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학규 "민노당 정책도 필요하면 수용한다"
    2006년 12월 11일 03:56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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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치원 교육을 의무교육, 공교육화하고 무상으로 실시해야 한다. 토지공개념 제도 도입, 1가구 1주택 공급 및 보호에 대한 공적책임 강화….”

무상교육, 토지공개념? 민주노동당의 교육, 주택 정책 소개가 아니다. 한나라당 대선주자로 나선 손학규 전 경기도지사가 11일 ‘비전투어’ 중간결산으로 내놓은 4대 민생과제 해결을 위한 정책의 일부다.

손학규 전 경기도지사는 자신의 정책이 “한나라당 기존 입장과 일부 다를 수 있다”며 “정당이 사회 요구를 제대로 수용하지 않으면 존재할 수 없고 정권을 장악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손 전 지사는 한나라당보다 민주노동당의 정책 같다는 지적에 “정당과 정치 발전 과정을 보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영국 보수당이 노동당의 정책을 많이 수용했다”며 “민주노동당의 정책이라 하더라도 사회적으로 필요하고 역사적으로 가야 되는 길이라면 당연히 수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물론 “민주노동당도 (정책이) 사회 환경 국제환경에 맞지 않는다면 당연히 수용해서 우측으로 가야할 것”이라며 “좌우 이념의 통합이 현대 정당의 발전사이고 정치이념의 발전사”라고 주장했다.

손 전 지사는 “한나라당은 교육, 복지에 별 관심 없다는 인식이 있다면 이를 불식해줘야 하는 것은 제 의무”라며 “특권층을 위한 정당이 아니라 일반 서민들을 포용하고 이익을 대변하는 정당의 모습, 이것이 개혁된 한나라당, 혁신된 한나라당, 미래 한나라당의 모습”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또 내년 대선의 시대정신과 관련해서도 “한나라당으로서는 민생, 생활정치가 가장 중요하게 읽어야할 시대정신일 것”이라며 반면 “노무현 정부라면 세계 속의 대한민국을 제대로 인식하는 것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손 전 지사는 노무현 대통령이 수많은 공약을 이행하지 못한 것에 대해 “기득권층과 충돌 때문이 아니라 한 쪽 기호에 맞게 내편으로 끌어들이고 정치세력화 했기 때문”이라며 “정치적 당파성이 개입돼서는 안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손 전 지사는 일부 ‘튀는’ 정책 한두 개를 제외하고, 또는 그러한 정책의 바탕과 정책 전반에서 한나라당의 당파성을 분명하게 드러냈다.

손 전 지사는 기업 활성화와 기업의 비정규직 고용 2년 후 정규직 확약을 담은 ‘신사회협약’이 서로 배치된다는 지적에 대해 “일자리 창출의 핵심은 기업의 활성화”라고 강조했다. 그는 “기업 활성화의 중요 조건으로 노동유연성을 확보해줘야 한다”며 ‘신사회협약’, 일시귀휴제, 임금피크제 등이 노동계 일방에 대한 선물이 아님을 강조했다.

손 전 지사는 입시 정책에 있어서도 “종국에 가서는 모든 권한이 대학에 전부 넘겨져야 한다”며 “21세기 자율화, 개방화, 세계화 시대에 입시제도는 물론 학습 내용까지 국가가 관장하는 것은 벗어나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손 전 지사는 이날 정책과 관련된 질문 이외에는 발언을 자제했다. 특히 한나라당 원희룡 의원의 대선출마 보도와 관련 기자들의 잇달 질문에 “오늘은 정치가 아니라 정책만 이야기하자”, “내용을 잘 모른다”며 대답을 피했다. 이러한 손 전 지사의 반응에 손 전 지사측과 기자들의 해석이 달라 시선을 끌었다.

손 전 지사측은 나름 언론 전략이라는 설명이다. 정치 현안에 가려 손 전 지사가 강조하고자 한 정책이 언론에 드러나지 않는다는 것이다. 여기에는 그가 먼저 제시한 정책이 ‘손학규 정책’으로 각인되지 않아 상대 후보들의 ‘정책 베끼기’가 적지 않다는 속내가 담겼다.

반면 이날 간담회 참석 기자들은 손 전 지사에게 원희룡 의원의 출마가 쉽지 않은 문제이기 때문이라고 해석했다. 손 전 지사와 원 의원은 모두 한나라당내 개혁 성향 인사로 인식돼 대선 주자로서 이미지가 중첩된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원희룡 의원은 정기국회가 끝나는 17일쯤 경선 출마를 선언할 것으로 알려졌다.  

한 정치 전문가는 “손학규 전 지사에게 원희룡 의원의 출마는 양날의 칼”이라며 “손 전 지사가 한나라당 대권주자 중 가장 왼쪽이라는 이미지를 희석하고 중도가 된다는 측면에서 유리할 수도 있지만, 두 주자가 차별화가 안 되면 오히려 이미지가 섞이면서 불리해질 수 있는 구도”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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