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페리와 모리셑,
    비범한 두 명의 여성 로커
    [대중음악-③] 어떤 혁명의 노래
        2021년 07월 05일 10:32 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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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중음악 이야기-2] Christina Aguilera의 〈Stripped〉 앨범

    1993년에 공개되었던 <What’s Up>(링크)이라는 노래가 있었다. 이 곡은 전 세계적으로 히트했고, 한국에서의 인기도 대단했었다. 1993년 6월에 발매된 이 노래는 얼마나 인기가 있었는가 하면, 그 페미니즘적으로 해석되는 가사에 대해 시비를 걸 수가 없을 정도였다. 모두들 칭송했고, 감히 비난하지 못했다. 물론 그때 이준석은 아직 만 여덟 살에 불과했으니 그가 이 노래를 ‘씹을’ 수는 없었을 것이다.

    그런데 재미있는 것은, 지난주에 소개했던 크리스티나 아길레라의 <Dirrty>가 가수의 본국인 미국에서만 히트하지 못했듯, 이 노래 또한 본국에서 가장 덜 히트했다. 자, 아래는 이 노래의 peak position, 즉 가장 높았던 순위를 국가별로 보여주고 있다. 대부분의 서구 국가들의 차트에서 이 노래는 1위 혹은 2위였다. 1위가 가장 많다. 프랑스에서의 3위가 유럽에서는 가장 낮은 순위였는데, 본국 미국으로 가면 14위로 뚝 떨어진다. (1)

    이 표가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것은 다음과 같다. 다수의 소위 ‘보수’를 자처하는 이들이 그리 칭송하고 떠받드는 이 나라는, 여성의 권리라는 측면에서는 엄청나게 ‘후진’ 나라이다. 1위를 차지한 나라들을 보라. 오스트리아. 독일, 네덜란드, 노르웨이, 스웨덴, 스위스. 사회복지와 여권의 수준이 미국이나 한국과는 비교가 되지 않는 나라들이다. 스웨덴은 지난 세기에 ‘ABBA와 Volvo가 있는 천국’이라고 불렸을 정도이니 대개 아실 것이고, 다른 나라들 역시 국민소득도 높은 편이고, 사회복지의 수준도 상대적으로 ‘높다’.

    https://kosis.kr/statHtml/statHtml.do?orgId=101&tblId=DT_2KAAG01

    가장 소득이 높은 두 나라(2), 스위스와 노르웨이에서 <What’s Up>은 당당히 1위를 차지했는데, 그다음 순위인 미국에서는 14위이다. 왜 그랬을까? 이 노래의 싱글은 RIAA(미국 음반 사업자 협회)에서 골드(50만 장 이상) 인증을 받았고, 70만 장이 넘게 팔렸다. 이런 경우 1위를 차지하기도 하고, 그렇지 않더라도 대개 5위권 내에는 들게 된다. 그런데 14위였다는 것이다. 왜 그랬을까? 혹은, 무슨 일이 일어났던 것일까(What was going on)? 싱글 차트는 두 가지에 근거해 순위를 매긴다. 1. 음반의 판매량 2. 라디오 방송 횟수. 즉, 미국의 라디오 방송국들은 이 노래를 철저히 외면한 것이다.

    라디오 방송국들과 다르게 MTV는 줄기차게 이 노래의 뮤직비디오를 보여주었다. 나는 1993년 7월부터 11월까지 대전 엑스포에서 근무했다. ‘대전 엑스포 육군 지원단’의 일부로. 나는 <김민수전>의 김민수와 달리(3) 1992년 여름에 입대했는데, 영문학과 출신이라고 1993년에 이 행사에 통역병으로 차출되었다. 그런데 대전에 가 보니 통역병은 개뿔, 엑스포 아파트 경비병이었다. 어쨌든 나는 ‘도우미’(4)들이 사는 아파트 동들의 옆에서 4개월을 살았고(40평 아파트에 군인 16인이 거주), 거기에는 MTV(MTV Asia, Hong Kong)도 나왔다. 대전 엑스포 아파트에는 100개국이 넘는 나라 출신의 사람들이 있었으므로, 홍콩과 일본의 방송을 볼 수 있는 위성안테나가 설치되었던 것이었다.

    1993년의 어느 날 나는 ‘4 Non Blondes’를 만나게 되었는데, 그 거주지의 16인 중 아마도 유일하게 노래를 들으며 즉석에서 뜻을 파악할 수 있는 군인이었을 것이다. “I pray every single day, for Revolution.”이라고 외치는 페리의 목소리는 나를 전율하게 했다. 미국에서 혁명을 논하는 이가 있다니. 당연히도, 그는 여성이었다. 그리고, 동성연애자였다. 그렇지 않았더라면 그렇게 애타게 혁명을 외칠 수 없었을 것이다.

    동성연애자인 여성의 혁명을 울부짖는 노래. 미국의 남자 DJ들이 틀었을 리 없다. 가사를 살펴보자.

    Twenty-five years and my life is still
    Trying to get up that great big hill of hope
    For a destination

    25년이 지났지만 내 삶은 여전히
    그 거대한 큰 희망의 언덕이라는 목적지에 오르려
    애쓰고 있어.

    I realized quickly when I knew I should
    That the world was made up of this brotherhood of man
    For whatever that means

    나는 그래야 한다(희망의 언덕을 올라야 한다)는 것을 알았을 때
    세상이 이 남성들의 형제애라는 것으로 이루어져 있다는 것을 곧 깨달았어.
    그게 무엇을 의미하는지 간에.

    And so I cry sometimes
    When I’m lying in bed just to get it all out
    What’s in my head
    And I, I am feeling a little peculiar
    And so I wake in the morning
    And I step outside
    And I take a deep breath and I get real high(5)
    And I scream from the top of my lungs
    What’s going on?

    그래서 나는 내 머릿속에 있는 것을
    그냥 다 내보내기 위해 침대에 누워
    가끔 울어.
    그리고 약간 기이한 느낌을 느껴.
    그래서 나는 아침에 일어나 바깥으로 나가서
    깊은 호흡을 하고 정말 취해서
    목청이 터지도록 큰소리로 비명을 질러.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 거야(도대체 왜 이런 거야)?

    And I say, hey yeah yeah, hey yeah yeah
    I said hey, what’s going on?
    And I say, hey yeah yeah, hey yeah yeah
    I said hey, what’s going on?
    Ooh, ooh ooh, hoo, hoo, hoo, hoo
    Ooh, ooh ooh, hoo, hoo, hoo, hoo
    Ooh, ooh ooh, hoo, hoo, hoo, hoo
    Ooh, ooh ooh, hoo, hoo, hoo, hoo

    And I try, oh my god(6) do I try
    I try all the time, in this institution(7)
    And I pray, oh my god do I pray
    I pray every single day
    For a revolution

    그리고 나는 애를 써, 맹세컨대 정말로 애쓰고 있어.
    나는 이 제도 속에서 언제나 애써.
    그리고 나는 기도해, 맹세컨대 정말로 기도해.
    나는 매일매일 기도해,
    어떤 혁명을 바라며.

    And so I cry sometimes
    When I’m lying bed
    Just to get it all out
    What’s in my head
    And I, I am feeling a little peculiar
    And so I wake in the morning
    And I step outside
    And I take a deep breath and I get real high
    And I scream from the top of my lungs
    What’s going on?
    And I say, hey hey hey hey
    I said hey, what’s going on?
    And I say, hey hey hey hey
    I said hey, what’s going on?
    And I say, hey hey hey hey
    I said hey, what’s going on?
    And I say, hey hey hey hey
    I said hey, what’s going on?
    Ooh, ooh ooh ooh
    Ooh, ooh ooh, hoo, hoo, hoo, hoo

    Twenty-five years and my life is still
    Trying to get up that great big hill of hope
    For a destination

    25년이 지났지만 내 삶은 여전히
    그 거대한 큰 희망의 언덕이라는 목적지에 오르려
    애쓰고 있어.

    ‘군바리’들이 도우미 한 번 꼬드기려고 온갖 노력을 다하고 있던 그때, 나는 이 여성 린다 페리에게 반했고, 인터넷도 유튜브도 없었고 MP3도 한국 사회에는 거의 없었던 시절, 기회가 주어질 때마다 그의 노래를 MTV로 보면서 몇 개월을 보냈다.

    그의 노래의 가사는 화려하지 않았지만, 진실이, 그리고 진심이 담겨 있었다는 점에서 마음을 울렸다. 왜 그들이 4 Non Blondes(네 명의 blond가 아닌 이들)라는 그룹 이름을 택했었는지도 알 것 같았다. blond, 혹은 금발은, 주류 사회에서 가장 환영받는 여성을 의미하기도 한다. 마릴린 먼로의 대표작 중 하나인 영화의 제목이 그것을 여실히 보여준다. <Gentlemen Prefer Blondes> 신사들은 금발을 더 좋아했나 보다.(관련 링크)

    fair라는 단어가 있다. 공정함과 전혀 인연이 없어 보이는 이들이 자꾸 이 단어에 해당하는 한국어 단어를 사용해서 짜증을 내는 분들이 많다. 그런데, fair라는 단어 자체가 공정하지 않게 사용되어왔다.

    관련 링크

    fair adjective
    A2
    (of skin) pale, or (of hair) pale yellow or gold:
    She’s got fair hair and blue eyes.

    a fair complexion
    My sister has dark hair but my brother’s fair (= he has fair hair).
    He’s fair-haired.
    All my family are fair-skinned.

    fair 형용사
    A2
    (피부와 관련하여) 색깔이 옅은(엷은, 연한, 백인의), 혹은 (머리카락과 관련하여) 옅은 노란색의 혹은 금색의:
    그(여성)는 공정한 머리카락(금발)과 파란 눈을 가지고 있다.

    공정한(백인의) 피부색
    나의 여동생은 짙은 머리카락을 가지고 있지만, 남동생(혹은 형/ 오빠)은 공정하다(금발이다).
    그는 공정한 머리카락을 가지고 있어(금발이야).
    우리 가족 모두는 공정한 피부색을 가지고 있어(백인의 피부를 가지고 있어).

    공정함이나 정의 같은 말들은, 쓰는 사람마다 그 의미가 다를 것이다. 이 아프리카와 중동과 아메리카와 중국의 비극을 초래했던 짐승만도 못한 ‘영 제국주의자’들은, 자신들의 피부색을 ‘fair’라 묘사했고, 금발을 ‘fair hair’라고 불렀다. 웃기는 점은, 영국에는 blond가 별로 없다는 것이다.

    이모 씨, 당신이 숭상하는 미국인들이 사용하는, English 쓰는 자들의 원조가 말하는 공정함이 그거야. 자기가 가지고 있는 것을(fair skin), 자기가 성적으로 원하는 대상을(a fair lady), 어떤 경우에는 성적으로 착취하기를 원하는 대상들을, fair하다고 한 거야.

    그래서 린다 페리를 비롯한 네 젊은 로커들은 자신들을 블론드가 아니라고 선언한 것이다. 그리고 그 작명은, 미국 사회의 주류-남자이고, 검거나 까무잡잡하거나 누런 느낌이 있는 인종은 unfair하다고 생각하고, 금발 머리 여성을 fair하다고 부르며, 남자들의 우애(brotherhood of man. 사실 그들 사이에 우애 같은 것은 없지만, ‘해먹을’ 때는 끼리끼리 잘 뭉치곤 한다.(8))를 자랑하는 자들-에게 저항한다는 뜻을 밝힌 것이다. 그 주류에 속했거나, 주류에 아부하고 싶었던 라디오 방송국 관계자들은, 이 멋지고 아름답고 강력한 노래를 철저히 외면했다. 그러나 다른 나라에서는 그렇지 않았고, 그들의 노래는 세계적으로 유명한 노래가 되었다.

    삼진 아웃이라는 말이 있다. 원래 야구 용어이다. 미국의 어느 흑인 여성 작가는 미국에서 흑인으로, 여성으로 태어나는 것은 이미 스트라이크 둘을 받은 상태에서 타석에 오르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덧붙였다. 흑인이고 여자이면서 가난한 집안에서 태어나는 것은, 타석에 오르기도 전에 스트라이크 셋을 받는 것이라고. 즉 그들은 타석에 오를 기회조차 얻지 못하고 삼진 아웃 된다는 것이었다.

    린다 페리의 어머니는 브라질인이었고, 아버지는 포르투갈계 미국인이었는데, 아래 사진에서 보이듯 피부색은 약간 더 흑인에 가까웠다. 그는 여성이었고, 50% 정도로 흑인이었다. 그러니, 이런 표현이 가능하다면, 그는 스트라이크 1.5개를 받은 상태로 타석에 오른 것이었다. 그런데 그는 동성연애자였고, 그래서 노 볼 2.5 스트라이크(no ball and 2.5 strikes) 상태로 타석에 올라가게 되었을 것이다. 상대방 투수가 엄청나게 유리했고, 페리는 죽을 힘을 다해 애써도 삼진 아웃을 피하기 힘들었을 것이다. 이 노래 <What’s Up>은 그런 여성이 부른 노래이다.

    린다 페리는 나중에 ‘4 Non Blondes’를 탈퇴했고, 노래를 계속 부르긴 했지만, 작사-작곡가와 제작자(producer)로 더 큰 활약을 했다. 전 편에서 소개했던 크리스티나 아길레라의 <Beautiful>은 린다 페리가 작사하고 작곡한 노래이다. 원래 린다 페리 자신이 녹음하고자 했었던 이 노래를 들은 스무 살의 ‘아이돌’ 가수는, 자신은 아이돌 가수가 되고 싶지 않다고 말하며 린다 페리에게 자신이 그 노래를 부르고 싶다고 간청했고, 마음 넓은 언니 페리는 그것을 수락했다고 한다. 린다 페리가 부르는 <Beautiful>은 여기서 확인할 수 있다.(관련 링크)

    둘은 완전히 다른 외양을 하고 있고, 성적인 지향성도 달랐지만(이성애자-동성애자), 모두 대단한 음악인이었고, 아름다웠다.

    이 세상에서 가장 많이 팔린 음악 앨범을 냈던 음악가는 누구일까? 여러 앨범의 판매 수치의 합산이 아니라 단일 앨범으로 말이다. 전 세계적으로 삼천만 장 이상의 앨범을 팔았던 대중음악 가수들의 목록을 살펴보자.

    1969년에 태어났던 나는 이 목록을 보면서 1970~1980년대에 학생이었던 이들은 왜 그렇게 록 음악을 선호하는 경우가 많았는지 깨달을 수 있었다. 그 장르의 음악들은 세계적으로 큰 인기를 끌었고, 한국에서도 그랬던 것이었다. 이 목록에서 록으로 전혀 분류되지 않은 앨범의 음악가는 Shania Twain과 Adele밖에 없다. 생각해 보니, 이 목록에서 내가 사거나 선물 받았거나 MP3를 내려받지 않았던 음반은 Shania Twain과 Adele의 음악들뿐이다.

    이 목록을 보고 “왜 미국과 영국 음악인들만 있죠?”라는 질문을 누가 던진 일이 있다. 사실 그렇지는 않은데, 2위인 AC/DC는 호주 그룹이고, Ceilne Dion과 Alanis Morissette은 캐나다인들이다. “그래 봐야 다 영어 사용권 나라들이네요.”라고 할 수 있지만, 사실 두 여자 가수는 성을 보면 알 수 있듯 프랑스계 캐나다인이다. 또한, Carlos Santana는 멕시코 태생이다.

    그래도 미국과 영국 음악인들이 많은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이 목록에는 제외되었지만(3,000만 장 이상 판 앨범이 있기는 하지만 음반 제목이 <Greatest Hits>, 즉 가장 인기를 끌었던 음악들만 모은 앨범이어서), 삼천만 장 이상 팔린 음반을 낸 음악인 중에는 ABBA(스웨덴 출신)가 있고, 이천만 장 넘게 판매된 음반을 냈던 이들에는 자메이카의 밥 말리와, ABBA처럼 스웨덴 출신인 Ace of Base가 포함된다.

    이제 오늘 글의 두 번째 주인공 얼라니스 모리셑(Alanis Morissette) 얘기를 해 보자. 대개 앨러니스 모리세트라고 부르지만, 미국인들과 캐나다인들은 얼라니스[əˈlɑːnɪs]라고 발음할 것이다. 이 여자 가수는 1995년에 21세의 나이에, 여자 가수로는 역사상 두 번째로 많이 팔린 음반을 발매한다. 놀랍게도, 판매 수치를 보면 그 음반, <Jagged Little Pill>(관련 링크)은 역사상 여덟 번째로 많이 팔린 음반이다. 7위가 Led Zeppelin의 그 유명한 4집 앨범(Stairway to Heaven, Rock’n’roll 등 포함)이고, 9, 10위가 마이클 잭슨의 <Bad>와 <Dangerous>라는 것을 고려하면, 이 여성 로커의 앨범은 놀라운 결과를 얻었던 것이었다.

    그에 대한 소개와 이런저런 얘기들은 생략하겠다. 영어 독해력이 충분한 분들은 관련 링크 글을 참조하시면 될 것이고, 다른 분들은 여기 링크 글을 읽으시면 좋을 것이다.

    나는 이 앨범을 매우 좋아하는데, 엄청난 가창력 때문이기도 하지만, 가사가 흥미롭기 때문이기도 하다. 그의 대표곡 중 하나인 <You oughta know>(관련 링크)를 소개한다. 구구절절하게 얘기하지 않겠고, 가사를 소개하고 그것을 번역하는 정도로만 이야기할까 한다. 처음 듣는 분들도, 이 당시 21세 가수의 가창력과 가사에 반하게 될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한다. 아래 링크는 이 노래를 라이브로 부르는 그의 동영상인데, 라이브와 원 음원의 차이가 거의 없을 정도로 이 가수는 노래를 잘했다. (관련 링크)

    ‘섹슈얼한’ 얘기가 많이 나온다. 어린이들은 나중에 읽기 바란다.

    I want you to know, that I am happy for you
    I wish nothing but the best for you both

    나는 당신이 알기를 바라, 내가 당신 때문에 기쁘다는 것을,
    나는 당신들 둘이 최고로 잘 되기를 기원해.

    An older version of me
    Is she perverted like me?
    Would she go down on you in a theater?

    나의 더 나이든 버전
    그 여자는 나처럼 변태적이야?
    그는 극장에서 너를 덮칠까?(10)

    Does she speak eloquently
    And would she have your baby?
    I’m sure she’d make a really excellent mother(11)

    그는 유창하게 말해?
    그는 당신의 아이를 가질까?
    나는 그가 훌륭한 어머니가 될 거라고 확신해.

    ‘Cause the love that you gave that we made(12)
    Wasn’t able to make it enough for you
    To be open wide, no

    당신이 주었고 우리가 나누었던 사랑이
    당신이 완전히 열려 있게 만들기에는
    충분하지 않았었기 때문에, 그래 충분하지 않았어.

    And every time you speak her name
    Does she know how you told me
    You’d hold me until you died
    ‘Til you died, but you’re still alive

    그리고 당신이 그의 이름을 부를 때마다
    그는 알까? 당신이 내게 당신이 죽을 때까지
    나를 안아주겠다고 어떻게 말했었는지를.
    당신이 죽을 때까지라고, 하지만 당신은 아직 살아있네.

    And I’m here, to remind you
    Of the mess you left when you went away
    It’s not fair, to deny me
    Of the cross I bear that you gave to me(13)
    You, you, you oughta know

    그래서 나는 당신이 떠났을 때 남겼던 그 난장판을
    당신에게 상기시키고자 여기에 있어.
    당신이 나에게 주었고 내가 품고 있는 그 십자가를 내게서
    부인하는 것은 공정하지 않아.
    당신은, 당신은, 당신은 알아야 해.

    You seem very well, things look peaceful(14)
    I’m not quite as well, I thought you should know
    Did you forget about me, Mr. Duplicity?
    I hate to bug you in the middle of dinner
    It was a slap in the face
    How quickly I was replaced
    And are you thinking of me when you fuck her?

    당신은 매우 좋아 보여, 일들은 평화롭게 보여.
    나는 그만큼 괜찮지 않아, 이걸 당신이 알아야 한다고 생각했어.
    나에 대해 잊었나요, 표리부동 씨?
    나는 당신이 저녁 먹을 때 당신을 괴롭히기 싫어(전화로).
    내가 그렇게 빨리 대체된 것은
    내 뺨을 때리는 것(모욕)이었어.
    당신은 그 여자와 그걸 할 때 나를 생각해?

    ‘Cause the love that you gave that we made
    Wasn’t able to make it enough for you
    To be open wide, no
    And every time you speak her name
    Does she know how you told me
    You’d hold me until you died
    ‘Til you died, but you’re still alive
    And I’m here, to remind you
    Of the mess you left when you went away
    It’s not fair, to deny me
    Of the cross I bear that you gave to me
    You, you, you oughta know

    ‘Cause the joke that you laid in the bed
    That was me and I’m not gonna fade
    As soon as you close your eyes, and you know it
    And every time I scratch my nails
    Down someone else’s back I hope you feel it

    왜냐하면, 당신이 침대에서 했던 그 농담은,
    그건 나였고, 당신이 눈을 감자마자
    나는 서서히 사라지지 않을 거야. 그리고 당신은 그걸 알아.
    그리고 내가 다른 누군가의 등을 나의 손톱으로 할퀼 때마다
    나는 당신이 그걸(내 손톱의 감촉을, 내가 다른 남자와 한다는 것을) 느끼길 바라.

    Well, can you feel it?

    느낄 수 있어?

    Well I’m here, to remind you
    Of the mess you left when you went away
    It’s not fair, to deny me
    Of the cross I bear that you gave to me
    You, you, you oughta know
    Well I’m here, to remind you
    Of the mess you left when you went away
    It’s not fair, to deny me
    Of the cross I bear that you gave to me
    You, you, you oughta know

    이 노래는 4 Non Blondes의 <What’s Up>과는 다르게 완전히 개인적인 노래이다. 이 노래로부터 무슨 교훈을 얻자는 것이 아니다. 나는 이런 질문을 하고 싶다. 만일 이런 노래를 21살의 여자 가수가 한국에서 발표한다면 무슨 일이 일어날까? 1990년대 중반의 캐나다에서 모리셑은 이 노래를 비롯한 <Jagged Little Pill> 앨범의 수록곡들을 통하여 ‘국민 가수’로 등극했고, 역사상 최고의 여성 로커 중 하나라고 전 세계에서 칭송받았다. 역사상 가장 많은 음반을 판매한 여성 로커가 되었다. 2021년 한국에서라면 어떨까? 어느 여성 아이돌 가수가 “저 요즘 <82년생 김지영> 읽고 있어요.”라고 말하자 개떼같이 어떤 남자들이 달려들어 ‘페미 검증’을 하는 이 나라에서라면 어떠했을까? 아니, 어떠할까?

    스물한 살의 여성도 이런 가사의 노래를 당당히 부를 수 있다. 이십 대 후반의 여성 국회의원의 입에서 젖내가 난다고 말하는 자들이나, 그를 류호정 이라고 불렀던 진보를 참칭하는 인간들은, 여성도 말할 수 있으며, 특히 감성이 결부되는 경우 남성들보다 훨씬 더 잘 말할 수 있다는 것을 깨닫기 바란다. 물론 그 정도 상태라면 호전될 가능성이 별로 없겠지만.

    다음 주에는 비틀즈와 송골매를 다룬다. 공통점이 있을까? 있다. 리드 보컬이 둘이라는 점에서(존 레넌, 폴 매카트니. 배철수, 구창모). 완전히 다른 스타일의 보컬 둘이 한 팀을 이루었다는 점에서. 그리고 이상한 시도를 했다는 점에서. 소재를 제공하신 최** 님께 미리 감사를 드린다.

    <주석>

    1. https://en.wikipedia.org/wiki/What%27s_Up%3F_(4_Non_Blondes_song)

    2. 인용한 사이트를 보면, 일 인당 국민소득이 가장 높은 OECD 국가들은 의외로, 아이슬란드와 아일랜드임을 알 수 있다.

    3. 다시 한번 말씀드리지만, 소설 주인공과 작가는 다릅니다. 이 소설이 제 자서전인 것처럼 느끼는 분들이 있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그렇지 않습니다. 소설입니다. 물론 제가 워낙 잘 써서 사람들이 그렇게 착각하는 것이기도 하겠지만요. ^^

    4. 이 말은 1993년 대전 엑스포 때 만들어졌다. 그리고 얼마 후에 유흥주점 접대부를 지칭하는 말로 변질되기도 했다.

    5. get high는 ‘취하다’라는 뜻인데, 대개 마약이나 술에 취한다는 뜻이다.

    6. oh my god는 일종의 감탄사로, 제대로 번역하기가 어렵다. “맹세컨대”는 내용에 어울리는 것 같아서 시도해 본 의역이다. oh my god는 상황에 따라서는 “어머.”로도 “이런.”으로도 “세상에.”로도 번역될 수 있다. 여담인데, 1980년대 후반 ‘일부 몰지각한 운동권 학생들’은 “Oh my Marx!”라는 감탄사를 만들어 문서에 쓰기도 했었다.

    7. institution 관습으로서의 제도

    8. 예를 들어 Facebook을 만들어 젊은 나이에 거부가 되었고, 영화 소재도 되었던 이는, 유태인이 아니었다면 사업을 시작할 때 그런 엄청난 자금제공(funding)을 절대 받지 못했을 것이다.

    9. ‘역대급’ 같은 말도 안 되는 말을 쓰는 이들에게 그게 왜 말이 되지 않는지를 설명한다. ‘역대’는 원래 명사이고 그래서 다음과 같이 쓰일 수 있다.

    역대의 왕조들은 제왕의 덕을 기리며 태평성대를 구가하는 궁중 음악을 발달시켰다.

    그리고 그 단어는 관형어(명사 수식)로도 쓰인다.

    양 팀 간의 역대 전적은 104패로 우리 팀이 우세합니다.

    OOO 코치의 계약금과 연봉은 민속 씨름 역대 코치 가운데 최고액 대우다.

    그 단어가 가장 흔히 쓰이는 경우는 명사 수식(관형어)이며, 가장 흔한 경우는 ‘최’로 시작하는 단어들을 꾸미는 것이다.

    역대 최악의 지진. 역대 최고의 가수.

    중요한 것은, 두 예에서 역대는 ‘최악’이나 ‘최고’를 수식하고 강조할 뿐이며, 그 말들의 핵심적인 내용은 ‘최악의 지진’과 ‘최고의 가수’라는 점이다. 그 단어 뒤에 ‘급’을 붙여 관형어로 만들고, 무언가를 강조하기 위해 사용한 것은, 부차적인 것을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 어떤 이의 착각이었을 뿐이다. 두 예를 보라. 후자가 얼마나 이상한 표현인지를 알 수 있을 것이다.

    얼라니스 모리셑은 역사상 최고의 여성 로커이다.

    얼라니스 모리셑은 역사상의 여성 로커이다. 혹은, 얼라니스 모리셑은 역사급의 여성 로커이다.

    그런데 이 말이 TV에 몇 번 나오자 상당수의 이들이 따라 하게 되었다. 유명한 국어 강사도, 아나운서도, 정치인도.

    10. 1990년대 중반에 많은 한국의 청춘 남녀들이 비디오방에서 했던 일들을, 캐나다의 청춘들은, 극장에서도 했던 것이었다.

    11. make는 불완전 자동사로 쓰여 ‘~가 되다’의 뜻을 갖기도 한다. You will make a very good teacher. 너는 아주 훌륭한 선생님이 될 거야.

    12. 관계대명사 절은 중첩되어 명사를 꾸밀 수 있다.

    A man that hates women that went to Harvard is not politically correct. 여성들을 혐오하는 하버드에 다녔던 한 남자는 정치적으로 올바르지 않다.

    A man who was from a bourgeoisie family who once thought he was a  socialist  eventually became a bourgeoisie. 한때 자신이 사회주의자라고 생각했었던 부르주아 집안 출신의 한 남자는 결국 부르주아가 되었다.

    13. 역시 관계대명사 절이 이중으로 사용되고 있다. the cross (which 생략)I bear that you gave to me

    내가 품고 있고 당신이 내게 주었었던 십자가

    14. ‘~처럼 보인다’는 뜻의 look과 seem에 관해서는, 구구야화-3 ‘불완전 자동사’ 완전 정리를 참조할 수 있다.

    필자소개
    정재영(필명)은 서울대 영문학과를 졸업한 작가이다. 저서로는 「It's not Grammar 이츠낫 그래머 」와 「바보야, 문제는 EBS야!」 「김민수전」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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