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간 『닭장 일기』 외
        2021년 07월 31일 10:17 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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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닭장 일기> – 바닷가 시골 마을 수녀들의 폭소만발 닭장 드라마

    최명순 필립네리 (지은이) / 라온북

    산과 바다로 둘러싸인 아름다운 생태공동체 ‘진동 요셉의 집’에서 수녀들이 살아가는 유쾌한 삶의 이야기를 담아냈다. 이곳 수녀들은 병든 지구를 되살리고 다같이 행복하게 살아가기 위해서 최대한 자연의 방법을 활용해 농사를 짓고 닭을 키운다. 국내외를 오가며 활발한 활동을 펼치던 이 책의 저자 최명순 필립네리 수녀는 처음에는 알을 품고 있는 닭을 들여다보는 것조차 난감해했지만, 조금씩 닭과 친해지고, 나중에는 명실공히 ‘닭들의 엄마’로 거듭나게 된다.

    이 책에는 그러한 과정이 오롯이 담겨 있다. 저자는 특유의 솔직하고 재치 있는 입담으로, 작은 닭장 세계에서 벌어지는 일들을 재미나게 들려준다. 그 이야기 속에서 삶과 죽음, 운명, 고통의 문제가 펼쳐지면서 독자로 하여금 깊이 생각할거리를 던져주기도 한다. 이 책은 바쁜 일상에 지치고 무엇을 하며 살아야 하는지 혼란스러운 이들에게 힐링과 나침반이 되어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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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 해보세요> – 치아에 새겨진 불평등의 이력들

    메리 오토 (지은이),한동헌,이동정,이정옥 (옮긴이) / 후마니타스

    치아는 상당히 견고하다. 물속에서도, 불 속에서도, 심지어 무덤 속에서도 몇 백 년 동안 버틸 수 있다. 하지만 ‘가난한 삶’이라는 재앙은 치아를 파괴한다. 저자는 입을 열면 누구나 볼 수 있는 치아를 통해 계층 간 이동이 힘들어진 현실을 파헤치는 한편, 이를 바꾸려고 애쓰는 사람들의 현장을 보여 준다.

    저소득층 지역이나 알래스카처럼 계층적.지역적 이유로 의료 접근성이 떨어지는 곳에서 진료 활동을 하는 의료인들이 맞닥뜨리는 현실을 생생하게 담는가 하면, 데몬테 드라이버의 비극이 다시 일어나지 않게 하려는 시민들이 제도와 정책을 바꾸는 과정도 비중 있게 다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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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소한 것들의 현대사> – 우리의 오늘을 만든 작고도 거대한 36가지 장면들

    강나연,구본권 외 (지은이),팩트스토리 (기획) / 한겨레출판

    치킨, 피시통신, 베스트셀러 등 우리가 일상에서 자주 접하고 즐기는 ‘사소한 것들’을 통해 무겁고, 어렵게만 느껴졌던 현대사를 쉽고 재미있게 들려주는 책. ‘사소한 것들의 현대사’는 여성, 엘지비티(LGBT), 탈모인 등 소수자들의 눈으로 바라본 역사기도 하다. 예컨대 이 책은 생리를 ‘맑고, 깨끗하게’만 그렸던 생리대 광고, ‘모든 여자는 공주다’라는 슬로건을 내걸었던 화장품 광고의 변화를 통해 여성 인권의 변화를 읽는다.

    1988년부터 축적된 <한겨레> 아카이브를 활용해, 김태권 만화가를 포함한 전문가 19명이 한국 사회의 변화를 잘 보여주는 36가지 키워드에 관해 쓴 현대사 콘텐츠를 묶었다. 2020년 5월부터 2021년 3월까지 <한겨레>에 연재된 ‘시간의 극장’ 프로젝트를 수정·보완했고, 당시 공개되지 않았던 비컷 사진을 포함한 도판 160여 장이 수록돼 있어 시각적으로도 시대상을 생생하게 보여준다.

    이 책은 현대사가 크고 무거운 것이며, 평범한 사람들은 역사 속의 주인공이 될 수 없다는 통념을 뒤흔든다. 좀처럼 역사서술의 소재로 여겨지지 않던 치킨, 탈모 같은 ‘사소한 것들’과 여성·엘지비티(LGBT)·탈모인 등 ‘사소한 존재들’을 중심에 놓음으로써 기존의 현대사와는 다른, 새로운 현대사의 세계로 우리를 초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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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근대 신춘문예 당선 단편소설 : 『조선일보』 편>

    손동호 (엮은이),고석주 (감수) / 소명출판

     

    1929년부터 1940년까지 『조선일보』 신춘문예 단편소설 부문 당선작 24편을 집대성한 결과물이다. 작품 전문을 가로쓰기로 수정하고, 현대어법에 맞게 띄어쓰기를 함으로써 전공자는 물론 일반 대중들도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가독성을 고려하여 편집하였다. 또한 조선일보사에서 제공하는 조선일보 아카이브를 대본으로 하되 다른 영인본까지 참고하여 소실 또는 파손된 부분을 최대한 복원하였다. 아울러 작품의 내용을 쉽게 파악할 수 있도록 주석을 통해 뜻풀이를 제공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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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일관계의 ‘65년 체제’와 한국문학> – 한일국교정상화를 둘러싼 국가적 서사의 구성과 균열

    정창훈 (지은이) / 소명출판

    현해탄의 경계를 가로지른 1960~70년대의 문학적 상상력에 주목하는 책. 즉, 1965년 한일국교정상화 수립을 전후하여 발표된 한국의 문학 텍스트들, 그 가운데서도 한일관계의 냉전적 재편을 모티브로 취한 텍스트들을 연구의 대상으로 삼는다. 한일관계의 악순환을 ‘보편적 인간애’나 ‘문화적 화합’ 등을 통해 극복하려 했던 글쓰기의 시도들이 어찌하여 그 순환구조 내의 일부로 회수되는 한계를 노정하였는지, 국가권력의 결정에 대한 문학의 대응이 어째서 식민지 과거사에 대한 망각과 미화를 정당화하는 서사로 귀결하게 되었는지에 대해 논한다.

    학을 통해 1965년 이후 한일관계를 되묻는다는 것은, 과거사 처리를 방치한 한일조약 및 협정에 대한 힐난을 단순 되풀이하기 위함이 아니며, ‘반일’과 ‘혐한’으로 대표되는 상호이해의 간극을 섣부른 ‘화해’의 담론을 통해 해결하기 위함도 아니다. ‘과거청산’이라는 말 자체에 내포된 전체주의적이며 남성-주체중심적인 사고를 탈구축함으로써, 그 어떤 속죄와 용서, 애도와 기념 행위를 통해서도 복원될 수 없는 무명의 존재들의 ‘훼손된 삶’으로부터 제국/식민지 역사와 한일 ‘전후사’의 냉전적 교착을 반성적으로 재인식하기 위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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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악의 삼부작 : 악의 영혼>

    막심 샤탕 (지은이),미셸 몽테이예 (그림),이나무 (옮긴이) / 이숲

    프랑스 장르문학의 대가 막심 샤탕의 데뷔작 「악의 삼부작」 중 첫 번째 작품 『악의 영혼』이 그래픽 노블로 태어났다. 조용하고 평화로운 오리건주 포틀랜드에서 젊은 여인들만을 상대로 전대미문의 엽기적인 연쇄살인 사건이 벌어지자 때마침 불어닥치는 토네이도 예고와 함께 도시 전체가 공포에 휩싸인다.

    FBI에서 프로파일러 경력을 쌓은 젊은 민완 형사 조슈아 브롤린은 정치적 야심으로 자기 이익만을 좇는 검사장과 시장, 경찰 고위 간부의 세력 다툼 중에서도 영민한 추리력으로 하나하나 사건을 해결해간다. 장르문학의 거장답게 치밀한 서사 구성뿐 아니라 극악 범죄의 배경에서 작동하는 심리적 요인을 숨막히게 그려낸 솜씨와 상상을 초월하는 범죄 수법 묘사는 무더운 여름 독자의 간담을 서늘하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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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표창장> – 대한민국을 뒤흔든 정치검찰의 사기극

    고일석,박지훈 (지은이) / 책비

    2019년 8월 조국 당시 법무부 장관 지명자와 부인 정경심 교수, 그리고 그의 딸 조민 씨의 동양대 표창장이 위조 의혹에 휩싸인다. 2012년에 발행되어 2013년 재발급된 표창장의 진위 여부가 6년이 지난 시점에 도마 위에 오른 것이다. 표창장에 직인을 찍은 사람이 “나는 그런 건 내준 적 없다” 하고, 증인들은 분명 엄마를 도와 봉사활동에 임했던 조민 씨를 ‘없었던 사람’이라 증언하고, 검사 측은 억지로 끼워 맞춘 증거물을 들이대 정경심 교수가 표창장을 조작했다고 주장한다. 그리고 재판정은 검사 측의 손을 들어준다.

    과연 이것이 진실인가? 정말 동양대 표창장은 정경심 교수가 자택에서 파일을 편집해 만든 가짜인가?

    정경심 교수의 재판을 처음부터 끝까지 지켜본 고일석 기자와 변호인단의 포렌식을 직접 담당한 IT 전문가 박지훈 씨가 동양대 표창장 사건의 조작 의혹을 파헤친다. 두 사람은 언론이 보도하지 않은 재판 기록과 포렌식 보고서를 통해 처음 표창장이 탄생한 배경부터 재발급된 과정, 재판 중 증인들의 신빙성을 낱낱이 짚어보며 표창장의 진실을 밝히고, 포렌식 과정을 통해 새로 밝혀낸 증거들과 알리바이, 그리고 검찰의 조작 내용과 허위 사실들을 있는 그대로 공개한다.

    명확하고 거시적이며, 종합적이고 기술적으로 동양대 표창장 사건을 분석한 이 작업의 끝은 우리를 명백한 진실에 데려다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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