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파트 반값? “서민정책” vs “사기”
        2006년 12월 07일 05:33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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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나라당 홍준표 의원과 민주노동당 노회찬 의원이 처음으로 일대일 ‘맞짱 토론’을 펼칠 예정이어서 주목된다. 토론에 관한 한 각 당 대표 선수로 꼽히는 이들이 최근 화제가 된 ‘아파트 반값’ 정책을 놓고 격돌을 벌이는 것이라 큰 관심을 모을 것으로 보인다.  

    홍준표 의원과 노회찬 의원은 7일 밤 MBC <100분 토론>에 출연, ‘반값 아파트 가능한가’를 주제로 일대일 토론을 펼친다. 홍준표 의원이 대표 발의한 ‘대지임대부 분양주택 공급확대를 위한 특별조치법’은 한나라당이 전격 당론으로 채택하고 열린우리당도 긍정적인 입장을 밝혀 법제화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노회찬, 아파트 반값은 ‘화제작이자 문제작’

    홍준표 의원측은 이날 토론을 통해 법안에 대한 ‘오해’를 없애고 법안 내용을 널리 알린다는 계획이다. 민주노동당 등에서 제기하는 ‘아파트 반값’ 정책에 대한 지적은 “법안 내용을 제대로 알지 못해서 하는 이야기”라는 주장이다.

    하지만 노회찬 의원은 “반값 아파트는 화제작이지만 문제작”이라며 “더 강력히 말하면 사기”라고 맞서고 있다. 노회찬 의원은 홍 의원의 법안이 가진 위험성을 지적하고 ‘진정한 반값 아파트’ 대안을 제시한다는 생각이다.

    노회찬 의원은 <레디앙>과 통화에서 “홍 의원의 ‘아파트 반값’은 엄청난 부작용을 초래할 것”이라며 “민간 건설회사가 제일 큰 이득을 보고 두 번째로 토공과 주공이 이득을 볼 것이지만 실제 무주택 서민들을 위한 방안이 되기에는 대단히 위험한 안”이라고 주장했다.

    노 의원은 특히 홍 의원의 법안에는 “철학과 원칙이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토지와 주택을 소유가 아닌 거주 수단의 개념으로 공공성을 되살려 탈시장화된 영역을 넓혀 나가야 하고 여기에 공공 재원이 부어져야 한다”며 또한 “그 혜택은 무주택 저소득층에게 돌아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 한나라당 홍준표 의원과 민주노동당 노회찬 의원 (사진=연합뉴스)
     

    무주택 서민 위한 정책 내놓겠다

    노 의원은 “지금 주택문제가 너무 심각하다 보니 반값 아파트란 말에 (서민들이) 현혹되고 있다”며 “여론조사에서도 높은 지지율을 보이는 것은 그만큼 호소력이 있다는 것인데 더욱 더 이 안의 위험성을 제기하고 ‘부작용이 없는’ 진정한 반값 아파트 대안 제시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대안으로 반값 아파트도 못사는 저소득층을 위한 ‘공공임대주택’, 서민을 위한 ‘환매조건부 분양’, 종부세 강화와 개발이익 환수 등을 통한 ‘수요 억제 대책’의 “삼박자가 동시에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노 의원은 “부동산 문제에 대한 민주노동당의 대응이 늦은 게 아쉽긴 하지만 우리는 오랫동안 준비를 해왔고 저도 민생특위를 하며 부동산 문제에 대해 천착해왔다”며 “1가구 1주택의 철학과 원칙에 입각해 서민의 현실을 감안한 정책을 펴겠다”고 이날 토론회에 자신감을 표했다.

    홍준표 의원 역시 “어떤 방식으로 어떤 질문이 오더라도 대답할 준비가 돼 있다”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홍 의원은 “국민들이 오해하고 있고 잘못 알고 있는 부분에 대해 설명할 것”이라며 정부의 재정부담, 토지확보 방안, 임대료 등 그동안 주로 지적받아 온 문제에 대한 답들을 쏟아냈다.

    홍준표 "모든 질문에 대답할 준비 돼 있다"

    그는 “정부 재정부담은 극히 적고 국공유지는 서울 시내에만도 수천만평이 있고 임대료는 34평 기준으로 월 17만원 정도면 된다”고 설명했다.

    홍 의원은 노회찬 의원의 지적에 대해서는 “법안 내용을 잘 모르고 무식해서 그렇다”고 반박했다. 홍 의원측은 “공공이 사업시행주체이고 민간 건설업체는 용역비용만 받는데 왜 민간에 이득이 가냐”며 “법안에 이미 공공 사업주체, 분양가심사위원회 등 부작용을 막을 수 있는 조치들이 포함돼 있다”고 강조했다.

    홍 의원은 “사실 민주노동당이 추구해야 하는 정책”이라며 “노회찬 의원이 자기들이 정책은 못내고 남의 정책 내놓은 것을 오늘 못 먹는 감 찔러보자는 식으로 한다면 혼이 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민주노동당이 법안 하나도 만들어내지 못하면서 한나라당이 법안을 내놓으니까 비판한다면 문제”라며 “입으로만 정치 하지말고 법안을 내놔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오늘은 노회찬 의원도 반대 못하는 법안”이라며 “사실 민주노동당이 추구해야 하는 정책이고 기본적으로 반대하면 민주노동당의 정체성이 훼손되는 법안”이라고 주장했다.

    노의원 지적은 몰라서 하는 말

    한편 MBC <100분 토론>의 김명주 PD는 “부동산 대책에 대해 여당에서 구체적인 답을 내놓지 못한 가운데 야당 홍준표 의원이 제기한 대지임대부 방식이 가장 왕성하게 논의되고 있고 법제화 가능성도 가장 크다”며 이날 토론 주제로 ‘반값 아파트’를 선정한 배경을 밝혔다.

    또한 김 PD는 발의자인 홍준표 의원과 토론자로 노회찬 의원을 선정한 이유에 대해 “한나라당이 당론으로 채택하고 열린우리당 일각에서도 환영 의사를 표하고 민주노동당 권영길 의원과 단병호 의원도 법안 발의에 참여했다”면서 “법안 자체의 한계점과 항목 대부분이 문제가 있다고 지적한 민주노동당 노회찬 의원이 법안의 문제점을 가장 냉철하게 짚어주지 않겠냐”고 설명했다.

    그는 일체의 패널 없이 홍 의원과 노 의원의 일대일 토론을 마련한 것과 관련 “두 의원 모두 말씀을 잘 하기 때문에 시민단체나 사회제반의 목소리를 충분히 양쪽에서 말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며 “또 <100토론> 300회 특집에서 홍준표 의원은 유시민 장관과 함께 최다 출연자 1위로, 노회찬 의원은 최다출연 2위로 선정됐을 만큼 두 의원 모두 토론을 즐기는 스타일이어서 내부적으로도 기대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100분 토론 최다 출연 1, 2위

    노회찬 의원과 홍준표 의원은 2002년 대선 때부터 주요 토론자리마다 격돌해 그 횟수를 세기 어려울 정도다. 하지만 일대일 토론은 이번이 처음이다. 홍준표 의원은 노회찬 의원을 가리켜 “재미있는 사람, 탁월한 언변가”라며 “능력있는 사람”이라고 말했다. 홍 의원은 유시민 장관과 노회찬 의원과 함께하는 토론이면 언제, 어느 때, 어떤 주제라도 상관없다는 말을 한 적도 있다.

    노회찬 의원은 홍 의원을 가리켜 “한나라당 대표선수로 토론을 아주 잘 한다”며 “싸움에 임할 때 가장 중요한 사생결단으로 임하는 프로”라고 말했다. 국회 사무실도 의원회관 7층 대각선 건넛방에 자리한 가까운(?) 관계다. 토론의 선수들이 서민들의 최대 관심사인 부동산 대책을 놓고 벌이는 정책 대결로 늦음 밤 시청자들의 주거 걱정을 조금이나마 덜어줄지 자못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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