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책위 따로, 의원단 따로, 대책위 따로
        2006년 11월 27일 01:51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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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동산은 현재 양극화의 상징이다. 13만 가구가 비닐하우스나 움막에 산다고 하는데, 천정부지로 솟는 강남 등의 부동산 가격은 자산의 양극화를 더욱 심화시키고 있다. 여기서 소득의 양극화, 삶의 질의 양극화가 비롯되는 것은 물론이다.

    민주노동당이 부동산 문제에 대해서 대응하지 못한다는 비판이 비등하다. 최고위원들이 경실련의 김현동씨를 불러서 공부를 했다는 이야기도 들린다. 부동산 대책이 무엇이 되어야 하느냐의 문제 또한 있겠지만, 부동산 문제에 대한 민주노동당의 대응은 민주노동당의 내부적 문제점을 총체적으로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다.

    부동산 대책위 1년 전에 만들어놓고 유명무실

    사실 부동산 대책위는 이미 2005년에 만들어졌다. 민주노동당에는 매년 수십 개의 대책위가 만들어지기 때문에 대책위를 만드는 것이 중요한 일은 아니다. 이 대책위 또한 부동산 문제의 비등한 요구 때문에 만들어진 것이다. 이때, 민주노동당 기관지인 <진보정치>는 부동산 문제에 대한 정책위의 무능을 맹공하면서 김헌동씨가 “민주노동당 정책은 경실련을 베낀 것에 불과하다”라고 얘기한 인터뷰 내용을 그대로 인용하였다.

       
     

    당시, 정책위원회에서 주대환 의장이 먼저 발표한 안은 헌법을 고쳐서라도 토지공개념을 부활시켜야 한다는 것이었다. 논란이 있을 수는 있겠지만, 여론의 반응이 크게 나쁘지는 않았던 것으로 기억된다. 토지공개념 부활안에 대해서 당내 이견도 있고, <진보정치>의 비판도 있고 해서 당시 주대환 정책위의장의 주재 아래 당 정책위, 진보정치연구소, 관련 의원실, 경제민주화운동본부 등 당내 주요 해당 부서의 관련 인사들이 참여하는 대책위가 구성되었다.

    당시에도 가장 주요하게 논의된 것은 1세대 1주택 소유를 원칙으로 하고 예외적으로 2주택을 허용하자는 안이었다. 헌법 문제가 있지만, 토지공개념 위헌 결정 등을 분석해 본 바 합헌적 입법도 가능하고, 토지공개념에서 주택소유 제한도 이끌어 낼 수 있을 것으로 보았다.

    이 대책위가 정책은 결정하여 발표하였지만, 이후의 활동은 전무하였고, 당내에 어떠한 행동 프로그램이 나와야 하는지에 대해서도 논의되지 않았다. 하여튼 이 정책을 발표하는 정책위의장의 기자회견은 철저한 무관심 속에서 진행되었다.

    그런데, 1년이 지난 지금 민주노동당 내 부동산 관련 대책위는 5개가 넘는다고 한다. 게다가, 어찌 되었든 당이 만든 정책이 있는데, 최고위원들은 경실련의 김헌동씨를 불러 교육을 받았다고 한다.

    정책에 대한 정치적 선택 하려하지 않는 지도부

    도대체 문제는 무엇일까? 정책이라고 하는 것이 세상에서 완전히 참신한 것은 없다. 부유세도 김대중이 먼저 이야기했고, 그 내용은 국책연구소에서 소개한 것이다. 민주노동당의 정책 대부분은 시민사회 운동의 결과물이기 때문에 상당 부분 거기에 빚져 있다. 문제는 정당인 민주노동당이 현재 제출된 안 중에서 선택을 하여야 하고, 그 선택에 따라 어떤 실천과 행동을 하여야 할지 전략적으로 결정하여야 한다는 것이다.

    민주노동당에는 이러한 과정이 완전히 결여되어 있다. 지도부는 정책에 대해서 정치적 선택을 하려고 하지를 않는다. 세부적 사항까지는 이해할 수 없다고 하더라도 일정 시점에서는 이를 선택하여야 한다. 그 다음으로 원내외를 아우르는 실천 계획이 도저히 나올 수 없는 구조라는 데에 있다.

    이전의 부동산 대책위의 경우, 여론에 영향력이 뛰어난 의원실은 커다란 역할을 하지 않았다. 정책위의장이 대책위원장이어서기도 하겠지만, 아무래도 의원이 중심이 아닌 모임에서 의원이 무언가를 한다는 것은 한국사회에서 대단히 어려운 일이다.

    의원을 동원하지 않으면 활동이 되지 않는데, 그 의원들은 자신이 중심이 아니면 활동하기 어렵다. 그렇다고 중앙당은 의원을 강제할 의사도, 능력도 없다. 이런 상황에서 당직공직 겸직 금지만 되뇌이는 것이 얼마나 옳은 일인가? 게다가 의원의 활동과 원외 활동이 적절히 결합되어야 효과가 증폭되는데, 이미 중앙당과 의원실 – 당 조직의 분리는 서울과 부산 정도의 거리이고, 이것을 강제할 매개 고리가 아무 것도 없다.

    그러니 모두들 따로 따로 활동을 하고 있는 것이다. 의원실은 의원실대로, 정책위의 담당자는 담당자대로, 무슨무슨 대책위는 대책위 대로 말이다. 지금 당 대표와 최고위원들을 욕하는 분들도 많다. 하지만, 그 분들이라고 지금 상황을 어떻게 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 민주노동당 의원총회 (사진 =연합뉴스)
     

    의원실 따로, 정책위 따로, 대책위 따로

    민중운동의 대표적 리더들이 모두 국회의원이 되어 원로원처럼 돼 있는데, 사실 당 대표라고 무슨 뾰쪽한 수가 있으며, 지역에서 아무리 잔뼈가 굵었더라도 최고위원들이라고 무슨 방법이 있겠는가.

    북핵 문제 같은 사안 말고는 정치적 결정을 할 의사도 능력도 없는 지도부와 원로원이 되어 버린 의원단 속에서 아무리 좋은 정책이 있더라도 민주노동당으로서는 하릴 없는 노릇이다. 그러니 민주노동당이 경실련 정책을 베꼈다고 이야기한 사람으로부터라도 교육을 받는 것을 어찌 탓하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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