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종인 “고발사주 의혹,
    옛날과 같은 패턴의 반복”
    선대본부장, 선출된 후보 보고 판단
        2021년 09월 16일 11:28 오전

    Print Friendly, PDF & Email

    김종인 국민의힘 전 비상대책위원장은 국민의힘 대선주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고발사주 의혹에 대해 “대통령 선거 앞두고 옛날과 같은 패턴의 반복”이라며 “대선에 큰 영향을 미치지 못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또 국민의힘 입당을 윤 전 총장 지지율 정체의 요인 중 하나로 꼽았다.

    김종인 전 위원장은 16일 오전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 인터뷰에서 “(고발사주 의혹은) 실체가 불분명한 것 같고 과연 명확하게 법적으로 해결이 될 수 있을 것인지에 대해 굉장히 회의적”이라며 “경우에 따라서는 하나의 해프닝으로 끝날 수도 있다”고 말했다.

    김 전 위원장은 “(고발사주 의혹이) 무슨 회오리라고는 생각할 필요가 없을 것 같고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옛날과 같은 패턴이 다시 한 번 반복되지 않느냐 하는 생각이 든다”며 “1997년 대선을 앞두고 김대중 후보의 비자금 사건, 2002년 대선 때 이회창 후보 김대업 사건 같은 것들이 많았는데, 그 자체가 대통령 선거에 크게 영향을 미치지 못한다. 그런데 마치 그게 대단히 큰 영향을 미칠 거라고 착각들을 하는 사람들이 많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제 우리 국민들도 그런 걸 하도 많이 겪어봐서 ‘선거 얼마 안 남겨놓고 이런 짓이 벌어지는 구나’ 하는 이런 판단도 설 것”이라고 덧붙였다.

    ‘현직 검사가 야당에 고발사주를 했다면 심각한 일 아니냐’는 질문에 “사실이라면 문제가 되겠지만 상식적으로 총선을 앞두고 정상적인 사고를 하는 사람이라면, 검찰총장이 그런 짓을 할 수 없을 것”이라며 “(윤 전 총장이) 그런 정도로 판단능력이 없는 사람이라고 보지 않는다”고 답했다. 이어 “고발을 사주했다는 증거가 나오기 힘들 것”이라고도 했다.

    김 전 위원장은 윤 전 총장이 지지율 하락·정체 현상의 원인이 국민의힘 입당에 있다고 판단했다.

    그는 “(윤 전 총장이) 우리나라 정치의 판도를 바꿀 수 있는 계기를 만들기를 바랐다. 유권자들은 민주당이나 국민의힘에 큰 기대를 갖지 않기 때문에 새로운 시도를 한번 해볼 수 있었다”며 “추미애 후보와 싸움 때문에 이렇게 됐지만 여하간 자기가 만든 지지도 아닌가. 그렇다면 그것을 유지하면서 더 확장시키려고 하는 애를 써야지, 왜 쓸데없이 당에 기웃거리는 모습을 보이나”라고 반문했다.

    이어 “윤석열 후보가 입당을 하면 지지도가 떨어질 거라고 미리 생각을 했다. 입당을 했기 때문에 쌍방에서 공격을 받고 있다. 여당도 공격을 하고 국민의힘 내부에서도 경쟁자들한테 공격을 받는다”며 “이거를 모르고서 입당했다면 진짜 정치를 너무 모른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입당 전 윤 전 총장을 왜 만류하지 않았냐’는 물음에 “윤석열 후보가 입당하는 그날 아침에 나한테 전화를 했다. 내가 첫 마디에 ‘입당을 서두르지 말라’고 하고 전화를 끊었는데 그러고서 두 시간 만에 입당을 해버렸다”며 “‘입당하려고 한다’는 얘기를 하려고 전화를 했는데 내가 ‘서두르지 말라’고 하니까 얘기를 할 수가 없어서 못한 것 같다”고 전했다.

    ‘여러 공격에 대해 당이 방어해줘야 한다’, ‘(윤 전 총장을 보호할) 3개의 비단주머니가 있다’며 당이 윤 전 총장에게 입당 요구한 것에 관해선 “당에서 하는 일방적인 얘기”, “이준석 대표한테 무슨 비책이 있나”, “오래 정치한 사람이라고 해서 특별하게 무슨 재주가 있는 게 아니다”라고 일축했다.

    윤 전 총장의 입당으로 국민의힘에 이득은 있지만, 윤 전 총장으로선 잘못된 판단이었다는 것이다. 특히 윤 전 총장 캠프 인사들을 겨냥한 듯 “음식이 맛있으면 파리가 많이 모이게 돼 있다”며 “어차피 들어와 있는 사람을 몰아낼 수는 없으니 그대로 끌고 가는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홍준표 국민의힘 의원이 여론조사상 윤 전 총장의 유력한 경쟁자로 떠오른 것에 대해 “과연 이것(홍준표 의원의 상승세)이 지속이 될 것인지는 더 두고 봐야 한다”며 “여론조사 추이라는 것은 가다가도 다시 거꾸로 가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여론조사에서 윤석열 후보와 홍준표 후보의 격차가 굉장히 작다는 측면에서 크게 변화했다고 생각하지만 나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며 “최근에 역선택 얘기를 했지만 이번에 80%를 반영하는 일반 여론조사엔 모든 사람이 다 참여했다. 민주당 지지자들을 보면 홍준표 35%, 윤석열 4% 나오기 때문에 이 자체를 대단히 심각하게 보지 않는다”고 했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김 전 위원장을 선대본부장으로 영입하겠다고 한 것에 대해선 “경우에 따라서 할 수도 있겠지만 현재로 봐서는 내가 꼭 한다고 하는 이런 얘기를 할 수가 없다”며 “대통령의 후보감들을 다 보면 어떻게 해야 되겠다는 판단은 그때 가서 할 수가 있다”고 말했다. 본선에 어떤 후보가 올라가느냐에 따라 영입 제안 수락 여부를 결정하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한편 더불어민주당 대선 판도에 대해선 “현재로는 이재명 씨가 제일 유력하다고 본다”면서도 “이낙연 후보가 극약처방으로 의원직까지 버려버렸기 때문에 나머지 경선에서 어떻게 작용을 하느냐에 따라서 결정이 될 것이고, 결선까지 가게 되면 판이 어떻게 뒤집어질지 모른다”고 전망했다.

    필자소개
    레디앙 취재기자

    페이스북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