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추석 생각, 몇 곡의 노래
    [대중음악] 일과 휴식 조화 이루길
        2021년 09월 20일 10:47 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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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명절은 즐겁기만 한 때가 아니더라

    내일은 추석이다. 한가위라고도 하고 중추절이라고 하는데, 그냥 명절이라고 부르는 이도 있다. 명절은 스트레스를 부른다. “취직은 했니? 언제 결혼할 거니?”와 같은 말을 듣는 젊은이들은 스트레스를 받지 않을 수가 없다. 차례를 준비하는 이들, 특히 여성들은 스트레스를 받는다. 가정마다 다르겠지만, 추석은 많은 경우 여성들이 일방적으로 희생하는 시기이다.

    친족들의 만남 또한 스트레스일 수 있다. 구성원 간의 빈부격차, 구성원 간의 정치적인 생각의 차이, 사실 추석은 행복을 부르는 시기가 아니다. 올해는 또 다른 스트레스를 받는 이들이 있다. 대개 자손들에게 스트레스를 주는 일이 많았던 노년층에서도 스트레스가 증가하고 있다고 한다. 코로나 바이러스 창궐로 인해 자식과 손주들을 못 보는 노년층이 스트레스를 받을 수 있다는 것은 충분히 이해할 수 있는 일이다.

    사실 우리는 “추석 연휴 잘 보내세요.”라고 인사하곤 하지만, 추석이 휴일이 아닌 이들은 매우 많다. 운송 등에 종사하는 노동자들도 많고, 자영업자들은 추석 당일을 제외하고는 거의 쉬지 않는다. 물론 당일에 일하는 자영업자들이나 노동자들도 많다. 가사 노동에 지치는 이들도 많다. 그리고 그들은 대개는 여성이다.

    ‘워킹맘’이라는 말이 있다. 이를 ‘순화’해서 ‘일하는 어머니’라고 부르는 이들도 있다. 이는 가사 노동은 ‘일’이 아니라는 인식에 근거한 용어이다. 이런 용어를 학자들도 쓰고 정치인들도 쓰는 것을 보면 어이가 없다. 하루종일 전 부치고 국 끓이고 설거지해보았는가? 그렇다면 결코 가사 노동은 일이 아니라고 말하지 못하리라.

    추석은 주 5일 근무를 하고 공휴일에 모두 쉴 수 있는 사람 위주로, 특히 가사 노동을 거의 하지 않거나 아예 하지 않는 남성들 위주로 서술되어 왔다. 그래서 ‘푹 쉬는’ 시간으로 묘사되어 왔고, 즐거운 시간으로 묘사되어 왔다. 그렇지 않다. 첫 문단에서 이미 애기한 것처럼 추석=스트레스의 원흉일 수도 있는 것이다.

    얘기가 길어졌다. 그래서 오늘의 대중음악 이야기는 평소와 다른 곡들을 선정했다. 노래는 단지 세 곡이다. 먼저 이정현의 <바꿔>를 들어보자. (관련 영상)

    두 번째 곡은 체리필터의 <오리 날다>이다. 오리는 날 수 없다고 언제나 엄마에게 혼나지만, 그래도 꿈을 꾸는 젊은 혹은 어린 오리의 노래이다. (관련 영상)

    마지막 노래는 노래를 찾는 사람들의 <사계>이다. (관련 영상)

    추석에도 미싱은 돌고 있다. 일과 휴식이 잘 조화를 이루는 며칠을 보내길 바란다.

    필자소개
    정재영(필명)은 서울대 영문학과를 졸업한 작가이다. 저서로는 「It's not Grammar 이츠낫 그래머 」와 「바보야, 문제는 EBS야!」 「김민수전」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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