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임기 중 연봉 5천이상까지 근소세 면제"
        2006년 12월 17일 03:08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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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나라당 소장개혁파의 리더격인 원희룡 의원이 17일 한나라당 대선후보 경선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원희룡 의원은 “대한민국의 꿈은 선진복지통일국가”라며 “꿈을 꾸고 실현하는 기회조차 부익부 빈익빈이 되는 현실이 더 이상 계속돼서는 안된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날 고액 부동산에 대한 종부세 인상을 통해 서민, 중산층 근로소득세 전액 감면을 담은 첫 번째 공약을 제시했다.

    원희룡 의원은 이날 염창동 한나라당 당사에서 가진 기자회견을 통해 대선후보 경선 출마를 공식화했다. 원희룡 의원은 ‘서민, 중산층, 젊은이, 기업가’의 꿈을 실현하기 위해 “대한민국을 안전한 나라로 만들고 선진복지국가를 향한 경제성장을 이뤄야 한다”면서 “그러나 경제의 양적 성장만이 다는 아니다”고 지적했다.

    원 의원은 “가진 자는 더욱 여유로워지고 못가진 자는 더욱 고달파지는 사회분할이 심화돼서는 대한민국은 꿈을 실현해나갈 수 없다”며 “이를 완화하기 위해 새로운 사회적 합의와 그에 토대한 강력한 정책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그는 누구나 열심히 하면 꿈을 실현할 기회를 제공하는 ‘꿈의 안전망’과 실패를 딛고 다시 일어설 수 있는 ‘기회의 안전망’을 강조했다.

    9억 이상 주택 종부세율 인상해 근소세·재산세 감면

       
    ▲ 한나라당 원희룡 의원이 17일 염창동 당사에서 대선후보 경선 출마를 발표하고 있다.

    이를 바탕으로 그는 이날 ‘부자에겐 존경을, 서민에겐 혜택을’이란 기치로 첫 공약을 발표했다. 9억 이상 고가 주택 소유자에 대한 종합부동산세 세율 인상 등을 통해 과세표준 4,000만원(연봉 5,000~5,800만원 상당) 이하 서민과 중산층에 대한 근로소득세를 전액 면제한다는 내용이다.

    원 의원은 이를 통해 전체 근로자의 98%에 해당되는 1,135만 6,648명의 근로소득세가 폐지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연봉에 따라 적게는 매월 20만 8천원에서 많게는 49만원까지 세금이 줄어 연간 250만원에서 590만원의 추가 소득으로 가계에 실질적인 보탬을 줄 것이라고 주장했다. 

    더불어 줄어드는 세수를 보충하기 위한 대안으로 원 의원은 9억원 이상 고가 주택 보유자에 대한 종부세 세율 인상 방안을 제시했다. 구체적으로 9억~20억원 부동산 소유자에 대해 현행 1.5%에서 2%로 상향하고, 20~100억 경우 현행 2%에서 3%로, 100억 초과의 경우에는 현행 3%에서 4%로 종부세율을 올리면 된다는 주장이다.

    이외에도 고액 체납자 등에 대한 강력 대처로 불납결손액을 줄이고 국유재산을 민간에 위탁 관리케 해 수익률을 올려 필요재원을 충당한다는 것이다. 조세지출 감면제도의 대대적 정비와 정부 세출의 강도 높은 삭감도 언급됐다.

    그는 종부세 세율 인상에 따른 세수 증가가 상당할 것이라며 이를 통해 서민과 중산층에 대한 재산세도 단계적으로 폐지해나갈 것이라고 주장했다.

    원 의원은 “현재 세수 구조와 국가 재정에서도 충분히 실현 가능한 일”이라며 “현실 가능성을 확보하기 위해 고민, 검토, 자문 과정을 거쳐 실제 시뮬레이션도 해왔다”고 강조했다. 그는 “첫 1년간 조세제도 정비와 재원 확보 제도 마련을 거치고 2~4년차에는 면세 과표 기준을 연차적으로 올려 5년 임기 중 4,000만원 이하의 근소세를 완벽히 폐지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하지만 원 의원의 종부세 인상 주장은 부자들에 대한 감세를 주장해 온 한나라당의 기존 입장과는 상반되는 내용이다. 또한 원 의원이 제시한 근소세 폐지 대상의 절반에 달하는 535만여명은 이미 면세점 이하로 근소세를 내지 않는 상황에서 결국 서민보다는 중산층에 대한 감세일 뿐이라는 지적도 나와 향후 논란이 예상된다.

    “기존주자 공격하지 않겠다”

    이른바 ‘빅3’가 자리한 한나라당에 후발주자로 나선 원 의원은 “맞설 대상은 기존 주자, 다른 정당이 아니고 오로지 우리를 사로잡고 있는 고정관념”이라며 “(기존 주자) 개인이나 세력을 공격하지 않고 국민에 대한 정책, 메시지를 갖고 꿋꿋이 나아가겠다”고 말했다.

       

    특히 원 의원은 자신과 중도개혁 입지가 겹치는 손학규 전 지사와 관련 “작은 지지율을 반분하기 위해 나온 게 아니다”며 “손 지사와는 큰 틀에서 함께 갈 것이고 큰 틀에서 지향하는 바도 같다”고 강조했다.

    그는 “지금 손 지사에 대한 지지율 5%는 손 지사의 잠재력과 이 땅 중도개혁을 열망하는 선량한 시민의 두터움에 비추어볼 때 너무나 작다”며 “합리적 개혁, 안정과 진보를 함께 추구하는 국민들의 지지를 이끌어가면서 손 지사와 경쟁적 협력으로 지지율을 배증하고 나아가 폭증시키는 계기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원 의원은 또한 당내 소장파그룹인 ‘새정치수요모임’의 공식 지지를 받지 못한 것과 관련 “원희룡과 함께 운동본부에 참여해 정치적 진로를 같이 하기에는 많은 것이 불확실하고 너무 많은 희생과 위험이 앞길에 도사리고 있기 때문”이라며 “보다 큰 틀과 방향성 속에서 역할을 분담하고 (소장파들과) 긴밀한 협력을 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국회의원 숫자로 국민에게 다가가진 않겠다”며 “혼자 서있기 때문에 힘들겠지만 결코 좌절하지 않고 누구를 원망하거나 탓하지 않고 한나라당 선배 주자들이 분발하고 더 좋은 정책을 낼 수 있도록 경선의 아름다움을 이끄는 주자로서 역할을 하겠다”고 말했다.

    원 의원은 “젊은 지도자를 선택한 나라들이 눈부신 미래의 도전과 성취를 이룬 예가 많다”며 행정 겸험이 없다는 지적에 “경험 자체가 좋은 밑거름이 되지만 반드시 국가경영능력으로 연결된다 생각하지 않는다”며 42세에 대통령이 된 미국의 케네디나 27살에 수상에 오른 영국의 토니 블레어 등을 거론하기도 했다.

    한편 이날 원 의원의 기자회견에는 지역구 인사 수십여 명이 몰려와 응원을 보냈으나, 한나라당 의원은 한 명도 참석하지 않아 다소 ‘초라한’ 출마 선언이었다는 평이다. 수요모임 대표 남경필 의원이 개인적으로 지지 성명을 냈을 뿐이다.

    남경필 의원은 성명을 통해 “원희룡 의원의 경선 참여는 한나라당 대선승리와 당내 중도개혁세력의 외연 확대에 기여할 것”이라며 “그의 결정이 자신의 영달이 아니라 당과 당내 중도개혁세력을 위한 충정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믿는다”고 말했다.

    나아가 남 의원은 “손학규, 원희룡 두 주자가 비판적 경쟁, 네가티브 경쟁이 아니라 협력적 경쟁, 비전과 정책 경쟁을 벌여야 한다”며 “그래야만 중도개혁세력이 당내 대선후보 경선에서 승리할 수 있고 그 후보는 대선 승리의 보증수표”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남 의원은 “두 주자 중 한 분이 한나라당 대선 후보로 선택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해 원 의원에 대한 배타적 지지를 천명하지는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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