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민주노총, 8일 동안 연인원 71만명 참여
        2006년 12월 11일 05:59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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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미FTA와 노동법개악 저지를 위한 민주노총 총파업이 시작된 지 한 달이 다 되어가고 있는 가운데 투쟁의 불길이 좀처럼 확산되지 않고 있다.

    민주노총은 11월 15일 4시간 총파업을 시작으로 지금까지 8일간 파업을 벌였다. 15일 첫날 193개 사업장 13만 8천명이 파업에 들어갔고, 1차 총궐기가 있었던 22일에도 197개 14만 4천명이 파업을 벌였다. 2차 민중총궐기가 있던 29일에도 금속산업연맹을 중심으로 10만명이 파업에 동참했다.

    비정규직 확산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30일부터 파업 규모가 서서히 떨어지기 시작했다. 30일에는 120개 사업장 8만명이 파업을 벌였고, 법안 날치기 통과에 항의해 긴급하게 파업지침이 내려간 12월 1일에는 현대자동차노조와 금속노조 등 6만명이 총파업에 참가했다. 이어 5일과 6일에도 7만명 가량이 파업을 벌였다.

    8일간 연인원 71만명 총파업

    민주노총 파업 집계에 따르면 8일 동안 71만명이 총파업에 나섰고 간부파업을 포함하면 80만명 이상이 총파업에 참가했다. 평균 9만명 가량이 파업에 참가한 셈이다.

    그러나 냉정하게 따져보면 민주노총의 파업은 90% 이상이 금속산업연맹이다. 화학섬유연맹의 금호타이어노조와 공공연맹 등 일부를 제외하면 대부분이 금속노동자들이다. 금속산업연맹도 조합원 4만 4천명의 현대자동차노조와 평균 2만명이 파업을 벌인 금속노조가 모범적인 파업을 벌였고, 기아자동차나 대우자동차 등이 선거 등을 이유로 한 두 차례를 제외하고는 파업에 참가하지 않았다.

       
     

    결국 현대자동차와 금속노조를 중심으로 한 파업이 다른 연맹으로 확산되지 못하면서 파업의 규모와 위력이 조금씩 약화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금속노조 경주지부의 한 간부는 "파업을 하고 지역집회에 나가면 금속노동자들밖에 없어서 조합원들이 힘들어하고 있다"고 말했다.

    파업과 거리시위는 노동자들의 유일한 무기다. 노동자들은 파업으로 공장을 세우고, 거리로 나와 노동자들의 요구를 알리고 그 힘으로 다시 파업을 벌이면서 투쟁을 전체 노동자들에게 확산시키는 투쟁을 해왔다. 정리해고법 국회 통과에 항의해 전국적인 총파업으로 법안을 무효화시켰던 1996∼1997년에도 그랬다.

    위력을 발휘하지 못하는 파업과 거리시위

    그러나 올해는 파업과 거리시위가 위력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 1996년 총파업과 위력적인 거리시위를 주도했던 기아자동차노조가 이번 투쟁에서 노동조합 위원장 선거를 이유로 22일 이후부터 전혀 파업에 나서지 못하고 있다. 이에 따라 기아차 하청회사 노조들도 파업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못하고 있고, 대우자동차노조도 단 하루만 파업에 참가하고 말았다.

    수도권에 있는 기아, 대우, 쌍용자동차 등 완성차노조가 민주노총 결정대로 파업을 하지 못하면서 서울과 국회를 중심으로 한 강력한 가두투쟁이 벌어지지 못했고, 이는 다시 파업에 적극적으로 참가한 노조의 조합원들까지 위축시키게 만드는 악순환으로 이어졌다.

    또 금속노동자들의 파업이 공공연맹과 사무금융연맹, 보건의료노조 등 사무직 노동자들로 확산되지 못하면서 주력인 금속마저 힘을 잃어가고 있는 상황에 몰리게 된 것이다. 현대자동차노조 김영구 조직실장은 "현장이 힘들다는 건 핑계이고, 지도자들이 결단을 내려야 하는 문제"라며 "다른 완성차노조와 연맹들이 결단을 내려 파업에 탄력을 붙이고 투쟁을 확산시켜내지 않으면 안된다"고 말했다.

    12월 8일 복수노조 3년 유예로 노동조합이 없는 1,400만 노동자들의 노동조합 선택의 권리를 원천적으로 박탈하는 노동법이 국회 환경노동위원회를 통과했다. 11월 30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비정규직 확산법안’과 함께 850만 비정규직 노동자들에게 치명적인 법안들이다.

    그러나 ‘비정규직 보호법안’이니, ‘선진화방안’이니 하는 정부와 보수언론의 ‘참주선동’에 아직까지 비정규직 노동자들과 일반 국민들이 투쟁에 나서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금속산업연맹 14~15일 파업, 공공연맹 100여명 단식농성

    민주노총은 15일 모든 조직이 2시간 이상 파업을 벌이기로 결정했다. 금속산업연맹은 10일 총파업투쟁 지침을 내려 14일과 15일 오후 4시간 파업을 전개하기로 했고, 15일에는 충청권 조합원들까지 국회 앞으로 집결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11일부터 비상간부회의를 열고, 파업을 성사시키기 위해 출근선전전과 조합원 간담회, 현장순회 등을 진행하기로 했다.

    공공연맹도 12일부터 상근간부 100여명 이상이 참여하는 국회 앞 집단 단식농성에 돌입한다. 마지막 혼신의 힘을 다해 싸워보자는 결의인 셈이다.

    법안이 본회의를 통과하면 투쟁이 급격히 떨어질 가능성이 적지 않다. 또 내년 1월로 예정되어 있는 민주노총과 15만 금속산별노조 위원장 선거도 향후 투쟁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노사로드맵’ 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할 것으로 보이는 15일 민주노총이 얼마나 위력적인 저항을 만들어내느냐가 이후 투쟁의 분기점이 될 전망이다.

    금속노조 이상우 미조직비정규사업국장은 "프랑스는 노조 조직률도 얼마 되지 않는데도 거대한 투쟁으로 최초고용계약법을 폐기시켜 권력을 굴복시켰는데 우리는 그렇게 하지 못해서 아쉽고 허탈하다"고 말했다.

    "저항의 횃불이 소멸되느냐 더 타오르느냐의 관건은 간부들의 몫이다. 격렬한 가두투쟁으로 투쟁을 확산시켜내고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투쟁의 대열에 합류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연말에 거대한 투쟁을 만들어내고 내년 투쟁으로 이어가야 한다." 금속노조 비엠금속 최정수 지회장의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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