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Free! Free! 김지태!"
        2006년 11월 21일 04:18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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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지.태. 석.방.하.라!”

    세계의 ‘반전 엄마’ 신디 시핸(49)이 어눌하지만 또박또박 힘주어 말했다. 신디 시핸은 21일 용산미군기지  앞에서 평택 미군기지 확장반대 및 주민탄압 중단 촉구 기자 회견을 가졌다.

    지난 20일 ‘한·미 FTA 저지범국민운동본부’ 등의 초청으로 ‘전쟁과 신자유주의 반대 재미협의회’ 회원들과 함께 방한한 시핸은 평택 미군기지 확장 반대를 위한 면담을 주한미군사령부에 세 번 요청했으나, 모두 거절당했다.

       
     ▲ 21일 오후 서울 용산미군기지 앞에서 열린 ‘평택 미군기지 확장반대, 주민탄압 중단촉구’ 기자회견 도중 ‘반전 엄마’ 신디 시핸(오른쪽)이 연설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21일 오전 안양 구치소에서 2년 실형을 선고받은 대추리 김지태 이장과 특별 면담(비공개)을 한 시핸은 평택 대추리에 대해 할 말이 많았다. 시핸은 “대추리에 가보니 내 나라와 내 군대가 부끄러웠다. 세계에서 가장 강한 군대와 싸우는 대추리 사람들을 보며 내가 더 많은 용기를 얻었다”면서 “대추리 사람들의 희망과 용기를 전 세계에 제대로 알리겠다”고 말했다.

    또 그녀는 “김지태 이장이 정신적으론 강한 사람이지만, 지병인 간염으로 인해 얼굴이 많이 안 좋아졌다”고 걱정하며 “대추리의 들을 강제로 빼앗는 것이 과연 미국이나 한국에 어떤 평화를 가져다주겠는가?”라고 반문했다.

    그러나 시핸의 목소리는 지나가는 차들이 내뿜는 각종 소음 및 용산 미군기지 내부의 공포탄 소리에 묻히고, 전경들의 바리게이트에 또 한번 막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녀는 지나가는 미군들에게 “I Love You! Peace! Peace!"를 연발하며 눈웃음을 보냈다.

    기자회견 후 주한미군사령관의 면담을 위해 부대에 들어가려는 시핸을 전경들이 막자, 그는 오른 손엔 아들 사진이 박힌 뺏지를 왼 손엔 미국 시민권을 들고 외쳤다.

    “미국 시민으로서 사령관을 만날 권리가 있으며, 정중하고 분명하게 밝힐 것이 있어 왔다! 왜 내 아들이 죽어야 했는가? 왜 미국 군대가 그래야 했는가? 무엇을 두려워하는가? 당신들은 겁쟁이다.”

    시핸의 세 번째 면담 요청은 아무런 답변을 듣지 못한 채 그렇게 끝났다. 앞으로 시핸과 미국 시민운동가들은 22일 민주노총 노동자대회와 한·미 FTA 저지 범국민총궐기대회, 23일 민주화가족협의회의 ‘목요집회’에 참가한 뒤 24일 출국 한다.

    기자는 길 떠나는 시핸을 붙잡고  “이길 수 있을까요?”라며 바보 같은 질문을 던졌다. 그러자 기다렸다는 듯 시핸은 웃으며 말했다.

    “이미 대추리 사람들은 매일 매일 승리하고 있다. 미국도 민주당이 승리했다. 평화와 양심을 사랑하는 전 세계인들이 우리와 함께 하며 그것이 바로 세계의 흐름이다. 우리는 결코 지는 싸움은 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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