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꿰매고 싶은 입' 메달 싹쓸이
    2006년 12월 16일 08:12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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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에 취해 음식점 주인으로 착각해 실수했다" (한나라당 최연희 의원) – 1등 미싱상

"성매매가 아닌 (불법)마사지 등은 성행위는 아니고, 그런 정도는 ‘짙은 안마’로 보면 되겠다. 윤리적으로 접근할 것인가, 사회적인 문제를 해결하는 것으로 접근해야 할 것인가 연구가 필요하다." (한나라당 김충환 의원) – 2등 본드상

"(여성 재소자들이 창살 밖으로 가슴을 내미는 시늉을 자신의 양손으로 하며)창틀에 기대서 남성이 지나가면 한번 줄까 한번 줄까 하더라" (한나라당 이재웅 의원) – 3등 대바늘상.

2006년 3월 헌정 사상 최초로 여성 총리가 지명됐다. 이는 한국의 딸들에게 ‘희망’을 주며, 사회 곳곳에서 활약하는 여성들의 약진을 환기시켰다. 그러나 동시에 "양성평등이 지나쳐 여성 상위시대에 접어들었다. 양성평등 사업은 남성에 대한 전쟁 선포이다"라는 서울시의회 열린우리당 홍광식 의원의 발언이 보여주듯 마초들에게 악용(?)될 빌미를 남기기도 했다.

   
 ▲ 16일 언니네는 ‘1위 최연희의원, 2위 김충환의원, 3위 이재웅 의원’을 ‘2006 올 한해 꼬매고 싶은 입’으로 선정했다.
 

그리하여 2006년 올 한 해에도 어김없이 마초들의 망발로 다사다난했다. 성추행 당한 후 자살한 여성 재소자, 황우석 난자 불법 채취, 최연희 의원의 여기자 성추행, 된장녀 등은 우리 사회의 성 의식이 ‘구태’에 머물고 있음을 여실히 보여주었다.

여성주의 커뮤니티 포털사이트인 언니네(www.unninet.net)는 ‘2006 꿰매고 싶은 입’을 선정했다. 꿰매고 싶은 입이란,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여성을 비하하거나 성적 대상화시키는 마초들의 망언과 그들의 망발을 의미한다.

12월 4일부터 12일까지 언니네 게시판을 통해 30여명의 네티즌들의 추천을 받아 운영진들의 투표로 1등 한나라당 최연희 의원(미싱상), 2등 한나라당 김충환 의원 (본드상), 3등 한나라당 이재웅 의원(대바늘상)이 선정됐다.

언니네는 "일상 속에 만연해있는 남성들의 여성 비하 발언들이 많지만 대부분의 남성들은 그것이 잘못이라는 생각조차 하지 않는다. 온-오프라인을 가리지 않는 가부장적이고 성차별적인 언행이 나이, 학벌, 지역, 사회적 지위, 종교와 무관하게 자행되고 있다”라며 “특히 소위 지도자층이라 불리는 남성들의 이러한 행태는 비판받아 마땅하다. 그들이 문제와 잘못을 반성하고, 생각하는 기회가 되도록 꿰매고 싶은 입을 선정했다"고 기획 취지를 밝혔다.

“꽃을 보면 만져야 하는 것이 자연의 순리?”

   

1등 상의 최연희 의원은 본인 뿐 아니라 다른 남성 의원들도 ‘마초 커밍아웃’을 하게 만들며 올 한 해 최고의 뉴스 메이커 자리를 선점했다. 또 궁지에 빠진 최 의원 구하기는 당을 초월해 남성 의원들간의 돈독한 유대관계를 만들어 주기도 했다. 

열린우리당 한광원 의원은 "아름다운 꽃을 보면 다가가 만져보고 싶은 것은 자연의 순리이다, 자신을 돋보이게 하기 위해 노출을 하고 그것을 즐기는 여성에 대해 남성들의 본능적 표현의 자유조차 용납하지 않는 사회라면 어떤 대화와 타협이 필요하겠는가"라고 지지 성명을 표해 최 의원의 논란을 확산시키는 데 큰 공을 세웠다.

2004년 국정감사 때 성매매 특별법 시행과 관련해 "18살부터 30살까지 12년간 성인 남성의 성욕을 해소할 길이 없어졌다"고 밝혀 물의를 빚은 김충환 의원은 2006년에도 ‘짙은 안마’라는 신 사자성어를 만들며  ‘소신발언’으로 많은 남성들의 지지를 받았다. 

이어 그는 지난 6월 국회 여성가족위원회 전체회의에서도 "성매매 제도를 폐지할 경우 자유합의에 의한 성생활을 보장할 수 있는 국가정책이 마련돼야 한다. 성 정책을 세울 때 미시적 단속규제를 하는 방식은 성폭행, 성병의 만연, 성매매 해외진출 같은 부작용으로 나타난다"라며 "이런 부작용을 방지하기 위해 국가별로 성 향유의 양이 있으니 한국인의 성생활 공급의 양을 정확하게 평가해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라고 ‘주옥같은’ 명언을 남겼다.

또 한나라당의 계보를 이어 이재웅 의원도 최근 12월 당 지도부가 마련한 삼계탕 시식행사에서 청송감호소 방문 계획과 수감 시절의 경험을 소개하며 여성 재소자 비하 발언을 해 3위에 올랐다. 이어 그는 "과거에 비해 17대 국회의원들은 다들 성자가 돼 죽으면 사리가 나올 것. 골프도 못 치지, 자리 깔고 농성도 자주 하지, 성매매금지법으로 거기도 못 가지 않느냐"라는 발언을 덧붙여 국회의원의 실상을 공개하기도 했다.

김본좌는 영웅 vs 유학생은 마녀

마초들의 망발은 사회지도층에만 국한되는 것이 아니었다. 성희롱을 한 시민의 신문 전 대표 L씨, 여성에게 상습적으로 폭력을 가한 평화활동가 A씨, 충남 룸살롱 개업식에서 축사를 한 지역 여성단체 대표 L씨 등 시민단체에서도 성희롱 시비가 끊이지 않았다.

또 활동영역 또한 국외와 온라인을 넘나들며 마초들의 다양한 활약이 있었다. 안에서 새는 바가지 밖에서도 샌다고 했던가. 지난 주 아시안 게임 카타르 도하에서는 한나라당의 김용서 수원 시장과 시청 공무원들이 "여기 여자 있는 데 없느냐?"라고 추태를 부려 국제적 빈축을 산 것으로 보도됐다. 

이어 온라인에선 대대적인 ‘마녀사냥’이 행해졌다. 개똥녀, 된장녀, 대사관녀, 사포녀(까칠한 여자), 캐나다 유학생녀 등은 올 한 해 인터넷을 뜨겁게 달군 ‘인기 검색어 1위’에 오른 단어이다. 이들이 보여주듯 온라인에서도 여성들은 남성주의적 시각에 의해 뚜렷한 실체 없이 조롱의 대상이 되었다.

대중들과 언론들은 원조교제 파문으로 방송을 떠난 남자 배우 이경영의 복귀보다 여자 배우 황수정의 복귀에 ‘여론 조사’ 까지 벌이며 더 많은 관심을 할애했다. 또 성인영화를 무료로 배포해 구속된 김본좌는 ‘인터넷의 영웅’으로 떠올라 ‘저항 문화인’으로 추앙받으며 석방 운동이 일기도 했다. 

반면, 학비를 벌기 위해 캐나다에서 성인영화를 찍었던 여자 유학생은 모든 사생활이 낱낱이 공개돼 네티즌들에게 사형 선고를 받았다.  이는 지난 5월 박계동 의원의 술집 동영상이 유포 됐을 시 ‘사생활을 보호해야 한다’고 보도하던 언론 및 네티즌의 대응과는 대조적 반응을 보여 많은 여성들의 공분을 일으켰다.

“여 집사에게 빤스 내려라, 한번 자고 싶다 해보고 그대로 하면 내 성도요”

한편, 순위에 들지 못한 아쉬운 명언들도 많았다.  "이 성도가 내 성도가 됐는지 알아보려면 두 가지 방법이 있다. 옛날에 쓰던 방법 중 하나는 젊은 여 집사에게 빤스 내려라, 한번 자고 싶다 해보고 그대로 하면 내 성도요, 거절하면 똥이다"라고 말한 청교도영성훈령원장 전광훈 목사의 발언은 2005년도여서 탈락했다.

"아내가 능력이 없어서 딸을 낳았다, 투수가 아무리 잘 해도 포수가 잘못 받으면 안 되지 않느냐" 고 말한 서울시 보건사회위원회 열린우리당 홍광식 의원의 발언은 4위에 머물렀다.

이에 언니네의 소요(29)씨는 “망발이 너무 많아 심사하기가 힘들었다. 공인으로서 그 위치와 역할에서 나오는 파장과 영향력을 생각해야 되는 데, 아무리 많이 배운 남성일지라도 사회 구조상 여성주의적 인식이나 개념을 체험 할 수가 없다”면서 “된장녀와 캐나다 유학생녀는 여성이 성에 능숙하면 타락한 것이고, 또 여성들이 항상 소외된 위치에 있다가 권력을 가지는 것이 불편한 우리 사회의 단면을 보여주고 있는 것”이라며 여성 비하 논란의 모순을 지적했다.

앞으로 언니네는 수상자에게 다음 주 중 수상 소식을 공식적으로 알릴 예정이며, 내년 엔 ‘완소입’(완전소중한 입)과 함께 행사를 기획 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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