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적통’ 이어 ‘백제 발언’ 둘러싸고
    이재명-이낙연 측, 진흙탕 싸움 심화
    녹음파일 공개로 대응 vs 비판한 이들이 바보인가?
        2021년 07월 26일 01:52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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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더불어민주당 대선주자인 이재명 경기도지사의 ‘백제 발언’을 둘러싸고 이낙연 민주당 전 대표 측과 강하게 충돌하고 있다. 이낙연 전 대표 측은 “지역주의 조장”이라며 공세 수위를 높였고, 이 지사 측은 해당 발언의 녹음 파일을 공개하며 “왜곡”이라고 반박했다.

    이재명 캠프 수석대변인인 박찬대 의원은 26일 오전 KBS 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와 인터뷰에서 “작년 7월 30일 이낙연 후보가 당대표 후보로서 경기도를 찾았을 때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이낙연 당대표 후보한테 대선에서 이기라고 하는 진심이 담겨 있는 말을 전했다”며 “이낙연 후보는 그 당시에 전국적으로 고르게 지지를 받았고 이재명 후보는 자기가 이기는 것보다 이 후보가 이기는 것이 역사적인 의미가 크다고 생각했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박 의원은 오히려 이낙연 캠프 측이 “지역주의를 조장하는 주장”을 하고 있다며 “굉장히 위험한 네거티브”라고 말했다. 또 “민주당 경선 과정의 강점인 원팀 정신을 정면으로 훼손했다”고도 했다.

    앞서 이 지사는 지난 23일 <중앙일보>와 인터뷰에서 “이 전 대표가 지난해 전당대회 단독출마 했을 때 내가 진심으로 ‘꼭 잘 준비하셔서 대선에서 이기시면 좋겠다’고 말했다. 내가 이기는 것보다 낫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그때는 지지율이 매우 잘 나올 때였다. 한반도 5000년 역사에서 백제(호남) 이쪽이 주체가 돼서 한반도 전체를 통합한 때가 한 번도 없었다. 김대중 전 대통령도 충청하고 손을 잡은(DJP연합) 절반의 성공이었지 않나. 이긴다면 역사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어 ‘상황이 바뀌었다고 보느냐’는 물음에 이 지사는 “지형이 바뀐 거다. 우리가 이기는 게 더 중요한 상황이 됐다. 현실적으로 이기는 카드가 뭐냐 봤을 때 결국 중요한 건 확장력이다”라고 답했다.

    이에 이낙연 전 대표 측은 “백제가 주체가 돼서 한반도 전체를 통합한 때가 한 번도 없다”는 발언을 떼어와 문제 삼았다. 지역주의 조장이라는 것이다. 이낙연 캠프는 24일 논평을 내고 “이재명 후보가 하고 싶은 말은 결국 ‘민주당이 이기는 게 중요한데 호남 후보라는 약점이 많은 이낙연 후보는 안된다. 확장력이 있는 내가 후보가 되어야 한다’는 것이었나”라고 반문했다.

    이 전 대표도 같은 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중대한 실언”이라며 “지역 구도를 타파하려 하셨던 김대중, 노무현 대통령의 생애에 걸친 투쟁을 훼손할 수 있는 어떤 시도도, 발상도 민주당과 우리 사회에 스며들어서는 안 된다”고 적었다.

    그러자 이 지사는 26일 ‘백제 발언’과 관련해 직접 녹음파일을 공개하며 이 전 대표를 겨냥해 “지역감정을 누가 조장하는지, 이낙연 후보님 측 주장이 흑색선전인지 아닌지 직접 듣고 판단하십시오”라고 역공에 나섰다. 이 지사에 대한 덕담을 지역주의 조장으로 왜곡하고 있다는 취지다.

    이 전 대표는 이 지사의 역공에 불쾌감을 노골적으로 드러내기도 했다.

    이 전 대표는 26일 오전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 인터뷰에서 “저뿐만이 아니라 당내, 당 바깥의 다른 당 소속 정치인들도 똑같이 비판을 했다”며 “‘백제가 전국을’ 이런 식의 접근에 (자신과 같은 반응이) 상식적인 반응이고 그러니까 여러 사람이 비판했을 것”이라고 답했다.

    “백제, 호남이 주체가 돼서 한반도 전체를 통합한다는, 이런 지역을 언급한다는 자체에 지역주의가 묻어 있다고 보느냐”는 사회자의 질문에 “사람과 지역을 연결해서 확장력을 얘기하고 있는 것 아닌가. 그리고 기본적으로 저는 이런 거 시시콜콜 따지고 계속 꼬리를 물고 싸우고 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이런 문제가 야기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답했다.

    이에 사회자가 ‘호남 후보라 절대 안 될 것이라는 의미가 아니라 이 지사의 지지율이 전국에서 골고루 나오니까 당선될 것’, ‘떡을 주고 뺨 맞는 격’이라는 이 지사 측의 해명을 소개하자 “떡이었으면 떡이라고 보도했을 거다. 저를 자꾸 싸움으로 끌어들이지 마시라”고 반발했다.

    이어 사회자가 재차 이 전 대표의 답변이 정확히 어떤 의미인지 되묻자 “그렇게 못 알아들으세요?”라며 날을 세웠다. 그러면서 “요컨대 많은 정치인들이 (이 지사의 인터뷰가 실린) 신문을 보고 비판을 했는데, 그러면 비판한 정치인들이 모두 바보이거나 그렇게 보도한 신문이 바보이거나 그런 거는 아닐 것 아니냐는 말씀”이라고 했다.

    필자소개
    레디앙 취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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