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600일만에 비정규직 노조간판 걸다
        2006년 12월 05일 12:37 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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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비정규직 노동자들에게 노동조합은 꿈같은 이야기다. 싫은 소리 했다가 짤려도 어디 가서 하소연할 곳도 없다. 천신만고끝에 노조를 만들면 ‘계약해지’라는 이름으로 집단해고를 당하고 만다. 하이닉스매그나칩, 기륭전자, KM&I, 현대하이스코, KTX… 모두 똑같다.

    24개의 하청회사 사장들과 단체협약을 체결하고, 나아가 원청회사와 ‘고용안정협약서’를 체결한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있다. 비정규직 노동운동의 새 역사를 써가고 있는 금속노조 기아자동차비정규직지회다. 이 노동자들이 천막사무실 ★년, 노동조합 설립 550일만에 마침내 기아차 화성공장 내에 노조사무실을 마련하고 현판식을 진행했다.

    12월 5일 오전 ★시 금속노조 금속노조 기아자동차비정규직지회(지회장 직무대행 신성원)은 화성공장 조립동 매점 옆에 6평짜리 사무실에 입주했다. 노조사무실에 금속노조 기아자동차비정규직지회라는 노조 현판을 매달았다.

    현판식에는 ★명이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어쩌구 저쩌구…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쉼터이자 해방구였던 천막 사무실

    사무실이 마련되기 전까지 비정규직지회는 정규직 노조사무실 건너편에 쳐진 두 동의 천막을 사수실로 사용했다. 두 동의 천막은 노조사무실이자 농성장이었다. 노조 간부들의 회의실이었고, 수배된 간부들의 잠자리였다. 감옥에 간 김영성 지회장은 이곳에서 꼬박 660일(22개월)을 보내야했다.

    반대로 두 동의 천막은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쉼터를 넘어 해방구였다. 참새가 방앗간을 들리듯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출퇴근 길마다 천막사무실에서 들러 비정규직의 애환과 설움을 나눴다. 젊은 관리자한테 쌍욕을 듣고 분을 못이긴 환갑의 늙은 노동자들과 뜨거운 물에 살갗이 녹았는데도 산재처리조차 받지 못한 식당아줌마들의 분노가 이곳에서 퍼져나갔다.

    식당조합원 ★는 “  ”

    두 동의 천막은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연대의 마당이었다. 정규직 활동가들은 비정규직 천막에서 만나 ‘노동자를 하나’라는 것을 온 몸으로 실천했다. 정규직 노동자인 ★ 씨는 “ ”라고 말했다.

    기아자동차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보낸 1년 6개월

    기아자동차 화성공장에서 일하는 정규직 노동자는 1만명이고 비정규직은 2차 하청까지 포함해 2천5백명이다. 그 중 현재 노동조합에 가입한 조합원은 1,300명을 넘어섰다. 조합원들은 30여개에 이르는 하청업체에서 수출반제품 포장, 주철주조, 조립, 플라스틱, 도장, 검수, 식당, 청소 등의 일을 하고 있다.

    작년 6월 4일 450여명의 노동자들은 금속노조 기아차비정규직지회를 만들었다. 2002년부터 ‘노동해방을 향한 비정규직 현장투쟁단'(현투단)이라는 이름으로 활동해오다가 금속노조에 가입하게 됐다.

    곧바로 20여개 하청업체를 대상으로 집단교섭을 벌였고, 비정규직의 힘으로 화성공장을 멈춰세우는 역사적인 파업을 전개했다. 원청회사인 기아자동차가 용역깡패를 투입해 군사정권 시절을 능가하는 탄압을 벌였지만 조합원들은 온 몸으로 이겨냈다. 11월 4일 마침내 22개 업체와 단체협약을 체결했고, 계약해지된 하청업체 조합원 전원이 고용승계됐다.

    올해에는

    비정규직 지회를 단단하게 세우는데 적지 않은 희생이 필요했다. 김수억 조직국장, 이상언 노동안전보건부장, 신성원 부지회장, 박종환 사무장 등 4명이 감옥에 다녀왔다. 김영성 지회장은 수십건의 고소고발이 걸려있고, 수배중이어서 600일 동안 공장 밖을 나가지 못했다. 이번 7월 파업으로 인해 지회장을 포함해 8명의 상집간부들이 고소고발을 당했다. 연대했던 정규직 6명도 같이 고소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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