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FTA 체결되면 농촌은 백약이 무효"
        2006년 11월 22일 08:34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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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2일 오후 2시 경기민중연대와 전국농민회총연맹이 주최한 ‘한미 FTA 저지 백만 총궐기 대회’가 열렸다. 대회엔 한도숙 경기민중연대 대표, 정형주 민주노동당 경기도당 위원장, 이홍기 전농 경기도 대표 등 한미FTA저지 경기도 시민단체 관계자들과 농민들이 6,000여명 참석했다. 

    고인이 된 이경해, 전용철, 홍덕표 농민의 추모로 시작한 대회에서 ‘FTA 저지 경기운동본부’ 한도숙 대표는 “이것은 끝이 아닌, 시작에 불과하다. 정부는 우리가 아무것도 모른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며 “우리의 힘을 모아 반드시 이기는 싸움을 하자”고 대회의 포문을 열었다.

    농촌지도자 경기도연합회 박용철 회장은 “한미 FTA가 체결된 후 농업에 대한 피해 대책은 백약이 무효하다. 이미 맥시코도 FTA 때문에 농민이 사라지고 있다”면서 “우리의 식량 주권을 사수하고 농민의 생존권을 지키기 위해 협상을 결사 저지할 것”이라고 결의했다.

    또 이어 평택 미군기지 예정지인 대추리 주민 신종원(43)씨가 “힘없는 대한민국을 내세워 미국이 우리 농민을 죽이려 한다. 지금 많이 힘든 건 사실이지만 대추리 농민들도 FTA 저지를 위해 힘을 모을 것이다”라고 연대사를 밝혀 농민들에게 지지와 환호를 받았다. 

       
     ▲ 경기도청 앞 농민들은 손수 농사지은 배추를 전경에게 던지는 것으로  울분을 표출할수 밖에 없었다.
     

    풍물놀이와  농민가 등의 노래로 대회 분위기가 고조 될수록 농민들의 목소리도 높아졌다. 그들은 농사짓는  얘기부터 시작해 다른 지역 걱정 및 농촌의 미래에 대해, 눈이 마주치기 무섭게 말을 쏟아냈다. 추운 날씨로 인해 쌀이 들어가야 할 포대는 농민들의 방석과 옷으로 둔갑했고, 컵라면과 소주로 언 몸을 녹이는 이들도 있었다.

    기자를 대하는 태도는 극과 극을 오갔다. 울분을 토로하기 위해 손을 놔주지 않는 농민이 있는가 하면, "기자도 정부랑 똑같다"며 마음을 닫아버린 농민도 있었다. 평택에서 삼대 째 농사를 짓고 있는 백철수(가명, 60)씨는 “군중 심리 때문도 아니고, 이 나이에 데모를 하고 싶은 건 더 아니다. 살아야 하는 현실을 직시했기 때문에 나온 것이다”면서 “힘의 논리에 따라 움직이는 지도자들을 어떻게 믿는가? 우리 같은 사람들은 자신을 믿고 끝까지 가보는 수밖에 없다”고 안타까움을 토로했다.

    여주 청부면 부녀회장 김순이(50)씨는 “수입 때문에 가격이 내리는 것도 환장하겠는데, 사람들이 농약도 안치고 제대로 키운 국산을 더 이상 믿지 않게 됐다”며 “더 심각한 것은 돈이 들어오지 않아 농촌에서도 가정이 자꾸 파탄 나고 있다. 정부가 나라살림을 망가뜨리기로 작정을 한 것 같다”고 울분을 토했다.

    행사 후 농민들은 김문수 지사를 만나기 위해 경기도청으로 향했으나, 값이 떨어진 배추를 전경들에게 던진 것으로 만족해야 했다. 큰 사고 없이 집회를 마친 농민들과 경기민중연대는 “FTA 반대”를 외치며 수원역까지 도보행진을 벌였다. 

    경기 민중연대는 수원역 앞에서 오는 12월 9일까지 천막 농성을 벌이며, 전농은 29일 서울에서 FTA범국본과 함께 대규모의 FTA 반대 집회를 열 예정이다.

    한편 이날 행사에는 부시 그림 화형식, FTA 반대 유령 복장 퍼포먼스, 경기도청 앞 배추 던지기 등의 다채로운 프로그램이 등장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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