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대통령 사퇴하시죠"
By tathata
    2006년 11월 29일 10:37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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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국본의 한미FTA저지 궐기대회가 열리는 날인 29일 오전. 민주노총과 각 연맹에는 전화벨 소리가 끊이지 않았다.

“경찰이 공장입구에서 전세버스를 탈취해갔는데 어떻게 올라가야 하느냐”, “서울시청 앞 광장에서 대회가 열리지 못 열린다는데, 도대체 어디로 가야 하느냐”, “서울에 도착하니 서울역에서도 막고, 지하철로 돌아가니 지하철역에서도 막고 있다”, “지금 000에서 집회를 하고 있는데, 00명이 연행됐다” 등의 지역부와 단위사업장 노조에서 걸려온 전화가 이어졌다.

경찰의 ‘초강경 집회 봉쇄작전’에 분노하고, 당황한 조합원들은 이날 하루 종일 어찌할 바를 몰라 발을 동동 굴러야 했다.

○…오후 3시 30분경. 민주노총이 청와대 옥인동 부근에서 ‘총파업 결의대회’를 개최했다. 이 집회는 애초 3시에 개최하기로 계획됐으나, 경찰이 민주노총과 공공연맹의 방송차를 갑자기 견인 조치하는 바람에 다른 방송차를 구하기 위해 30분동안 지연됐다.

공공연맹의 한 관계자는 “오후 2시경에 대회를 준비하기 위해 인근에 차를 세워뒀는데 경찰이 말도 없이 차를 끌고 갔다”고 말했다. 노조의 한 조합원은 “노조 깃발봉을 들고 지하철역에서 올라오고 있는데, 경찰이 집회에 사용되는 물건이라며 빼앗아갔다”고 전했다. 경찰은 이날 ‘어떤 설명도 없이’ 노조의 물건을 빼앗고, 집회를 막았다.

○…조준호 민주노총 위원장은 ‘약식’으로 진행된 ‘총파업 결의대회’에서 “노무현 대통령은 대통령직에서 내려오고 싶으면 당장 내려오라”고 말했다.

조 위원장은 “이 나라는 민중의 나라인데 민중의 나라를 미국에 팔아넘기는 한미FTA를 체결하는 대통령, 민생법안 처리에는 관심도 없으면서 비정규직을 양산하고 노조를 탄압하는 법안 처리에만 혈안이 돼 있는 대통령은 즉각 사퇴하십시오. 헌법에 보장된 집회 시위의 자유조차 말살하고 모조리 불법으로 몰아 전국 곳곳 톨게이틀 틀어막는 대통령, 하중근 열사를 죽이고도 사과조차 하지 않는 대통령에게 노동자, 농민은 더 이상 아쉬워할 것이 없습니다. 즉각, 당장 사퇴하십시오”라고 목소리를 높여 말했다.

○…범국본의 서울시청앞 광장 궐기대회가 무산되자, 민주노총을 비롯한 범국본 회원들은 집회 장소를 알지 못해 한동안 갈팡질팡했다. 범국본은 서울시청 앞 대신 어디에서 집결하는지 ‘공식적으로는’ 밝히지 않았다. 다만 입에서 입으로 장소는 ‘비밀리에’ 전해졌다.

회원들은 소공동 롯데백화점 앞으로 집결하라는 문자메시지를 받았다. 소식을 접하지 못한 이들은 다른 회원들은 그저 따라가야 했다. 이를 본 한 조합원은 “오늘 집회는 말 그대로 ‘묻지마 집회’”라며 “이 나라가 미쳐도 단단히 미쳤다”며 씁쓸한 웃음을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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