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무원연금 특혜적 성격 아니다"
By tathata
    2006년 12월 07일 08:04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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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공무원연금을 국민연금의 수준으로 끌어내리는 방안의 공무원연금 개혁안을 검토하는 것으로 언론에 보도되면서 공무원노조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공무원연금의 만성적인 재정적자를 메우기 위해서는 국민 세금을 통해 막아야 하는 것이 불가피하지만, 국민연금 또한 ‘더 내고 덜 받는’ 방식으로 수술대에 오른 지금 공무원연금만은 ‘예외’라고 주장하기에는 여론의 압박이 너무도 큰 것이 공무원노조가 직면한 현실이다.

   
 

행정자치부 자문기구인 공무원 연금제도발전위원회는 새로 채용되는 공무원의 연금율 수령액을 현재 퇴직 전 평균소득의 76%에서 50%로 낮추고, 재직 중인 공무원들은 58%로 낮춘다는 안을 제출했다. 연금 수급연령 또한 60세에서 65세로 단계적으로 늦추며, 줄어드는 연금혜택을 보전해 주기 위해 민간기업과 같은 퇴직연금제를 도입한다고 밝혔다.

행정자치부는 올해 8천5백억원, 내년 1조 4천억원, 2030년에 18조원으로 예상되는 적자를 국민 세금으로 부담시키지 않으려면 공무원연금의 대대적인 수술이 불가피하다고 강조했다. 행자부의 이 안은 관계 부처와의 협의와 공청회 등을 거쳐 내년 상반기 중에 확정될 예정이다.

"노후보장 전제로 저임금 참았는데"

이에 대해 공무원노조는 “일방적인 기여율 인상과 급여율 후퇴에 반대한다”며 “연기금 조기 부실에 대한 책임은 정부에 있다”고 주장한다.

공무원의 월급이 100인 이상 민간 사업장 평균 월급의 91.3%가 된 것은 김대중 정부가 들어서면서 이뤄졌고, 그 이전에는 평균 월급을 훨씬 밑도는 수준으로 받아왔기 때문에 공무원연금이 국민연금에 비해 과도하게 많이 가져가는 것은 설득력이 떨어진다고 공무원노조는 말한다.

또 정부가 처음 공무원연금을 도입하면서 당시에 낮은 급여를 지급하는 대신 연금으로 보상하겠다는 취지를 제시한 만큼 이를 이행해야 한다는 것이다. 지난 외환위기 때 15만여명에 이르는 공무원이 구조조정 되면서 6조2천억원에 이르는 공무원연금을 미리 당겨서 쓴 것도 부실재정을 자초한 원인이라고 지적한다.

   
▲ 공무원연금과 국민연금의 비교.(자료- 공무원노조)
 

공무원노조는 공무원연금은 산재보험, 퇴직금 등 근로기준법이 일괄적으로 적용되지 않으므로 국민연금과 단순 비교할 수 없다고 주장하면서, 국민의 세금으로 공무원연금을 지원하는 것은 불가피함을 호소한다. 최낙삼 공무원노조 대변인은 “정부가 국민 혈세 낭비라는 이데올로기적 공세로 압박하여 사용자로서의 정부 책임을 외면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오건호 민주노동당 정책전문위원 또한 “공무원연금은 연금액과 퇴직금, 고용기간 임금을 종합하여 결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연금액만 놓고 국민연금과 비교했을 때에는 공무원연금이 2배 이상 많이 가져가지만, 지난 수십년동안 저임금을 전제로 노후보장을 약속했기 때문에 이는 반드시 고려돼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공무원연금은 가입기간이 길고, 신고소득이 높게 나타나기 때문에 이를 종합하면 공무원연금이 특혜적 연금이 아니라는 주장이다.

오 전문위원은 “공무원연금을 국민연금처럼 일반회계방식으로 계산해 특혜연금으로 매도하는 접근은 적절치 않다”며 “공익서비스를 제공하는 공무원에게 국민의 세금으로 연금을 지원하는 것은 당연하다”는 논지를 펼쳤다.

그러나, 이같은 주장은 국민연금 또한 설계 당시 적게 내고 많이 가져가는 방식으로 설계되어 누적적자 발생으로 수술대에 오른 점을 고려할 때 국민들을 설득시킬 ‘명분’이 부족한 것이 사실이다. 공무원연금 개혁을 앞당겨야 한다는 여론의 압박 앞에 공무원노조의 한 관계자는 “대응논리를 찾아내는 것이 쉽지는 않다”고 토로했다.

공무원노조의 한 관계자는 “공무원연금 개혁 안 된다고 주장하면 국민들은 ‘물러나라. 공무원 할 사람은 줄을 서서 기다리고 있다’는 반응”이라며 “국민적 반감이 너무도 거센 나머지 합리적인 토론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공무원연금 개혁은 반드시 막아야 한다는 ‘전의’는 매우 높다. 마포구청에 근무하는 김모씨는 “29년 전에 공무원이 됐을 때 첫 월급이 3만원이 되지 않았다”며 “지금에야 공무원이 인정을 받고 있지만, 그 때만 하더라도 ‘할 것이 없어 공무원 한다’는 소리가 나돌 만큼 공무원을 경시하는 풍조였다”고 말했다. 그는 “박봉과 설움을 그나마 견디도록 한 것은 공무원연금이라는 든든한 노후 보장이었는데, 이제 와서 정부가 약속을 깨는 것은 분통이 터지는 일”이라고 덧붙였다.

공무원노조가 정부의 연금 개정 방침을 저지시키기 위해서는 ‘투쟁’이 요구되지만, 행자부가 공무원 노조를 ‘불법단체’로 규정하고 노조 사무실마저도 폐쇄하는 등 공무원노조로서는 대응할 손과 발이 꽁꽁 묶여 있는 상황이다. 공무원노조의 한 관계자는 “파업 등 단체행동권이 없기 때문에 정부에 압박을 가할 구체적인 수단이 부족하다”고 말했다.

공무원노조 명함도 못내민 연금개혁안

이런 가운데 공무원노조는 이번 공무원연금법 개정 논의에서 공무원노조의 참여가 철저히 배제되어 절차상의 정당성을 상실했음을 지적하고 있다.

공무원노조는 공무원 연금제도발전위원회에 당사자 자격으로 참여할 것을 행자부에 요구했으나 묵살 당했다. 또 정보공개를 청구하여 공무원연금법 개정안 진행 상황을 열람시켜 줄 것을 촉구했지만 이마저도 ‘정보 공개 불가’라는 답변을 받았다. 공무원노조는 사실상 연금 개정 논의에서 명함도 못 내민 셈이다.

최윤영 공무원노조 정책실장은 “공무원노조가 참여가 보장된 논의 테이블을 만들어 공무원연금을 둘러싼 진상을 명백하게 밝히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국민연금과의 단순 비교가 아니라, 공무원연금의 특수성을 감안한 적립방식으로도 계산해서 따져보자는 것이다. 이같은 주장은 국민연금 개혁논의가 국무총리실 산하 ‘저출산 고령화 연석회의’를 통해 노동 시민 사회단체가 참여한 가운데 진행된 점을 고려할 때 더욱 설득력을 얻는다.

오건호 전문위원도 “공무원연금을 국민 혈세를 낭비하는 마녀사냥으로 여론몰이 할 것이 아니라 공무원노조가 신뢰할 수 있는 조사와 논의를 진행하는 것이 현재로선 절실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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