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여당 폭락 8%대 지지…'경악' 넘어 '체념'
        2006년 11월 27일 04:36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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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코멘트를 하지 않는 것이 좋을 것 같다. 여기가 바닥인가 싶으면 떨어지고, 또 떨어지고…."

    열린우리당의 한 초선의원은 한숨부터 지었다. 그는 "국민들이 우리당을 식물 정당으로 생각하는 것 같다"고 체념조로 말했다. 당 지지율이 한자릿수로 떨어졌다는 여론조사 결과에 대한 반응이었다.

    열린우리당 지지율이 창당 이후 처음으로 한자릿수로 떨어졌다. 조인스닷컴과 미디어다음이 여론조사 전문기관인 ‘리서치앤리서치’에 맡겨 지난 22일 실시한 정당지지율 조사 결과다.

    이 조사에서 열린우리당 지지율은 8.8%로 무너졌다. 민주당 8.5%, 민주노동당 8.4%와 사실상 동률이다. 의석수 139석의 거대여당 지지율이 의석수 11석, 9석의 군소정당과 엇비슷하다는 얘기다. 열린우리당 지지율은 지난 4.15 총선 직전 50% 수준까지 치솟았었다.

    이번 조사에서 한나라당 지지율은 44.3%를 기록했다. 지지율로만 보면 ‘1강3약’의 구도다. 반한나라 연합의 맹주를 자처하기도 민망한 수준이다.

    ‘리서치앤리서치’ 김원균 본부장은 "부동산 문제가 가장 큰 영향을 준 것 같다"고 분석했다. 또 "당 자체의 존립이 불확실한 것도 부정적인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여당 의원들은 ‘경악’보다는 ‘체념조’의 반응을 보였다. 김형주 의원은 "부동산 문제 등에서 시행착오가 많았다"며 "민심의 향배가 이렇다면 받아들여야 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조경태 의원은 "국민의 신뢰를 완전히 상실했다"고 했다.

    여당 의원들에게 지지율이 바닥을 쳤다고 보는지 물었다. 앞으로 더 떨어질 것이라는 답변이 돌아왔다. 김형주 의원은 "내년 초순까지 이 기조를 벗어나기 어렵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노웅래 의원은 "앞으로 (떨어질 일이) 더 남았다. 여전히 어깨에 힘이 들어가 있다. 아직 정신을 못차렸다. 더 매를 맞아야 한다"고 했다.

    조경태 의원은 "(기간당원제 폐지를 놓고) 촛불집회에, 서명운동에 당원도 지도부도 아직 정신을 못 차리고 있다"고 했다. 그는 "우리당은 여전히 국민 앞에 겸허하지 못하다"고 말했다. 민병두 의원은 "심리적 저지선은 이미 무너졌다"며 "앞으로 완만하게 더 빠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상황이 호전될 가능성은 있을까.

    김형주 의원은 "하나 둘 잘한다고 해결될 문제가 아니"라고 했다. 그는 ‘정공법’ 외에 대안이 없다고 말했다. "국민들에게 뭇매를 맞더라도 정직하게, 정당한 방법과 길로 흔들림 없이 가야한다"는 것이다. 좌고우면하지 말고 개혁의 초심을 지켜야 한다는 뜻으로 들렸다.

    민병두 의원은 "미봉책으로 해결될 일이 아니다"며 "당청 관계 전반을 근본적으로 쇄신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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