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버스탈취 - 역점거 - 폭행…끝장 정부
        2006년 11월 29일 05:16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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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동조합이 요청한 관광버스를 탈취하고, 서울로 향하는 버스를 도로 한복판에서 가로막고, 기차역을 점거하고, 항의하는 노동자들에게 집단 폭행하고…. 29일 전국에서 독재정권을 방불케하는 탄압이 벌어졌다.

    29일 오후 1시 충남 천안시 입장면 대한칼소닉주식회사. 금속노조 대한칼소닉지회는 민주노총 총파업 지침에 따라 이날 오후 1시부터 4시간 파업을 벌이고 한미FTA와 노동법개악을 저지하기 위한 2차 민중총궐기에 참석하기 위해 버스를 기다리고 있었다. 지회는 200여명의 조합원이 상경하기 위해 4대의 관광버스를 요청했다.

    "경찰이 버스를 탈취했어요"

    그러나 아무리 기다려도 버스는 오지 않았다. 버스회사에 확인해본 결과 공장으로 들어오려던 버스 4대를 경찰이 탈취해 억류하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조합원들은 분노했지만 별다른 도리가 없었다. 간부들은 천안톨게이트로 집결하라는 금속노조 충남지부의 지침에 따라 승용차를 몰고 천안시내로 향했다.

    하형석 지회장은 "버스를 중간에서 차단시켜서 완전히 원천 봉쇄했다"며 "앞으로 지회별로 버스를 서너대씩 사야 하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 29일 충남 천안시 경부고속도로 천안나들목에서 경찰이 지역 참가자들의 고속도로 진입을 막기 위해 1개 진입로를 버스로 차단한채 경비를 서고 있다.(사진=연합뉴스)
     

    3시 30분 서서울톨게이트.
    충남에서 유일하게 관광버스를 타고 서울로 향했던 현대자동차아산 사내하청지회는 서서울 톨게이트에서 경찰에 잡혔다. 경찰은 노동자들이 버스에 탔다는 이유로 4시 20분까지 버스를 억류해 보내주지 않았다.

    하는 수없이 지회는 차를 돌려 천안으로 내려갔다. 조합원들은 열린우리당 당사 앞에서 항의집회를 열었다. 경찰의 봉쇄로 상경투쟁을 벌이지 못한 위니아만도, 유성기업, 세정지회 등은 회사 정문에서 경찰과 투쟁을 벌였다.

    노동자라는 이유로 버스에 억류, 그냥 되돌아가

    낮 1시 30분, 충북 청원군 부용면 씨멘스브이디오한라.
    점심식사를 마친 조합원들은 5대의 관광버스에 올라타고 서울로 출발하기 위해 공장을 나섰다. 그러나 공장 입구에서 경찰버스 7대가 버스를 막았다. 사람이 탄 버스는 내보낼 수 없다는 것이었다.

    조합원들은 버스에서 내려 경찰에게 항의했다. "불법행위를 중단하라"고 촉구하고, 사진도 찍고 몸싸움도 벌였다. 30분 정도 싸웠으나 경찰은 끄덕도 하지 않았고, 결국 공장 안으로 다시 들어와 집회를 벌였다. 간부들은 조합원들을 퇴근시킨 후 조끼를 벗고 고속버스와 기차를 타고 서울로 향했다. 대전충북지부 7개 지회 중에서 단 한 곳도 관광버스를 타고 서울로 가지 못했다.

    같은 시각 강원도 원주시 문막읍 ㈜만도 문막공장.
    금속노조 만도지부도 이날 4시간 파업을 벌이고 서울로 가기 위해 버스 8대를 요청했다. 그러나 경찰이 버스를 중간에서 탈취해 공장 안으로 들여보내지 않았다. 만도지부는 할 수 없이 조합원들에게 "원주역으로 가서 기차를 이용해 서울집회에 가라"고 했다.

    오주 2시 원주역.
    500여명이 넘는 경찰들은 원주역을 완전히 점령하고 모든 통로를 봉쇄했다. 노조간부들이 거칠게 항의했고 배연길 문막지회장을 비롯해 15명이 경찰의 봉쇄를 뚫고 간신히 기차를 탈 수 있었다. 70여명의 노동자들은 기차도 타지 못하고 승용차를 이용해 서울로 가야 했다.

    경찰에 점령당한 원주역

    ㈜만도 평택공장도 경찰봉쇄로 간부들을 중심으로 승용차를 이용해 상경했다. 경찰은 서평택 톨게이트를 비롯해 서서울, 금천, 여의도까지 경찰버스를 줄지어 대놓고 검문을 하고 있었다. 조끼를 입었거나 ‘한미FTA’가 씌여진 피켓 등을 소지한 사람들을 마구잡이로 검문했다.

    만도 김희준 지부장은 "기가 막힐 노릇이고, 독재시절로 돌아가는 행태"라며 "96년 총파업 때는 봉쇄를 뚫고 나오는 치열함이 있었는데 지금은 치열함이 많이 떨어진 게 문제"라고 지적했다.

    오후 3시 안산역.
    금속노조 확대간부 80여명이 전철을 이용하기 위해 안산역으로 들어서자 경찰들이 전철역을 막았다. 간부들은 "통행의 자유도 없냐?"며 항의했으나 막무가내였다. 조합원들의 항의가 이어졌다. 그 순간 경찰은 갑자기 방패를 휘두르기 시작했다.

    이 과정에서 우창정기 김성태 교선부장이 방패에 머리를 맞아 쓰러졌다. 김 부장은 안산 한도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았다. 원래 간부들은 지부 사무실에서 관광버스 2대를 이용해 서울로 가려던 참이었다. 그러나 경찰이 경찰차 10여대로 버스를 막아서 할 수 없이 안산역까지 행진해 전철을 이용할 예정이었다.

    전철로 가려하자, 방패로 노동자 공격

    오후 2시 15분 기아자동차 화성공장 앞 원정리.
    금속노조 기아차화성비정규직지회는 이날 오후 오후 1시 30분부터 4시간 파업을 벌였고, 관광버스를 6대를 대절해 조합원들을 태웠다. 공장 정문을 나서 2Km 정도를 달렸는데 바로 그 때 경찰버스가 조합원들을 막아섰다.

    경찰은 도로 한복판에서 편도 2차선을 차단했다. 비정규직지회 분노한 조합원들은 "이동과 통행의 자유도 없냐?"고 항의했다. 비정규직지회 한 간부는 "기아자동차노조가 파업을 하지 않아 파업을 하는데 많이 힘들었지만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참여도는 대단히 높았다"고 말했다.

    끝장난 참여정부는 모든 경찰병력을 동원했지만 노동자 농민의 분노를 막을 수는 없었다. 29일 수천명의 노동자 농민들이 철통봉쇄를 뚫고 서울시청 옆 롯데호텔로 모여 한미FTA와 노동법개악 저지의 목소리를 드높이 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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