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합당하기는 하나?
    국힘-국당, 연일 거친 설전
    이준석 "안철수 회동 시한, 다음 주"
        2021년 08월 02일 02:40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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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민의힘과 국민의당이 합당 여부를 둘러싸고 거친 설전을 이어가고 있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2일 오전 최고위원회의에서 “국민의당과의 합당 문제는 이번 주가 분수령이면서 또한 마지노선”이라며 “국민의당의 빠른 합당 결의를 부탁한다. 정권교체를 바라는 국민들이 우리에게 내린 지상과제를 거스른다면 우리는 역사의 죄인이 될 것”이라고 국민의당을 압박했다.

    앞서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국민의당과의 합당 실무협상이 결렬된 직후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에게 직접 만나 담판을 짓자고 요구하며 그 시한을 못 박은 바 있다. 그는 지난달 31일 페이스북에 “저는 국민의당과 안철수 대표가 합당을 위해 만남을 제안한다면 언제든 버선발로 맞을 것”이라면서도 “다만 시한은 다음 주로 못 박겠다”고 밝혔다. 이어 “다음 주가 지나면 저는 휴가를 간다”며 “휴가 이후에는 안철수 대표를 뵈어도 버스 출발 전까지 제대로 된 합당을 위한 충분한 시간을 갖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해 이 대표는 2일 오전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과 인터뷰에서 “지지난주에 안 대표에게 문자를 보냈는데 그 이후에 말씀이 없으시다”며 “저는 (안 대표에게) 문자도 보냈고 언론 공개발언을 통해서 이야기했고 SNS에도 올렸다. (안 대표에게 회동을 제안하는 것에) 더 이상 어떤 형식이 필요한지 모르겠다”고 안 대표의 결단을 요구했다.

    그러면서 “(합당 시한인 8일이 지난 후에) 저희 쪽에서 먼저 (합당을) 선제안할 이유가 없다”며 “이제 저도 참 민망하다. 회의 때마다 가서 공개발언으로 안철수 대표랑 협상하겠다고 하는 것 자체가 우리 당원들 사이에서도 ‘그렇게까지 해야 되느냐’ 라는 얘기가 나올 정도”라고 했다.

    그러나 합당 협상실무를 맡았던 권은희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 대표가 못 받은 합당 시한은 고려 대상이 아니라는 취지로 반박했다.

    권 원내대표는 지난 1일 페이스북에 “이준석 대표 휴가 일정이 내년 더 나은 정권교체를 위한 대선에서 그렇게 중요한 일정인 줄 몰랐다”며 “국민의당이 미처 몰라서 국민의당은 이번 주 민주주의에 대한 최악 농단인 ‘김경수-드루킹 19대 대선 여론조작 몸통찾기’를 위한 일정으로 가득 채워 놓았다”고 비꼬았다.

    이어 “그러니 이준석 대표는 휴가 잘 다녀오시길 바란다. 이준석 대표가 전체 야권에 불가침 일정으로 공표한 휴가일정이 끝난 후에, 제1야당 대표로서 댓글조작 몸통규명을 위해 국민의당과 함께 대응하면서 민주주의 회복에 제 역할을 하겠다고 하면 국민의당은 언제든지 만나겠다”고 덧붙였다.

    이에 이 대표는 “국민의당은 휴가라는 단어에 꽂혀서 신난 것 같은데, 만약 합당한다고 선언하면 휴가 없애겠다”며 “낮 시간에 교육 받고 저녁에는 서울 올라와도 된다. 협상의 의지에 대한 것이고 (국민의당이 휴가 일정을 지적하는 것은) 굉장히 협상을 가볍게 보는 것 아니냐 그런 생각이 든다”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확신하는 게 제가 휴가를 반납한다고 해서 합당할 것 같지 않다. 이번 주에 하기 싫은 합당이 다음 주에 하고 싶어지는 것도 웃기지 않느냐”고 지적했다.

    당 대변인 간 말싸움도 치열하다.

    안혜진 국민의당 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내고 “국민의힘의 태도는 요구를 넘어 일방적 통보와 겁박에 가까운 독촉”이라며 이 대표가 합당 시한을 못 박은 점을 비판했다.

    안 대변인은 “여론조사 순위 제3당인 공당의 대표에 대한 예의도 없고, 국민의당 당원과 지지자들을 깔보는 자세를 계속 보이고 있다”며 “말은 버선발로 달려 나오겠다며 뒤로는 빗장을 걸어 잠근 모습이고, ‘들어올 사람 다 들어왔으니 굽히고 들어오든 말든 알아서 하라’는 식”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황보승희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같은 날 반박 논평을 통해 “같은 목적지를 가졌다면 버스가 출발하기 전에 탑승하는 것은 당연한 것”이라며 “버스를 곧 출발시켜야하는 버스기사가 곧 출발할 시간이 다가왔으니, 탑승할 것인지 아닌지를 알려달라는 것이 어떻게 ‘갑질’이 될 수 있는가”라고 반문했다.

    황보 대변인은 “제1야당 대표의 제안에 대해 정작 당사자는 여전히 침묵하는데 제안의 의도를 곡해하고, 말의 꼬투리를 잡아 비난하는 것은 지난 합당 과정의 파트너정신마저 무시하는 처사”라며 “진정 ‘정권교체’라는 대승적 목표에 동의한다면 이제 분열과 싸움의 언어를 그만두고 안 대표가 직접 나서 답해야 한다”고 말했다.

    필자소개
    레디앙 취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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