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나라당도 뉴라이트 교과서 비판?
        2006년 12월 01일 12:25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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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뉴라이트 계열 학자들이 집필한 역사 교과서에 대한 비난 여론이 거세지면서 뉴라이트는 물론 한나라당에서도 한 발 물러서는 모양새다. 뉴라이트는 단체의 공식 입장이 아니라고 밝혔고 한나라당에서도 “우편향에 역편향”이라는 비판의 목소리가 제기됐다. 하지만 속내는 여전히 “전체적으로는 학문적 진일보”라는 입장이어서 논란이 예상된다.

    한나라당 심재철 홍보기획본부장은 1일 “뉴라이트 교과서 시안은 그야말로 우편향에 역편향을 보인 게 아닌가 싶다”며 “4.19를 학생운동으로, 5.16을 혁명으로 표현한 건 지나치다”고 비난했다.

    심재철 본부장은 이어 “5.16이 나중에 결과로서 산업화에 성공하긴 했지만, 그 과정은 쿠데타로서 잘못된 건 분명하고, 역사적 과정이 기록되고 다 알려져 있다”며 “지나치게 우편향으로 기술해 빌미를 제공하는 게 아닌가 싶다”고 우려를 표명했다.

    전날 한나라당 유기준 대변인이 뉴라이트 교과서를 ‘학문의 진일보’라고 공식 논평한 것과는 상반된다. 유 대변인은 29일 현안브리핑에서 “학생들이 배우고 있는 역사교과서는 친북 이데올로기로 상당 부분 편향돼 있는 것이 사실”이라며 “뉴라이트의 역사교과서는 한국 근현대사를 새롭게 인식해 나가는 과정으로 학문의 진일보로 평가할 수 있다”고 말한 바 있다.

    뉴라이트 단체들도 비판 성명을 냈다. 자유주의연대 등 뉴라이트 단체들은 29일 저녁 ‘교과서포럼 사태에 대한 우리의 입장’이란 성명을 통해 “소수자들의 사견이 충분한 내부 의견수렴 과정 없이 조직의 입장인 듯 유포됐다”며 “산업화에 대한 지나친 미화와 민주화에 대한 평가절하라는 오류와 편향을 보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시안 발표로 마음의 상처를 입었을 4·19와 5·18 관계자들에게 심심한 위로의 뜻을 전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나아가 성명은 5·16은 ‘쿠데타’, 4·19는 ‘혁명’, 5.18은 ‘민주화운동’이라고 분명히 하며 “유신체제로 인한 민주주의의 시련과 희생은 엄중히 기록돼야 하고 전두환 정권 탄생의 반민주성은 또렷이 서술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학문적 진일보’에서 ‘우편향에 역편향’으로 하루 만에 180도 달라진 평가를 그대로 받아들이기는 어렵다. 실제 심재철 본부장은 이날 <레디앙>과 통화에서 “구체적인 사실관계를 틀린 것은 잘못된 것으로 조금 너무 나갔다는 것”이라며 하지만 “전체적으로는 새로운 시각을 제기해 학문의 진일보라고 평가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지금까지 알려져 있지 않았던, 비주류로 인식됐던 가치관들이 등장한 것으로 다양성이 열린 것은 분명 학문의 진일보”라고 주장했다. 결국 유기준 대변인의 논평과 크게 다르지 않다.

    뉴라이트 단체들도 성명에서 “좌편향을 바로잡으려다 우편향으로 갔다”고 변명했다. 사실상 비난 여론에 한 발 물러났을 뿐 현재 역사교과서가 “좌편향돼 있다”는 인식 자체에는 전혀 이견이 없어 이후에도 역사교과서에 대한 ‘우편향’ 지향은 불가피하다는 지적이다.

    이에 정치권에서도 한나라당에 대한 비난의 목소리가 높다. 열린우리당 서영교 부대변인은 30일 현안브리핑에서 “한나라당 유기준 대변인의 ‘학문적 진일보’라고 평가하고 임해규 교육위원은 식민지가 근대화의 발전에 기여했다고 했다”며 “뉴라이트 교과서와 맥을 같이 하는 것으로 한나라당의 공식적 입장인지 당 대표가 답할 것”을 촉구했다.

    또한 서 부대변인은 “한나라당 대선주자들도 이에 대한 공식적인 입장을 밝히지 않는다면 대선후보 자격이 없다”고 주장했다.

    민주노동당 정호진 부대변인 역시 이날 유기준 대변인과 심재철 본부장의 발언을 지적하며 “노무현 대통령의 발언을 부적절하다고 지적해온 한나라당이 이런 발언은 무마시키고 수습한다고 해결되지 않는다는 것을 더 잘 알 것”이라며 “수습, 무마 자체도 이에 대한 일정 동의로 간주할 수 있다”고 비난했다. 정 부대변인은 “한나라당 지도부는 유기준 대변인의 발언과 관련 국민들에 사과해야 한다”며 “조속히 조치할 것을 촉구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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