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대 대통령 노태우 사망
전두환과 함께 12.12 군사쿠데타의 주범이었고 87년 이후 6공화국 시대의 첫 13대 대통령을 지낸 노태우 씨가 26일 88세로 운명했다. 오랜 병상 생황을 해오던 노태우 씨는 최근 병세 악화로 서울대병원에 입원 치료를 받아오다가 끝내 회복하지 못하고 이날 숨졌다.
1932년 경북 달성군에서 출생한 그는 전두환 등과 육군사관학교를 11기로 졸업하고 보안사령관 등을 거치며 대장으로 예편했다. 군 시절 전두환 등과 함께 사조직인 하나회를 결성해 12.12 군사쿠데타를 주도하고 광주학살의 출발점이었던 5.17 비상계엄 확대조치 등에 가담했다.
전두환이 집권했던 5공화국 시절에는 체육부 장관, 내무부 장관 등을 역임했고 1985년 민정당 최고위원을 거쳐 1987년 민정당 총재를 지내고 같은 해 6월 민정당의 대통령 후보로 선출됐다. 대통령 직선제 등을 요구했던 87년 6월 항쟁과 시민들의 요구에 굴복해 이를 받아들이는 6.29 선언을 발표하기도 했다. 박정희-전두환의 오랜 군사독재 시절 폐지되었다가 87년 시민항쟁의 결과로 부활한 1987년 직선제 대통령선거에서 민정당 후보로 출마하여 통일민주당 김영삼, 평화민주당 김대중, 신민주공화당 김종필 후보 등과의 경쟁에서 승리해 13대 대통령에 취임했다.
그의 대표적 정책으로는 소련, 중국 등 현실 사회주의 국가와의 외교관계 수립을 추진한 북방정책이 있으며 1991년 8월에는 남북한의 유엔 동시가입이 이뤄지기도 했다. 같은 해 12월에는 남북 사이의 화해와 불가침 및 교류협력에 관한 합의서인 남북기본합의서를 발표하기도 했다.
그의 임기 중 보안사에서 광범위한 반정부 민간인들을 사찰해왔던 사건이 1990년 윤석양 씨의 폭로로 드러났으며, 1989년 출범한 전교조(전국교직원노동조합)를 극렬 탄압하고 1500여명의 교사들을 해직 파면하기도 했다. 또 그의 임기 중인 1990년 민주정의당-통일민주당-신민주공화당의 3당이 합당하여 민자당(민주자유당)을 창당해 보수대연합을 실현하기도 했다. 1990년은 한국 노동운동의 중요한 조직인 전노협(전국노동조합협의회)이 출범한 해이기도 하다. 노태우 정권은 전노협을 비롯한 노동운동에 대해서는 탄압 일변도의 정책을 추진했다.

1996년 8월 26일 12.12 및 5.18사건 선고공판에서 전두환, 노태우(왼쪽)
임기를 마친 이후 1995년 비자금 사건으로 구속되었고, 1996년부터는 광주 학살 및 12.12 군사반란에 가담한 혐의로 전두환 등과 함께 재판에 회부되어 1997년 4월 대법원에서 징역 17년형이 확정되었다. 전두환은 무기징역이 확정되었다. 이후 짧은 기간 복역하다가 1997년 12월 22일 퇴임을 앞둔 김영삼 대통령과 김대중 당선자 등의 협의를 거쳐 특별사면을 받고 복권되었다. 이후 2000년대 들어와서는 지병으로 투병 생활을 반복하다가 2021년 10월 26일 숨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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