대상화시키고, 국민들에게 당이 뭔가 ‘가능성’으로 다가가게 하지 못하는 주된 요인이었다.

일심회 관련 최고위 결정 리더십 복원 계기 삼았으면

모호성은 결국 무책임성이고 이는 리더십의 위기로부터 비롯된 것이다. 이 리더십의 위기가 당의 위기로 전화되는 과정이 반복돼왔다. 뒤늦었지만 이번 최고위원회 결정을 리더십을 복원하는 출발로 삼았으면 한다.

– 민주노동당 내 정파의 부정적 모습에 대한 비판이 계속되고 있는 것 같다. 현재 민주노동당 내 정파 조직과 운동에 대해서 어떻게 평가하고 있나.

= 정파의 역할을 폄하하거나 심지어는 악의 근원으로 보는 태도는 올바르지 않다. 민주노동당 창당 과정과 창당 이후 오늘에 이르기까지 이른바 의견그룹들의 역할이 컸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앞으로도 진보의 가치를 벼르고 민주노동당이 정체성을 강화하면서 안팎의 도전을 헤쳐 나가는 과정에서 의견그룹들의 적극적이고 긍정적인 역할을 기대하는 입장이다.

다만 중요한 것은 정파가 끊임없이 우리 당이 변화 발전하고 당을 앞으로 나아가게 하는 동력이 돼야 하는 것이지, 정파구조가 고착화돼서 당의 비전과 철학이 갇히고, 당의 활력이 소진되는 구도가 돼서는 안 된다.

   
 

의견그룹들은 민주노동당 창당 이전의 인간관계, 운동적 관계에 의존해서 형성된 측면이 많고, 진보정당의 비전을 창출해나가는 데 있어서 선도적 역할을 수행하는 데는 한계를 보여왔다. 결국 앞으로 나아가지 못하고 당을 과거로 묶어두는 결과를 만들었다.

더구나 지금처럼 특정 의제를 중심으로 나뉘어져 대립하는 정파는 진보정당에 있어서 긍정적 역할을 기대하기 어렵다.

 민생과 통일의 과제는 대립된 것이 아니다. 서로 책임져야 되고 되는 과제이고 평화통일의 과제는 7천만 민중의 생사가 달린 문제이다. 두 축에 대한 통일된 비전을 갖고 의견을 내야 하고 민생과 통일뿐 아니라 평화, 인권, 생태까지도 어우르는 방향으로 가야 되는데 일부 가치만을 놓고 대립시키는 방식은 바람직하지 않다.

민생과 통일 대립 과제 아니다…리더십 위기가 정파구도 고착화 

– 민주노동당에서 정파구도가 고착화된 이유는 뭐라고 보는가.

= 리더십의 위기 때문이다. 리더십이 잘 작동될 때 정파들은 그 리더십을 뛰어넘기 위한 자기쇄신을 하게 되고 이 과정에서 이합집산 할 수도 있는 것이고 새로운 그룹이 만들어질 수도 있다. 하지만 리더십이 부재하니까 정파의 고착구도가 강화되는 것이다.

그렇게 되니까 정파가 의견그룹이라지만 정치적 의견은 없고 인간관계만 남는 정파가 되고 만다. 낡은 구도를 깨는 내용적 리더십으로 당의 위기를 돌파해야 한다. 사람들은 권영길, 노회찬, 심상정에게 정답을 요구하고 있지만 중요한 것은 리더십의 복원으로 당을 의지의 결집체로 만드는 것이다.

그렇게 될 때 내용없는 의견그룹들은 당원들로부터 과감하게 도태될 수밖에 없다. 의지의 결집으로서의 민주주의가 잘 작동될 때 의견그룹들도 능동적인 역할을 할 수 있다.

– 2007년 대선을 앞두고 민주노동당을 걱정하는 당 안팎의 목소리가 적지 않다. 이번 대선이 민주노동당의 퇴행적 정파구도를 극복할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보는가.

= 2007년 대선은 고착화된 정파구도를 뛰어넘는 선거가 돼야 한다. 이번 대선은 민주노동당이 민주개혁세력의 패배와 양극화 심화로 조성된, 진보정치세력에게 유리한 호조건을 기회로 만들고 서민정당으로서 희망의 싹을 내릴 수 있는 절체절명의 시기이다.

좌파진보세력의 변화와 가능성 창출이 대선 승리의 요건

이번 대선을 기회로 만들려면 민주노동당 스스로 변해야 한다. 민주노동당 스스로의 변화야말로 최대의 무기다. 민주노동당이 좌파 진보세력으로서의 가능성을 스스로 창출해내는 것이 대선승리의 요건이라는 얘기다.

후보에서부터 당원에 이르기까지 이번 대선을 통해서 새로운 비전과 희망을 창출하는 변화의 대의에 복무해야 될 책무가 있다. 진보의 요체는 변화에 대한 믿음이다. 그 누구도 변화를 거부해서는 안 된다.

정파 역시 그 변화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변화를 거부하는 조직은 도태될 수밖에 없다는 것을 분명하게 인식해야 한다. 민주노동당의 절망을 초래했던 낡은 요소들에 의지하려고 하는 시도는 결코 성공할 수 없고 당의 발전에 역행한다는 것을 분명히 드러내는 그런 선거가 돼야 한다.

의견그룹들도 자신들의 비전과 정책을 제시하면서 이번 대선을 기점으로 해서 ‘네트워크 정파’가 아니라 ‘컨텐츠 정파’로 업그레이드하는 자기변신을 시대적으로 요구받고 있다. 당의 비전과 정책을 중심으로 한 협력과 연대로 대선 당내경선이 이뤄져야 한다.

그것이야말로 과거 운동을 기반으로 한 인적 결합의 수준을 뛰어넘는 길이다. 말 그대로 정치적 의견을 중심으로 한 그룹으로 거듭나야 한다. 지금은 말은 ‘의견그룹’인데 실제로는 안 그렇지 않나.

후보들 비전 정책 중심으로 당원 능동성 끌어내는 게 관건 

– 대선 후보 선출을 위한 당내 절차를 앞두고 출마 예상되는 각 인물들에 대해 정책이나 노선보다는 “어느 정파 편이냐, 어디가 밀고 있다”는 식의 얘기가 상대적으로 더 많이 나오는 것 같다. 심 의원 역시 사실 여부와 무관하게 당내 특정 정파에 친화적인 인물로 비치는 면도 없지 않은 것 같다. 이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나.

= 다시 강조하지만 이번 대선은 진보의 가치와 당의 비전과 정책 중심으로, 특히 무엇보다 후보들이 제시하는 비전과 정책을 중심으로 당원들의 능동적 참여를 얼마만큼 동원해낼 수 있느냐가 관건이다. 이런 당원들의 총화 과정을 통해 2008년 총선 승리를 기약하는 것이 대선의 중요한 목표라고 생각한다.

그런 점에서 나는 특정정파의 대표로 (대선후보에)출마하는 일은 없을 것이다. 정파에 의존하고 기대는 선거를 할 생각이 없다. 민주노동당의 당원들에게 비전을 제시하고 국민들에게 희망을 주는 심상정의 철학과 비전에 동의하는 지지자 그룹을 형성해서 운동을 해나갈 것이다. 그 과정에서 의견그룹이든 당원이든 심상정의 대의에 동의한다면 연대하고 협력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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