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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민주-국힘, 여혐 문제에 내로남불
    이준석, 쥴리 벽화 비판 ‘숏컷’엔 외면
    민주, 숏컷 논란 이준석과 연결...쥴리 벽화엔 소극
        2021년 07월 30일 12:46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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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성혐오 문제에 진영논리에 따라 각기 다른 잣대를 들이대는 상황이 정치권 안팎으로 반복되고 있다. 상대 진영에서 나온 여성혐오는 강도 높게 비판하면서도 자기 진영의 문제에 대해선 소극적인 태도로 일관하고 있는 것인데, 최근 ‘쥴리 벽화’와 ‘숏컷’ 논란에 대한 정치인들의 태도가 대표적이다. 여성혐오를 사회적으로 해결해야 할 문제로 바라보지 않고, 정치적 우위를 점하기 위한 도구로만 활용하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될 만하다.

    2020도쿄올림픽에서 양궁 금메달 2관왕을 달성한 안산 선수에 대해 남초 커뮤니티에선 “숏컷에 여대는 페미니스트라 믿고 거른다” 등의 사상검증으로 시작해 “매달을 반납하라”는 공격까지 이어졌다. 안 선수는 광주여대에 재학 중이다.

    여성의 머리길이로 사상검증을 하는 저열한 행태는 남초 커뮤니티 ‘에펨코리아’ 등에서 주로 나오고 있다. 친문 강성 지지자를 소위 ‘대깨문’이라고 표현한다면, 에펨코리아는 ‘대깨준’이라고 여겨질 만큼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의 열혈·극성 지지자들이 주로 활동하는 커뮤니티다. 해당 커뮤니티 이용자들은 여혐 논란이 나올 때마다 선두에서 ‘키보드 워리어’로 활동하는 모습도 보여 왔다.

    이와 관련해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은 국민의힘이 입장을 밝히라고 압박하고 나섰다.

    백혜련 민주당 의원은 “말 같지도 않은 말로 선수를 비방하는 이런 행위에 대해서는 문체부 여가부 대한체육회 양궁협회등이 적극적으로 나서서 선수를 보호해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백 의원은 30일 오전 최고위원회의에서 “편협한 네티즌을 중심으로 ‘숏컷은 페미다’, ‘여대는 페미다’ 이런 식의 황당한 연역법으로 안산 선수에 대해 사상 검증을 하고 메달을 박탈해야 한다는 황당한 주장까지 하는 사태가 발생했다”고 이같이 지적했다.

    그는 “외신에선 우리 선수들의 불굴 투혼과 노력 보도하는 게 아니라 안산 선수가 온라인상 학대를 당하고 있다는 기사를 대서특필하고 있다. 국가적 망신상태”라며 “부끄럽고 화가 난다”고도 했다.

    그러면서 “젠더 갈등을 정치적으로 이용하고 여성가족부 폐지를 주장하는 이준석 대표를 비롯한 국민의힘 대선후보들은 안산 선수에 대한 페미 공격에 대해서 어떤 입장인지 명확히 밝혀주시길 바란다”고 요구했다.

    이동학 최고위원도 “도쿄올림픽 양궁 안산 선수에 대한 공격이 도를 넘었다”며 “외모로 인한 어떠한 차별에도 우리는 반대해야 한다 안산 선수를 비롯한 대한민국 국가대표 선전 응원한다”고 말했다.

    이 대표의 극성 지지자들의 페미니즘 사상검증에 대해 비판한 의원들은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배우자 김건희 씨를 공격하기 위한 ‘쥴리 벽화’에 대해선 언급하지 않았다.

    다만 민주당 지도부는 ‘쥴리 벽화’가 인격침해라는 데에 의견을 모았는데, 공식 논평이 아닌 최고위가 끝난 후 대변인의 백브리핑을 통해 이 같은 입장을 밝혔다.

    고용진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이날 최고위가 끝난 후 기자들과 만나 “종로 한 서점 벽화 문제 관련해서 송영길 당 대표와 지도부에서 문제점을 지적하는 말씀이 있었다”며 “표현의 자유도 존중되어야 하지만 인격침해 등의 금도를 넘어선 안 된다는 점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최고위원들이 공개 회의에서 ‘숏컷 사상검증’을 국민의힘과 엮어 강도 높게 비판한 것과 비교하면 온도 차가 분명하다.

    지금은 글자가 지워진 소위 ‘쥴리 벽화’, 박스 안은 안산 선수

    반면 국민의힘은 ‘쥴리 벽화’에 대해 “폭력과 야만”이라며 친문 강성 지지자들을 강하게 비판하면서도, 국민의힘 지지자들이 대부분인 남초 커뮤니티의 ‘숏컷 사상 검증’에 대해선 입장을 내지 않고 있다.

    이준석 대표는 이날 ‘쥴리 벽화’에 대해 “성숙한 시민 문화가 아니다”라며 부정적인 입장을 밝혔고, 황보승희 국민의힘 수석대변인도 공식 논평을 내고 “윤석열 전 총장을 둘러싼 확인되지 않은 비방 벽화가 버젓이 서울 한복판에 등장하고, 친문 강성 지지자들의 이른바 ‘성지’가 되었다고 하니 이쯤 되면 대한민국 정치의 시계는 거꾸로 가고 있는 듯하다”고 지적했다.

    황보 수석대변인은 “사실 확인도 안 된 인격살인과 명예훼손, 허위사실 유포나 악의적 비하는 대한민국 정치가 단호히 배격해야 할 과거로의 회귀에 불과하다”며 “앞으로도 이러한 폭력과 야만의 여론 호도를 하는 행위에 대해서는 단호한 대처가 필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민주당과 마찬가지로 국민의힘도 이 대표의 지지자들을 중심으로 한 ‘숏컷 사상 검증’에 대해선 논평을 내지 않았다. 오히려 자신의 극성 지지자들을 중심으로 한 사건임에도 이 대표는 자신이 입장을 밝힐 이유가 없다고 불쾌감을 드러냈다.

    앞서 장혜영 정의당 의원은 능력주의를 주장하고 성차별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이 대표의 과거 발언을 언급하며 “자기 능력으로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거머쥐고 국위를 선양한 안산 선수에게 숏컷을 빌미로 가해지는 메달을 취소하라는 등의 도를 넘은 공격을 중단할 것을 제1야당의 대표로서 책임있게 주장해달라”고 촉구했다. 이 대표의 지지자들이 벌이는 여성혐오를 중단시켜달라고 우회적으로 요구한 것이다.

    이에 대해 이 대표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다른 당들은 대선 때문에 바쁜데 정의당은 무슨 커뮤니티 사이트 뒤져서 다른 당 대표에게 입장 표명을 요구하고 있느냐”며 “이준석이 무슨 발언을 한 것도 아닌데 커뮤니티 사이트에 왜 관심을 가져야 하냐”고 비꼬았다.

    보수야권의 대권주자를 공격하기 위한 친문 지지자들이 벌인 ‘쥴리 벽화’에 대해선 “성숙한 시민 문화가 아니”라던 이 대표가 자신의 지지자들이 하는 사상검증에 대해선 ‘대답할 이유가 없다’는 식으로 반응한 것이다.

    필자소개
    레디앙 취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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