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누가 한국노총이고 한나라당인지, 기분 좋다"
    By tathata
        2006년 12월 05일 12:52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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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나라당 지도부는 5일 여의도 한국노총 사무실을 방문, 한국노총과 정책간담회를 열었다. 한나라당은 이 자리에서 노사관계 로드맵의 정기국회 내 처리 방침을 강조했고, 한국노총은 ‘9.11 합의’ 입법화를 강력하게 주문했다.

       
      ▲ 한나라당 강재섭 대표와 한국노총 이용득 위원장
     

    이날 정책간담회에는 한국노총 각 연맹 위원장이 참여했으며, 한나라당에서 강재섭 대표최고위원, 김형오 원내대표, 전재희 정책위원장, 배일도 노동위원장, 이주영 수석정조위원장 등 11명의 지도부들이 대거 참여했다.

    정책간담회는 국기에 대한 경례를 시작으로, “산업현장에서 산화해가신 선배 노동자들을 위한 묵념”이라는 간략한 의례 후 시작됐다. 간담회는 인사말을 제외하고는 두 시간여 동안 도시락 오찬을 겸한 비공개 회의로 진행됐다.

    이용득 한국노총 위원장은 인사말에서 한국노총이 노동운동의 패러다임을 바꿔 국민과 함께 하는 노동운동으로 거듭나고 있음을 강조했다. 또 내년 2월에 출범할 예정인 노사발전재단에 대한 한나라당의 협조와 9.11 합의 노사관계 로드맵 입법화를 촉구했다.

    이용득, “한나라당 비정규법 통과시켜 줘 감사”

    이 위원장은 “한국노총이 일반 국민의 성원과 지지를 받고 있어, 오시는 발걸음이 무겁지 않았을 것이라 생각한다. 한국의 경제규모는 세게 10, 11위를 달리는 반면, 노사관계는 세계 60위, 100위에 머무르고 있다. 국민들이 염려하는 후진적이고, 구태의연한 노동운동으로 인해 한국의 노조 조직률은 세계 최저치를 기록하는 위기국면을 맞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노동운동의 성장과 발전도 중요하지만, 어떻게 사회발전에 기여할 것인가도 고민해야 한다. 그런 점에서 노동운동이 집단 이기주의로 흐르지 않았나 반성하면서, 정부와 사용자가 이런 방향으로 가도록 만들었나 생각한다. 노사를 배제시키고 정부가 주도하는 노사관계로 흐르면서 공무원의 서비스 관료주의로 흘렀다. 이런 결과로 정부에 대해 오로지 길거리에서 투쟁하는 것 밖에 없는 결과가 나온 것이다”고 주장했다.

    이 위원장은 그런 점에서 노사발전재단은 민간이 주도하여 노사운동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만들어 나갈 것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또 “9.11 노사정 합의는 노사정 신뢰에 바탕한 대타협”이라는 점도 부각시켰다.

    그는 “(한나라당이) 비정규법안을 통과 시킨데 대해 거듭 감사한다”고 전하며, “한국노총이 새로운 방향의 노동운동을 펼치고 있듯이, 한나라당 또한 새로운 정치방향으로 흐르고 있다”고 말했다.

       
     ▲ 한나라당 지도부는 5일 여의도 한국노총 사무실을 방문, 한국노총과 정책간담회를 열었다.
     

    김형오, “누가 한국노총인지 한나당인지 모르겠다”

    강재섭 한나라당 대표도 한국노총에 대한 ‘찬사’를 아끼지 않았다. 강 대표는 “국민과 함께, 현장과 함께 하는 노동운동을 펼치는 이용득 위원장과 지도부들을 보니 감개가 무량하다”며 “한국 경제와 국민과 노동자 권익이 큰 목표를 가지고자 하는데 노력하는 한국노총에 감사하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의 노동운동사는 한국노총에 뿌리를 두고 있으며, 한국노총은 권위를 바탕으로 노동운동의 선진화를 이뤄냈다”며 한국노총에 대한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그는 “정기국회 때 노사관계 로드맵을 꼭 통과시켜 놓고 와야 하는데, 비정규법만 통과시키고 찾아와서 마음 일각에서는 가벼운 마음으로 온 것이 아니”라며 말해 로드맵 조기 처리에 무게를 뒀다. 강 대표는 또 한나라당 노동위원회에 한국노총이 참여해줄 것도 요청했다.

    김형오 원내대표는 “누가 한국노총 지도부이고, 누가 한나라당 지도부인지 헷갈릴 정도로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있어서 기분이 좋다”며 “노동사에서 획기적 패러다임을 제시하며 합리적 투쟁을 전개하는 (이용득 위원장의) 탁월한 리더쉽을 존경한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한국노총이 한국에서는 물론 세계 노동운동계에 일점을 긋는 역사를 만들길 바란다”며 한국노총에 대한 각별한 애정을 숨기지 않았다. 김 원내대표는 “한나라당은 한국노총이 줄기차게 제기한 비정규법안에 대한 견해를 수용하기에 주저하지 않았지만, 오랫동안 기다리게 해서 미안함과 고마움을 드린다”고 덧붙였다.

    한국노총은 이날 한나라당과의 정책간담회에서 △ 노사관계 선진화 방안 관련 조속한 노동관계법 처리 △가칭 ‘노사발전재단’ 설립 및 운영에 관한 지원 △노동위원회법 개정 △특수고용직 노동자의 노동기본권 보장 △한국노총 국민연금제도 개혁 방안 등 논의의제로 채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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