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공군 성추행 사건,
    조직적 은폐 시도 더 심각
    "국방부 실태조사, 피해자가 피해나 왕따, 회유 받는 비율이 50% 넘어"
        2021년 06월 04일 12:13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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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혜린 군인권센터 상담지원팀장은 공군 여성 부사관 성추행 사건과 관련해 “폐쇄적이고 남성적인 조직문화에서 기인한 일이다. 가해자 한 명 악마화로 끝날 일이 아니다”라며 청문회와 특검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번 사건을 계기로 여군 성폭력 사건을 반복적으로 은폐, 축소해왔던 군의 문화를 깨야 한다는 것이다.

    방혜린 팀장은 4일 오전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 인터뷰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이 사건의 피해자가 피해 사실을 밝힌 후 심각한 2차 가해로 상황이 더 악화된 점”이라고 짚었다.

    방 팀장은 “피해자가 구제 절차를 요청했음에도 조직의 이름으로 막으려 했다는 것이 가장 큰 문제”라며 “단순히 가해자 한 명을 악마화해서 될 일이 아니다. (이 사건은) 폐쇄적이고 남성적인 조직문화에서 이 문제가 기인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2019년 국방부 실태조사를 보면 신고를 했는데 오히려 피해자가 피해를 받거나 왕따를 당하거나 회유를 받는 비율이 50%가 넘는다”며 “(군은) 완전히 망가진 조직”이라고 질타했다.

    그러면서 “군 검찰에만 맡기지 말고 피해자 보호체계에 어떤 문제가 있었는지, 지휘선상의 책임 등에 대해 청문회를 통해 반드시 밝혀야 한다”며 “이를 바탕으로 특검까지 진행해서 이번 기회에 반드시 군이 성범죄를 은폐하고 축소하는 사이클 자체를 깨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방부는 지난해 ‘성폭력 예방활동 지침’을 통해 성범죄자에겐 원스트라이크 아웃제도, 방조‧은혜‧묵인 등의 행위를 한 이들에게 성폭력 등 행위자와 동일한 징계를 적용하는 방침을 밝혔다. 이번 사건은 군내에 성폭력 매뉴얼이나 처벌 시스템이 존재함에도 전혀 작동하지 않았다는 점을 보여준다.

    방 팀장은 “매뉴얼을 아무리 잘 짜 봐야 이 매뉴얼을 사용하는 사람이 성폭력에 관대할 뿐만 아니라 이번만 무사히 넘어가면 우리 부대에 아무 이상도 없다, 는 식으로 계속 조직 내에서 무마를 하려고 한다. 그걸 보던 다른 여군들은 ‘피해를 신고하지 말아야겠다’는 것들이 반복되고 여군들도 남군들도 (은폐와 무마의 과정을) 다 학습을 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여군을 대하는 군 내 문화에 대해서도 강하게 비판했다. 방 팀장은 “(남군이 여군을) 동료 군인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는 것을 피부로 느끼는 상황들이 있다”며 “예를 들어 회식 자리에서 소위, 중위 정도밖에 안 되는 (여군을) 지휘관 라인이 있는 자리에 앉혀서 건배를 제의하는 등의 룰이 있다”고 전했다.

    이어 “회식에서 이런 문제들이 계속 나오니까 군은 ‘회식을 막으면 성범죄를 막을 수 있겠다’고 생각을 한다. 그런데 술은 (성폭력을 정당화할) 좋은 핑계거리일 뿐”이라며 “문제는 (가해자의) 이 핑계를 군사법원이나 군 내부에서 너무 많이 인정을 해준다는 점”이라고 지적했다.

    필자소개
    레디앙 취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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