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공무원노조, 법외노조 고수했지만..."
    By tathata
        2006년 11월 27일 07:25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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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국공무원노조(위원장 권승복)는 지난 25일 임시대의원대회에서 합법노조 전환을 묻는 조합원 총투표를 12월 중 실시하자는 안건에 대해 재석 대의원 360명 중 과반에서 9명이 모자란 172명이 찬성함으로써 부결시켰다.

    공무원노조는 이날 구미 구평동의 운수연수원에서 대의원대회를 열어 “(노동조합) 일반법에 의한 노동3권 쟁취투쟁을 전개하고, 정부와의 직접적인 교섭을 통한 합의안이 마련되고 조합원들이 이를 승인할 때까지 법외노조의 원칙을 지켜나간다”을 원안을 재석 대의원 340명 중 179명의 찬성으로 통과시켰다. 이날 오후 2시 40분부터 장장 9시간 가까이 진행된 격론 끝에 공무원노조는 기존의 ‘법외노조 유지’ 방침을 재확인 한 것이다.

    공무원노조는 또 오는 12월부터 내년 2월까지 “90만 공무원 노동자의 생존권 사수에 사활을 걸고, 총액인건비제 사수와 공무원연금 개악저지를 위해 14만이 직접 참여하는 총력투쟁을 전개한다”고 결의했다.

       
     ▲ 25일 열린 공무원노조 대의원대회 (사진=전국공무원노조 홈페이지)
     

    이로써 한동안 합법노조 전환 여부를 둘러싼 공무원노조의 ‘내홍’은 일단은 봉합된 것으로 보인다. 공무원노조는 법외노조의 ‘투쟁력’을 지속시켜 대정부 압박을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그러나 이번 결과는 그동안 대의원대회에서 만장일치에 가까운 압도적인 찬성으로 법외노조 고수를 유지해온 것과 달리, 과반에 불과 9표가 미치지 못한 수치로 부결됨에 따라 공무원노조 내부에서 진행되고 있는 ‘합법노조로의 이탈 현상’이 가시화될 가능성을 보여준 것으로 평가된다. 이미 조직 내부에서는 "법외노조로서 지탱하는 것이 힘들다"는 목소리가 점차 확산되고 있다고 노조 관계자들은 얘기하고 있다.

    공무원노조의 한 관계자는 이번 결과에 대해 “한마디로 당혹스럽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 1월부터 공무원노조법이 발효되어 행정자치부의 행정대집행, 인사상 불이익, 조합비 원천징수 봉쇄 등 탄압이 고조되자, 과거와 달리 확연하게 법내로 전환하는 목소리가 커진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대의원대회에서 법외노조 고수를 결의한 만큼 수정안에 동의한 이들도 결과를 겸허히 수용해야 할 것”이라며, “지금부터는 내년 상반기 투쟁을 본격적으로 조직하여 대정부 투쟁과 교섭을 준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공무원노조의 이같은 계획이 실제 각 지역본부와 지부에도 그대로 실행될 수 있을지는 낙관하기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일부 지부는 노조 설립신고를 준비하고 있는 상황에서 대의원대회에 참가해 수정안 제출에 동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본부와 지부는 “당장 합법노조로 전환하지는 않겠지만, 조합원의 의견을 물어 최종 방침을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19개지부가 속해 있는 부산본부는 이번 대의원대회에서 조직적으로 수정안 제출에 참여했다. 오봉섭 부산본부장은 “본부의 운영위원회에서 수정안 제출에 대해 만장일치로 합의했다”고 전하며, “투쟁의 동력이 더 이상 모아지지 않기 때문에 조합원의 뜻을 물어보자는 취지였다”고 말했다.

    오 본부장은 “중앙의 결정은 이행되고 존중돼야 한다”면서도 “대의원대회의 결과가 그렇게 났다고 해서 조합원의 의견을 막을 수는 없다”고 말했다. 그는 “합법노조 전환에 대한 조합원 설문조사나 찬반투표 실시 등을 통해 조합원의 의견을 묻는 것도 한 방법”이라고 말했다.

    공무원노조는 전국 251개 지부 가운데 50여개지부가 합법노조로 전환했다고 보고 있다. 이는 한 사업장 내에 법외노조와 합법노조가 공존하고 있는 곳도 포함된 수치다. 공무원노조는 또 전체 12만명의 조합원 가운데 조합비를 내지 않은 1만5천여명의 조합원이 이탈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공무원노조가 내부 갈등으로 ‘시련’을 겪고 있는 가운데 행자부 또한 기존의 ‘불법단체 합법노조 전환 지침’을 여전히 시행함으로써 노조를 옥죌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합법노조로 전환한 지부에 대해서는 조합원 원천징수 허용, 노조 사무실 제공, 인사상 불이익 철회 등의 ‘당근’을 제시함으로써 합법노조로 유도할 것으로 보인다. 행자부가 법외노조와 합법노조를 철저하게 분리 대응함으로써 합법노조 전환을 계속적으로 압박하게 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행자부의 한 관계자는 “공무원노조가 오는 12월부터 총력투쟁을 예고하고 있는 만큼 행자부의 대응도 이 시기에 초점을 맞추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행자부가 공무원노조에 ‘또다른 채찍’을 준비하고 있다는 말이다.

    최윤영 공무원노조 정책실장은 “현재 진행되고 있는 노조 갈등을 극복하고, 공무원노조가 어떻게 민주노조의 길을 만들어 가느냐가 앞에 놓여진 최대의 과제”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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