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부 운하는 공상과학 만화
    2006년 12월 04일 05:40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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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전 시장의 ‘경부 운하론’에 각계 전문가들이 메스를 가했다.  경부운하가 사회적 쟁점으로 떠오르고 있는 가운데, 환경운동연합과 환경정의는 4일 오후 2시 광화문 사회복지공동모금회 강당에서 ‘경부운하, 한국판 뉴딜인가 망상인가?’ 라는 주제로 토론회를 개최했다

주최측은 "경부고속철도, 새만금, 수도 이전 등 대통령 선거마다 바람몰이용으로 제시됐던 대형 국책사업들이 어떤 결과를 가져왔는지 잘 알고 있다"면서 "타당성이 부풀러져 국론을 분열시키고 국민들의 경제적 부담을 가중시켰던 경우가 허다했다. 지금이라도 경부 운하 건설이 어떤 결과를 불러올 것인지에 대해 진지하게 논의해 봐야 할 것”이라며 토론회 의의를 밝혔다.

이날 토론회에 참석한 환경, 경제, 토목 등 각계 각 층의 전문가들은 운하가 발달 될 수 밖에 없었던 유럽과 한국은 비교 대상이 아니라는 사실을 공통적으로 지적하며, 경부운하의 ‘망상’을 다양한 관점에서 꼬집었다.

   
 ▲ 12월 4일 환경운동연합과 환경정의 주체로 ‘경부운하, 한국판 뉴딜인가 망상인가?’라는 토론회가 개최됐다. 
 

관동대학교 토목공학과 박창근 교수는 “경부운하로 인해 물류 혁명이 일어난다는 발상은 그야말로 공상과학만화 수준에 지나지 않는다”면서 “무엇보다도 우리나라에선 검증되지 않은 시스템이어서 가장 위험하다. 그 누구도 모르기에 감히 그 피해를 상상 할 수 없다”라며 강도높게 비판했다. 

박 교수는 “ 경제대국이라 불리는 미국과 일본의 경우도 물류 수송 분담율에 미치는 운하의 역할은 극히 미미하다. 경부운하를 경부고속도로와 비교하는 것은 공학적 무지이고, 청계천 복원과 비교하는 것은 환경이란 시대의 흐름을 읽지 못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양대학교 경제금융대학 홍종호 교수는 "이병박 전 시장의 인터뷰 및 각종 언론 자료를 참고로 경제적 시물레이션을 시현했다"며 "그 결과 약 연간 1635억원의 교통 편익이 발생하나,  동시에 이를 다시 ‘시간 가치’ 로 계산 했을 경우 연간 약 2,803억원 규모의 손해가 발생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경부운하 물동량의 상당 정도를 차지할 것으로 주장하고 있는 벌크 화물의 경우에도 산업 현장에선 운하 이용이 기존의 해운이나 철도, 공로 운송과 비교해 그다지 경쟁력이 없다고 지적하고 있다”면서 “단군 이래 역사상 가장 큰 사업인만큼 철저한 경제적 검증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실제 독일에서 살았던 시민환경연구소 부소장 안병옥씨는 이 전시장이 독일의 성공 모델로 꼽은 라인-마인-도나우(RMD) 운하의 문제점을 지적하며, 이 전 시장이 독일에서 보지 못한 것들을 지적했다. 

안 씨는 "독일 RMD 운하 건설은 1960년대에 시작돼 32년이 지난 1992년에 완공된 역사를 가지고 있다. 독일을 포함한 유럽은 지리, 문화, 역사적 특성상 근대적 주운(舟運)의 역사가 200년 이상 되는데, 이를 한국에 대입하는 것은 무리가 따른다"면서 "게다가 기계 중심의 경제구조 변화를 반영해 독일을 비롯한 전 세계의 주운이 사양길에 접어들어 정부의 보조 없이는 지속적인 이용이 불가능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한반도의 지리적 조건에서 내륙 수로와 운하를 통한 대규모 화물운송은 비경제적이다. 물류 비용을 줄이고 친환경적인 운송시스템을 구축하기 위해선 철도와 연안 운송의 활성화가 필요하다”면서 “단순한 아이디어 수준을 대형 국책 개발 사업으로 내세워 정치적 이득을 누리려는 행태는 중단돼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이에 조명래 단국대 교수 환경정의 집행위원장은 경부운하 문제에 대해  ▷한반도 생태역사와 생태문화의 관점에서 논의 ▷개발주의 리더십을 넘어서는 대안적 리더십을 사회적으로 논의 할  수 있는 환경 조성 ▷선거과정에서 선동적으로 제시된 공약을 검증하는 제도 강구 등을 대안으로 제시했다.

이날 토론회는 각 분야 교수들의 발표에 이어 김좌관 부산가톨릭대 교수, 염영철 환경운동연합 활동처장, 길윤형 한겨레 신문 기자, 오성규 환경정의 사무처장 등이 함께하는 지정 토론으로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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