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밑 당권 경쟁서 박근혜 1승?
    2006년 11월 29일 06:25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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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이 내년 대선을 앞두고 사고 지역 등에 대한 본격적인 조직 정비에 나섰다. 하지만 이를 위해 구성한 당 조직강화특위에 특정 대권 주자와 가까운 인사들이 주로 배치되면서 비난을 사고 있다. 특히 정병국 의원이 특위에서 배제된 것과 관련 소장파 의원들이 “나눠먹기, 독식체제로 당을 사당화한다”며 당 지도부를 공식 비판해 논란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한나라당은 29일 오후 당 조직강화특위 첫 회의를 개최한다. 공천비리 의혹으로 탈당한 박성범 의원의 지역구인 서울 중구, 성추행 문제로 탈당한 최연희 전 사무총장 지역구인 동해·삼척 등 32개 사고 지역구에 대한 정비작업으로 사실상 당원협의회 위원장(과거 지역구위원장) 인선이 핵심이다. 선거로 보면 공천심사위원회 정도의 영향력을 가진 셈이다.

조직강화 특위에는 황우여 사무총장과 안경률 제1사무부총장, 전용학 제2사무부총장이 당연직으로 참여하며 김태환, 허천 의원이 위원으로 인선됐다. 하지만 당초 당내 소장파인 정병국 의원이 위원으로 참여할 예정이었으나 일부 최고위원들의 반대로 결국 허천 의원이 참여하게 된 사실이 알려지면서 논란이 커지고 있다.

정형근-전여옥이 반대했는데 이유는 모르겠다

앞서 강재섭 대표와 황우여 사무총장은 당내 소장파인 정병국 의원에 위원으로 참여할 것을 요청했으며 이에 따라 정 의원은 조직강화 특위 운영 원칙 등을 제출하기도 했다. 하지만 지난 27일 최고위원회를 거치며 강 대표측에서는 정 의원에 특위 위원이 교체됐음을 일방적으로 통보해왔다.

이에 당내 소장파 의원모임인 새정치수요모임 남경필 대표는 이날 기자회견을 갖고 “정병국 의원이 아무런 납득할 이유도 없고 해명도 없는 상황에서 전격 교체됐다”며 “알려진 이유는 일부 최고위원이 반대했다는 이유로 원칙이나 명분도 없는 결정으로 보여진다”고 비난했다.

이와 관련 당의 한 관계자는 “정형근 최고위원과 전여옥 최고위원이 끝까지 정병국 의원을 특위 위원으로 임명하는데 반대했다”며 “구체적인 반대 이유는 모른다”고 전했다. 이재오 최고위원은 이와 관련 “왜 반대했는지는 불분명하다”며 “내가 설명하기는 곤란하다”고 말을 아꼈다.

당의 한 의원은 이와 관련 “지난 2003년 소장파들이 정형근 의원을 고문배후자로 비난하며 인권탄압 세력으로 몰아세우지 않았냐”면서 “특정인에 대한 보이코트”라고 해석했다. 하지만 당내에서는 대선후보 경선을 앞두고 대권주자들의 당권 장악을 위한 물밑 경쟁 때문이 아니냐는 시각이 적지 않다.

당원협의회 위원장은 당내 선거에 참여하는 대의원을 선정하는 만큼 경선에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어 이들을 인선하는 조직강화특위와 대선주자들의 이해가 무관치 않다는 게 당 관계자의 설명이다.

박근혜 전대표 쪽 사람들 다수 차지

조직강화특위 위원들의 면면을 살펴보면 황우여 사무총장의 경우, 전당대회에서 강재섭 대표를 지지해 친박근혜 계열로 분류되며, 전용학 제2사무부총장 역시 강창희 최고위원 계열로 친박 인사로 분류할 수 있다. 김태환 의원은 경북 구미가 지역구인 만큼 박 전 대표 사람이라는 시각이다.

반면 안경률 제1사무부총장은 이명박 전 서울시장과 가까운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정병국 의원을 대신해 참여하는 허천 의원은 중립으로 분류된다. 사실상 박 전 대표과 가까운 당내 인사가 다수를 차지하고 있다.

당의 한 관계자는 이 전 시장과 가까운 이재오 최고위원이 문제를 제기했으나 “잇달아 지도부에 비판적인 입장을 보여 왔던 만큼 전략 때문인지 강하게 제기하지는 못한 것 같다”며 양측의 신경전을 전하기도 했다.

또한 그는 “내년 대선 후보 경선을 위해 대권주자들이 자기 세력을 심는 것 아니겠냐”며 “당 지지율이 높으니까 정권 교체에 성공한 마냥 구태를 되풀이하고 오만하게 노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남경필 대표도 이날 기자회견에서 “정병국 의원이 원칙을 제시했는데 당 지도부가 불편한 세력을 배제하고 자칫 나눠먹기를 뛰어넘어 독식하기, 사당화 이런 모양으로 가고 있는 것은 아닌지 우려스럽다”고 비난했다.

이명박 쪽 "문제제기 하겠지만 걱정 안 해"

남 대표는 최근 강 대표의 윤리위에 대한 가이드라인 제시도 언급하면서 “혹시 고공행진 지지율에 안주하려는 당 지도부의 모습이 아닌가 걱정스럽다”며 “좋은 게 좋고 갈등 덮고 가고 나눠먹기하고 눈치보기하고 이런 쪽으로 가는 게 아닌지 많은 걱정을 하게 된다”고 말했다. 나아가 “이런 행동, 방향은 한나라 대선 승리에 심각한 악영향 미칠 것이 분명하다”며 “대표를 비롯한 당 지도부는 초심으로 돌아가는 모습 보여줄 것”을 촉구했다.

한편 이명박 전 시장 측근인 정두언 의원은 <레디앙>과 통화에서 “조직강화 특위를 운영하면서 실제 한 쪽으로 치우치는 면이 있다면 문제를 제기하겠지만” 크게 우려하지는 않는다는 입장을 밝혔다. 정 의원은 “지구당이 중요하긴 하지만 언론이 보고 있고 당이 보고 있는데 눈에 띨 정도로는 못할 것”이라며 “큰 대세에 지장은 없을 것”이라고 예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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