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내부 정파투쟁은 역사적 필연 과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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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6년 12월 17일 09:49 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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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는 이 시점에서 민주노동당의 의회진출이 지니는 의미를 재점검해 볼 필요가 있다. 이는 어쩌면 숙명과도 같은 민주노동당의 현재의 혼란상이 민주노동당에게 주어진 고유의 숙명이 아니겠는가 하는 필자의 판단 때문이다.

    숙명적인 민주노동당의 혼란상

    필자는 민주노동당이 과연 87년 체제 안에서 87년 체제의 유지와 보수에 기여하고 있는가, 아니면 87년 체제의 폭파에 기여하고 있는가를 묻고 싶다. 필자는 이미 진보와 보수의 전선이 민주노동당 내부로 들어와 있다는 판단을 하고 있는데, 이는 필자가 87년 체제를 기준으로 진보와 보수의 개념을 설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즉 이제 진보와 보수의 개념은 87년 체제를 리모델링할 것인가, 아니면 87년 체제를 근본적으로 거부하고 새로운 정치적 체제를 재건축할 것인가의 여부로 판단되어야 한다는 입장인 셈이다. 만약 민주노동당이 87년 체제를 전면적으로 거부하지 않는다면 필자는 더 이상 민주노동당에게 진보정당이라는 명칭을 부여하기 힘든 것이 아니겠는가 하는 판단을 하고 있다.

    그렇다면 최근 민주노동당의 내부적 논란도 결국은 87년 체제의 경계 바깥으로 나가고자 하는 정파와 87년 체제의 내부에 머무르고자 하는 정파 사이의 의견대립으로 규정될 수 있을 것이다.

    따라서 이는 민주노동당이 맞닥뜨린 역사철학적 필연성에 의해서 강제되는 대립과 갈등으로 규정되는 것이 보다 더 바람직할 것이다. 문제는 진보와 보수의 전선을 어떻게 설정할 것인가 하는 데에서 민주노동당의 양대 정파 사이의 시선이 현격하게 다르다는 점이다.

    87년 체제 내부로 들어갈 것인가, 바깥으로 나갈 것인가

    이는 곧 87년 체제의 내부로 들어가서 진보와 보수의 전선을 설정할 것인가 아니면 87년 체제의 바깥으로 나아가서 진보와 보수의 전선을 설정할 것인가 하는 근본적인 차이를 발생시킨다. 필자는 이미 후자의 전선을 따르고 있다고 이글에서 밝혀두고 있다. 만약 민주노동당이 87년 체제의 내부로 들어가서 진보와 보수의 전선을 규정한다면 이는 불가피하게 진보대연합론으로 귀결될 수밖에 없을 것이다.

    따라서 지금 민주노동당 내부에서 빚어지고 있는 갈등은 필자의 개인적인 의견으로는 87년 체제의 이해를 둘러싸고 야기되고 있는 도저히 화해할 수 없는 근본적인 세계관의 차이에서 생겨나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한다.

    왜냐하면 한쪽에서는 87년 체제의 수명연장을 그들 자신의 정치적 목표로 삼고 있으며, 또 다른 한쪽에서는 87년 체제의 폭파를 그들 자신의 정치적 목표로 삼고 있기 때문이다. 결론적으로 말하자면 자주파가 주도하는 민주노동당은 87년 체제의 유지와 보수에 기여할 뿐이라는 것이 필자의 견해이고, 만약 그 반대 양상이 전개된다면 이는 87년 체제의 폭파와 해체를 감행하는 시도라고 필자는 규정한다.

    따라서 87년 체제가 와해되어 가고 있는 현재의 국면에서 민주노동당 내부에서 일어나고 있는 양대 정파 사이의 투쟁 양상은 결코 생략할 수 없는 역사철학적 과정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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