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심의 3지대론 비판 등
    정의당 대선 경선 본격화
    외부 향한 기득권 정치 비판, 내부에선 '15년 심상정 불판' 교체론 제기
        2021년 09월 06일 03:57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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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의당 대선 경선 후보들이 대선 전략과 당의 쇄신 방향, 노선 등을 놓고 공방을 벌이는 등 대선 레이스를 본격화하고 있다. 정의당 대선 경선은 김윤기 전 부대표, 심상정 의원, 이정미 전 대표, 황순식 경기도당위원장 등 4파전으로 치러진다.

    후보들의 공세는 지난 대선에서 정의당 후보로 출마하는 등 당내 유력주자인 심상정 의원에게 쏠린다. 심 의원은 기득권 양당 정치 타파를 강조하고 있는데, 다른 후보들은 오히려 심 의원을 당내 기득권으로 규정하고 있다.

    심상정, 김동연 전 부총리와 공조 가능성 시사
    김윤기 “김동연은 양당정치 공모자…타협적 정치관이 ‘민주당2중대’ 만들어”

    김윤기 전 부대표는 제3지대 의사를 밝힌 김동연 전 경제부총리와의 공조 가능성을 시사한 심상정 의원을 향해 맹공을 퍼부었다.

    김윤기 전 부대표 캠프는 6일 보도자료를 내고 “기득권 양당정치를 끝장내자고 하면서, 양당정치의 공모자들과 함께할 수 있다는 말은 어불성설”이라며 “진보정치를 자임하는 정의당 후보라면 절대 할 수 없는 발언”이라고 비판했다.

    앞서 심상정 의원은 지난 3일 YTN ‘더 뉴스’ 인터뷰에서 “제3지대에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 김동연 전 부총리가 있다. 판세에 영향이 있을 거라고 보나”라는 진행자의 질문에 “안철수 대표는 아직 출마 선언을 안 하셨고 김동연 씨도 나온다는 얘기만 들었다. 김동연 씨는 제3지대에 대한 입장을 확고히 하셨다. 그게 진실이라면 저는 양당체제 종식을 위한 정치 개혁에 대한 공동선언, 이런 공조를 할 수 있으리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한 “저는 보수든, 진보든, 중도든 지금의 양당정치에 실망한 모든 시민들과 함께 새로운 전환의 정치, 불평등과 기후위기를 근본적으로 바꾸는 그런 전환의 정치를 시작하고자 한다”며 “양당정치는 권력투쟁엔 효율적이지만 국민과 미래는 없기 때문에 다당제 하의 연합정치, 시민들의 뜻이 골고루 반영되는 의회 중심 정치로 전환해야 한다”고도 했다.

    양당이 아닌 제3의 후보가 정권을 잡을 가능성이 너무 적지 않냐는 질문에 그는 “최악을 막기 위해 차악을 선택해야 한다는 것은 진보정당 억눌렀던 과거의 프레임”이라며 “34%로 심상정을 대통령으로 만들어주시면 제가 책임연정을 구성해서 정말, 제대로 된 시민의 시대를 열어보겠다”고 답했다.

    이에 대해 김윤기 전 부대표 캠프는 “심상정 후보는 제3지대를 열어야 한다면서 ‘책임연정’, ‘연합정치’를 거론했다. ‘보수든, 진보든, 중도든’ 가리지 않고 공조할 수 있다고 선언했다”며 “그 대상으로 거론된 김동연은 이명박, 박근혜, 문재인 정부의 대표적인 관료인데, 그는 이번 대선에서 양당의 외면을 받았을 뿐 기득권 양당정치의 공모자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들과 손잡고 제3지대를 열어갈 수 있나. 기득권을 없애는 정의로운 정치가 아니라, 기득권에 들어가고 싶은 욕망의 정치로 보일 지경”이라고 주장했다.

    김윤기 전 부대표는 “과거 심상정 후보는 ‘헌법 안 진보’를 외치며 진보정치의 역할을 축소한 바 있는데, 이제는 ‘다당제 안의 연합정치’를 말하며 진보정치를 또 한 번 깎아내리고 있다”며 “이러한 심상정 후보의 타협적인 정치관은 정의당을 ‘민주당 2중대’라는 멸칭과 비아냥의 정의당으로 만들었다. 이것이 심상정이라는 인물로는 진보정당의 미래를 열어갈 수 없는 이유”라고 비판했다. 심상정 의원이 정의당의 ‘우클릭’을 주도하고 있다는 지적으로 해석된다.

    이어 “심상정 후보와는 완전히 다른 방식으로 제3지대를 열겠다”며 “더 평등한 세상을 지향하는 모든 진보적 사회운동과 함께, 정의당을 통해 진보정치의 2막을 열어가겠다. 그것이 국민들에게 필요한 진정한 제3지대”라고 강조했다.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 심상정-이정미-김윤기-황순식

    이정미 “15년 심상정 불판부터 바꿔야”
    심상정 “이정미, 나와 함께 15년간 당 지도부…나는 당의 재생에너지”
    황순식 “15년 된 불판이나 10년 된 불판이나 별 차이가 없어”

    양당이 국회 내 오랜 기득권인 것처럼, 심상정 의원 또한 정의당 내 오랜 기득권이라고 목소리도 나온다. “34년 묵은 양당체제 불판을 갈아야 한다”는 심상정 의원의 말에 이정미 전 대표는 “심상정 불판부터 바꿔야 한다”고 말했다.

    이정미 전 대표는 지난 2일 JTBC ‘썰전 라이브’에 출연해 “34년의 낡은 기득권 불판을 바꾸는 대선이고, 15년 정의당의 ‘심상정 불판’부터 먼저 바꿔 나가겠다는 결심으로 도전하게 됐다”며 “정의당이 집권을 하기 위해서는 이 당 안에 많은 리더들이 준비돼 있다는 것을 보여줘야 한다. 이번 대선에 심상정 아니고도 대한민국을 올바른 방향으로 끌고 갈 수 있는 리더가 있다는 것을 보여드릴 시점이 됐다고 본다”고 밝혔다.

    그는 “심상정 대표님께서도 정의당의 굉장한 훌륭한 자원이고 이 당을 이끌어왔던 좋은 리더이기는 하지만 지난 총선 과정에서 심상정 리더십이라고 하는 것이 앞으로 더 큰 다음을 끌고 나가기에는 너무 지친 것 아닌가”라며 “이제 새로운 에너지가 탑재돼야 한다”고 했다. 지난 총선에서 사실상 실패한 결과를 받은 것에 대한 책임론을 부각한 것이다.

    이에 대해 심상정 의원은 YTN ‘더 뉴스’ 인터뷰에서 “이정미 후보와 저는 15년 동안 정의당의 중앙지도부를 함께 하고 또 동지이자 동료이다. 제가 대표 때 부대표도 하고, 제가 대표한 다음에 당 대표도 맡았다”며 “심상정과 이정미는 교체돼야 될 화석연료가 아니고 그 화석연료를 힘을 내서 교체해야 할 재생에너지”라고 맞받았다. 짧지 않은 기간 당 지도부를 역임한 이정미 전 대표 또한 당내 기득권인 것은 마찬가지라는 반박인 셈이다.

    두 후보의 공방과 관련해, 황순식 경기도당 위원장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같은 기간 최고위원부터 국회의원, 대표까지 역임하신 이정미대표님께서 하실만한 말씀인지 잘 이해가 되지 않는다”며 “국민들 보시기엔 15년 된 불판이나 10년 된 불판이나 별 차이가 없다”며 이정미 전 대표를 겨냥했다.

    필자소개
    레디앙 취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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