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윤석열·최재형 둘러싸고
    국민의힘, 친윤-친최로 나뉘나?
    당 밖 인사들의 캠프 합류 부적절 vs 윤 입당 가시화, 논란 해소될 것
        2021년 07월 27일 01:32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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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민의힘 내에서 보수야권의 유력 대권주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과 최재형 전 감사원장을 지지하는 의원들이 갈라져 당내 지지세 확장을 놓고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최재형 전 원장 측은 윤 전 총장 캠프에 합류한 당내 인사들을 징계해야 한다고 반발하는 가운데 윤석열 전 총장 측은 정권교체 가능성이 가장 높은 윤 전 총장에 대한 지지는 불가피하다고 맞섰다. 이에 따라 일각에선 ‘친윤’과 ‘반윤’으로 당내 계파 부활 우려까지 나온다.

    최재형 전 원장 캠프 상황실장인 김영우 전 의원은 국민의힘 현직 당협위원장, 전·현직 의원 등이 윤석열 전 총장 캠프에 합류한 것에 대해 “옳지 않다”며 당내 인사들은 당내 대선주자 캠프에만 합류해야 한다고 밝혔다.

    김 전 의원은 27일 오전 TBS 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과 인터뷰에서 “선거는 세 불리기다. 어떤 캠프든 ‘많은 분들이 참여하고 있다’, ‘대세는 우리다’ 이런 쏠림 현상이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어 한다. 아마 그런 과욕에서 나왔다고 생각한다”며 윤 전 총장이 당 밖에서 세를 불려서 입당하고자 하는 것이라 분석했다.

    그는 “정치엔 최소한의 원칙과 기준이 있는데, 당 밖에 있는 주자에 대해 (당내 인사들이) 캠프에 이름을 올려 버리는 것은 정치의 역동성과도 관계가 없다”고 지적했다.

    윤 전 총장이 곧 입당하는 만큼 캠프 합류에 문제가 없다는 주장에 대해선 “그 ‘곧’이라는 게 예견할 수가 없다. 윤석열 전 총장이 ‘국민의힘과 철학을 같이 한다’는 말을 한 지가 한 달도 훨씬 넘었는데도 입당을 안 하는 상황에서 이런 일이 벌어지는 건 도의적으로 맞지 않다”며 “아무리 생각해도 이것은 원칙에 맞지 않다”고 반박했다.

    김 전 의원은 당내 인사들의 윤 전 총장 캠프 합류에 김종인 전 비대위원장의 의중이 반영돼있다고 판단했다.

    그는 “김병민 전 비대위원이 ‘김종인 위원장이 극구 반대했다면 김종인 위원장과 정치를 함께 했던 많은 분들이 참여하는 건 어려웠을 것’이라고 했다. 김종인 위원장의 묵인과 지지를 에둘러 표현한 것”이라며 “김종인 위원장과 윤석열 전 총장이 협업 내지는 동업 관계로 갈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앞서 김 전 위원장이 윤 전 총장의 국민의힘 입당에 부정적인 견해를 밝힌 후, 당내 김 전 위원장 측근들이 대거 윤 전 총장 캠프에 합류했다.

    이와 관련해 김 전 위원장이 윤 전 총장과 함께 제3지대를 구축할 가능성을 묻는 질문엔 “나중에 어떻게 기류가 흘러갈진 모르겠지만 배제할 수는 없다”고 답했다.

    반면 김병민 전 비대위원은 당내 인사들의 윤 전 총장 캠프 합류가 입당의 지렛대가 될 수 있다고 밝혔다.

    윤 전 총장 캠프 대변인을 맡은 김 전 비대위원은 이날 오전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 인터뷰에서 “윤석열 검찰총장이 국민의힘 주장처럼 혼자 당에 들어오면 어떤 감동과 명분이 있을 것인가에 대한 고민들을 할 수밖에 없다”며 “유력한 대선 주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명분을 가지고 국민의힘과 함께 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윤 전 총장 입당의) 지렛대가 저 같은 사람이고, (입당의) 볼모로 잡혀 있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당내 인사들의 윤 전 총장 캠프 합류에 반발하는 목소리에 대해선 호남에 지역구를 뒀던 김경진 전 국민의당 의원의 캠프 합류를 언급했다. 그는 “보수 색채를 띠고 있는 인사뿐 아니라 중도, 진보, 지역적으로 더 넓은 사람들이 국민캠프에 합류하고 국민의힘에 전격적으로 합류하게 된다면 (당내) 생각들도 달라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당 지도부와 논의가 있었냐는 물음엔 “‘이렇게 진행될 것 같다’는 내용에 대한 일부 전달들은 있었다는 걸로 알고 있다”면서도, 자신의 캠프 합류에 대해선 상의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김 비대위원은 “정치 모든 행위에서 예측 가능한 상황은 뉴스가 되지 않는다”며 “대통령 선거에서 야권 전체의 승리를 위한 파이를 키우기 위해 여러 가지 행동들이 이뤄지는 만큼 굉장히 전격적인 행동들이 필요했던 정치적 상황도 감안이 필요하다”고 답했다.

    그러면서도 캠프 합류 전 김종인 전 위원장과 논의는 있었다고 밝혔다. 그는 “김종인 위원장이 사람에 대한 호불호가 꽤 명확하다. (윤석열 캠프 합류에) 선을 딱 그었다면 쉽게 합류하기는 어려웠을 것”이라고 말했다.

    친윤계(친윤석열계) 의원들은 정권교체를 위해 윤석열 전 총장 캠프 합류는 불가피한 일이라고 주장했다.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오전 KBS 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에서 “당내 대선 주자들이 다 뛰어난 능력과 자질을 갖고 있지만 국민의 지지와는 별개의 문제”라며 “국민적 지지가 가장 높은 윤석열 후보를 통해서만 정권교체가 가능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에 윤석열 지지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당내 논란에 대해선 “입당이 가시화됐다”며 “입당과 동시에 바로 해소될 문제라고 본다”고 일축했다. 그러면서 “우리 당 당헌당규에 대권 후보 누구든지 지지하고 캠프에 가서 활동할 수 있게끔 해놨다. 그게 민주정치의 기본”이라고 덧붙였다.

    당내 대선주자들 입장에선 불쾌할 수 있지 않느냐는 지적엔 “정치를 오래 했다고, 또 입당을 먼저 했다고 유리한 고지를 점하지 않는 것이 정치다. 결국 누가, 어떤 이슈로, 어떠한 태도로 국민들의 마음을 사로잡느냐의 게임이기 때문에 어쩔 수 없는 일”이라며 “(당내 대선주자들도) 본인의 정치적 운명이라고 생각해야지 누구를 탓할 수 없는 것”이라고 잘라 말했다.

    방송화면 캡처

    필자소개
    레디앙 취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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