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회창은 충무공 아니라 원균”
        2006년 12월 15일 05:30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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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회창씨는 두 차례 대선에서 패배했다. 한 번도 패한 적 없는 불패의 군대를 이끌고 그랬다. 이회창씨는 충무공이 아니라 원균에 가깝다. 역사를 보면 원균은 그나마 나았다.”

    이회창 전 한나라당 총재가 사실상 정계복귀를 선언한 것과 관련, 한나라당 최구식 의원이이 전 총재를 공개적으로 비판해 논란이 되고 있다. 최구식 의원은 특히 한나라당 대선주자 중 박근혜 전 대표와 가까운 인사로 알려져 파문이 커질 전망이다.

    최구식 의원은 15일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이틀 전에는 이회창 씨가 ‘상유십이 순신불사’라고 했다”며 “처음 듣는 표현이고 또한 교만한 태도가 충무공답지 않아 찾아보았더니 ‘상유십이…미신불사 즉적불감모아(미천한 신하가 죽지 않는 한 감히 적은 업신여기지 못할 것)’였는데 참모가 잘못 보고한 모양”이라고 포문을 열었다.

    최 의원은 “이회창씨는 1차 때는 아들 병역, 2차 때는 아들 빌라 문제 등 본인의 과오로 패배를 초래했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세력이 강해 이길 수 있었으나 이회창씨의 착각과 오판이 (패배의) 결정타를 날렸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회창 전 총재가 노무현 후보에게 지고 있다는 사실을 부정하며 여론조사를 보고하는 참모에게 화를 낸 것을 지적하며 “그 바람에 ‘숨어있는 몇%’라는 여론조사 사상 가장 황당한 이론이 나왔고 그 이론은 시간이 가면서 점점 사실로 둔갑해 우리 편을 마취시켰고 패배에 중요한 원인이 됐다”고 비난했다.

    나아가 최 의원은 “지금 한나라당이 공격 당하는 부정적 이미지 예컨대 부패, 꼴통, 교만, 비겁, 기회주의, 이기주의 등은 대개 이회창 시절 만들어진 것”이라며 “적은 비웃음과 함께 쾌재를 부르고 있고 얼마나 이용하기 좋겠냐”고 말했다.

    최 의원의 이같은 주장에 한나라당 의총장은 고성이 오가는 아수라장으로 변했다. 의원석에서는 “뭐하는 거냐”, “너 혼자 떠드는 자리냐”, “여기가 열린우리당 의총장이냐”며 비난의 소리가 쏟아졌다.

    이병석 원내수석부대표가 최 의원의 마이크를 뺏고 김형오 원내대표도 “그만하라”고 소리를 치자 최 의원은 결국 단상에서 내려와야 했다.

    하지만 최 의원은 이후 배포한 자료에서 이 전 총재의 정계복귀에 대한 당내 찬성여론과 관련 “천만표 얻은 분이니까 그 분을 활용해야 할 것 아닌가 하는 분도 계신 것을 안다”며 “하지만 그 분만 아니었다면 누가 나가도 백만표를 더 얻어 이겼을 텐데 하는 소리도 있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고 반박했다.

    그는 또 “원균은 그 때 전사했고 그러고도 비참한 이름을 만세에 남기고 있다는 점이 참고가 됐으면 한다”며 “인간적인 정리로 참고 있는 후배로부터 더 지독한 말을 듣지 않게 되길 빈다”고 못박았다.

    최 의원의 이날 발언은 최근 이회창 전 총재의 정계복귀 움직임과 관련 당내 찬성 의원들의 주장이 언론을 통해 강조되고 있는 가운데 조심스럽던 당내 반대 목소리의 물꼬를 틀 것으로 보여 향후 양측의 공방이 예상된다. 최 의원은 특히 한나라당 대선주자 중 박근혜 전 대표와 가까운 것으로 알려져 이 전 총재의 복귀를 불편하게 보는 박 전 대표의 의중을 반영한 것이 아니겠냐는 시각이다. 당내에서는 이 전 총재가 이명박 전 시장을 지지할 것이라는 예측이 나오고 있다.

    한편 이회창 전 총재측은 <레디앙>과 통화에서 “최구식 의원의 개인 생각이지 않겠냐”며 “박근혜 전 대표쪽과 연관성이 있다고 보지는 않는다”고 말해 논란 확대를 차단했다. 앞서 이 전 총재측 이종구 특보는 “이 전 총재가 현 좌파정권을 비판하는 강연활동을 시작한 것은 사실상 정치활동을 재개한 것으로 볼 수 있다”며 “내년부터는 강연뿐 아니라 비좌파 대연합 결성을 위한 행동에 나설 것”이라고 밝혀 이 전 총재의 정계복귀를 시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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