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선군정치와 북핵' 생존과 평화 위해 불가피
        2006년 12월 09일 07:57 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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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북한의 선군정치에 대한 최초의 토론회가 열려 관심을 모았다.

    6.15공동선언실천청년학생연대, 남북공동선언실천연대 부설 한국민권연구소, 숭실대 총학생회, 전국대학신문기자연합 등 4개 단체는 8일 한국기독교회관에서 ‘선군정치 대토론회’ 를 공동 개최했다.

    주최 측은 "진보진영에서 선군정치를 주제로 다루는 최초의 토론회"라고 소개하며, "북한에 대한 정확한 이해를 통해 막연한 오해나 편견을 해소하고 남북이 화해와 협력의 통일로 만들어 가는데 기여하기를 바란다"고 토론회 취지를 밝혔다.

    이날 토론회에선 1990년대 후반부터 북한 사회를 지배하는 ‘선군정치’ 의 탄생 과정과 역할에 대한 논의가 중심이 됐다. 이날 토론회에서는 96년 북한에서 탈북한 한 새터민이, 선군정치의 긍정성을 설명하는 참석자들의 발언에 거칠게 항의해 토론회가 잠시 중단되기도 했다.

       
     
     

    이어 발제에 앞서 토론회 참석자들은 일부 언론이 토론회 주최를 모두 ‘친북단체’라고 소개한 것에 대한 부담감을 표시하기도 했다. 이들은 "토론회란 서로 옹호도 비판도 하고 찬성도 하는 공간이다. 선군정치의 일방적 선전 주입은 불가능하다"라고 강조했다.

    "선군정치는 미국 적대정책에 따른 불가피한 선택"

    토론회 첫 번째 의제였던 ‘선군 정치의 배경과 탄생’ 논의에선 이를 평가하는 토론자들의 시각이 대체로 일치했다. 첫 발제를 맡은 정성장 세종연구소 연구원은 "북한의 선군정치는 우리가 일반적으로 아는 것과 달리 당이 군을 관리하는 체제"라며, "선군정치는 미국의 대북공격에 대한 위기 관리의  대응으로서 체제 생존을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전 의문사위 조사관인 군사전문가 김삼석씨도 "중국, 일본, 미국 등의 입김에서 벗어나 독립된 국가로서 한반도의 자주성을 실현한 정치이다. 미사일과 핵은 그 과정에서 필연적으로 등장한 외피일 뿐"이라면서 "대미전략에 대응하기 위해 생긴 체제이기도 하지만, 내부적으로도 인민의 동의를 받으며 타당성을 가진 ‘자주 국방’ 체제"라고 말했다.

    또 한국민권연구소 류옥진 상임연구위원도 "북한의 선군정치를 우리가 겪은 70~80년대 군을 앞세워 하는 정치로 이해해선 안 된다. 북한의 선군정치는 강대국 건설과 사회주의를 발전시키기 위한 주민들의 권리를 보장해주는 장치"라며 "남한과 다른 북한 선군 정치에 대한 이해가 핵 문제를 해결하고 교류 협력을 활발히 벌이게 해 줄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나 선군정치가 지닌 한반도의 전쟁 억지력과 그 전망에 대해선 논쟁이 벌어졌다. 김삼석씨는 "미국이 북한을 이라크 등의 다른 나라처럼 공격하지 못하는 것은 선군 정치 때문이다. 북한의 핵으로서 핵 군축, 한반도의 전쟁 억제, 평화를 유지하는 것이다"라며 "미 제국주의의 공격을 막아낸 선군정치는 인민들에게 자부심 그 이상이며, 그 과정에서 인민과 함께 진화했다. 쉽게 무너지거나 수정되진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북핵이 한반도 평화 보장 vs  북핵 포기할 수밖에

    이에 대해 정성장 연구원은 "북한에 대해 과소평가 하는 것도 곤란하지만 과대평가 하는 것도 곤란하다. 한반도의 평화는 선군정치 때문이 아니라 한국, 미국, 중국이 전쟁을 원치 않기 때문"이라면서 "북한이 아무리 핵을 가지고 있다한들 미국과 한국의 군사 능력과는 비교조차 되지 않는다. 또 중국의 원조가 끊기면 인도적 재난이 발생하는 상황에서 결국 북한은 핵을 포기하고 선군 정치 또한 외부 조건에 맞춰 수정 할 수밖에 없다"고 반박했다.

    이 과정에서 지난 96년 탈북한 한 새터민(29)은 "북한 주민들은 너무 배가 고파 차라리 전쟁이라도 터져 이 시련을 끊내버리고 싶은 갈망이 간절하다. 선군정치는 주민들을 위한 것이 아니라 김정일의 절대 통치를 위한 것"이라며 "80년대 민주와 자유를 위해 운동하던 남한 사람들이 왜 북한의 인권에 대해 한 마디도 하지 않는가? 주민들에겐 사회주의가 아니라 주린 배를 채우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흥분하며 항의를 해 토론회가 일시 중단되기도 했다.

    이어 토론회 사회를 맡은 성공회대 김민웅 교수는 "오늘 토론회는 북한을 객관적으로 이해하는 첫 시작에 불과하다. 가장 중요한 건 북한 주민들이 정말 행복해 질수 있는가를 북한이 입증해야 하며, 또 우리는 그것을 위해 어떤 노력을 해야 하는가이다"라면서 "선군정치에 대한 다양한 이해를 통해 남북 관계에 있어 지속적인 비판과 관심이 필요하다"라며 논쟁을 정리했다.

    이날 토론회에는 현대사연구소 김진환 상임연구원, 한국민권연구소 류옥진 상임연구위원 등을 비롯해 통일 운동을 하는 시민단체, 학생 등 30여명이 참석했다.  한편, 이날 토론회는 당초 숭실대에서 열릴 예정이었지만 학교 당국이 불허해 장소를 변경했다. 이에 주최 측은 "국정원이 압력을 가해 학교 측이 불허했다"라고 주장하며 "국정원의 부당한 압박공작을 규탄하며 학문의 자유 보장"을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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