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여당 주요 정책 '사분오열'
        2006년 11월 21일 12:39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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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요 정책 현안을 놓고 여당 내 갈등의 골이 깊어지고 있다. 그동안 잠재돼 있던 뿌리깊은 노선 차이가 정계개편을 앞두고 폭발적으로 터져나오는 양상이다. 특히 부동산 문제가 뇌관이 되고 있다.

    여당 의원 19명 "공공택지 개발시 전면 공영개발 하라"

    이목희, 민병두, 박영선, 이인영 의원 등 열린우리당 의원 19명은 21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주택가격 안정을 위한 당의 획기적인 정책적 대응을 요구했다.

    이들은 주택가격 안정과 서민주거 안정 방안으로 ▲아파트 분양원가 전면 공개 및 분양가 검증위원회 설치 ▲공공택지 개발시 전면 공영개발 및 국민주택규모 이하와 임대주택 위주 건설 ▲무주택 저소득층을 위한 우선분양제도의 조속한 시행 등을 제시했다.

    또 환매조건부 분양제도나 토지임대부 분양제도, 토지 수용시의 현물 보상제도 등도 전향적으로 검토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와 함께 택지비와 건축비 등을 부풀려 분양한 경우 해당 자치단체와 분양업체에 대한 감사원 감사청구, 국세청 세무조사, 형사고발 등이 고려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종합부동산세와 양도소득세는 현행대로 유지돼야 한다고 했다.

    이들은 "11.15 부동산 대책이 단기적으로는 집값 안정에 일정한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되지만, 중장기적으로는 가격 안정에 한계가 있다"고 지적하면서, 당 내의 정책라인을 겨냥했다. 이목희 의원은 "정책위가 너무 일탈해서 간다는 지적이 많다"며 "정책라인에서 당의 강령과 노선에서 어긋나는 얘기를 해서는 안된다"고 말했다.

    당 정책위가 분양원가 공개, 환매조건부 분양제도 등을 검토할 것이라고 밝힌 것과 관련해선, "정책은 시기가 중요하다"면서 이들의 정책의지에 의구심을 나타내기도 했다. 특히 분양원가 공개와 관련, "분양가제도개선위원회에선 아직도 분양원가에 대한 찬반논쟁을 하고 있다"며 분양원가를 전면 공개하고 분양가검증위원회를 설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천정배 "’버블세븐’ 지역 1가구 3주택 이상 소유 제한"

    박영선 의원은 "이번 요구안을 마련하기 위해 지난주 두 차례 회합을 가졌고, 일요일에도 모여 내용을 논의했다"며 "모임에 참여하는 의원들이 더욱 늘어날 것"이라고 전했다.

    이들을 포함한 여당 의원 45명은 이날 정책의총을 통해 당론을 결정해야 한다는 별도의 성명서를 내기도 했다. 당 정책라인의 ‘전횡’을 견제하려는 셈으로 보인다. 이들은 가장 먼저 부동산 정책의총의 조속한 개최를 촉구했다.

    최근 부동산 정치를 활발히 벌이고 있는 천정배 의원도 이날 전남대 강연에서 부동산대책과 관련, "11.15 대책이 집값을 안정시키는데 얼마나 효과가 있을지 의문"이라며 "공공택지에서 공급하는 모든 주택에 대해 환매조건부 분양방식을 도입하고, ‘버블세븐’과 같은 특정지역에 대해 한시적으로 1가구 3주택 이상 소유를 제한하는 고강도의 대책을 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천 의원은 이밖에 ▲분양가 상한제 도입 ▲분양원가 공개 ▲주택청약제도 개선방안의 조기실시 ▲다주택보유자 대출제한 및 실수요자 대출금 세제혜택 ▲과세기준의 종량세(소유주택수에 따른 과세) 전환 ▲상시적 세원조사 등을 제안했다. 천 의원은 이날 여당 의원들의 ‘정책 대응’ 성명에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이라크 파병연장 "즉각 철군 – 단계적으로 – 연장"

       
     ▲ 우리당 임종석 의원 등이 자이툰부대 철군 촉구를 위한 기사회견을 하고있다 (사진=연합뉴스)
     

    이라크 파병연장 문제를 놓고도 파열음이 나오고 있다. 임종인, 고진화, 이낙연, 권영길 의원 등 여야 의원 36명은 21일 ‘국군부대의 이라크 철군 촉구 결의안’을 국회에 제출하고, 자이툰 부대의 즉각적인 철군을 촉구했다.

    임종인 의원은 "이번 결의안이 당론으로 채택되는 건 불가능하다"면서 "당론에 구애받지 않고 야당과 공조해 결의안을 통과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임종석 의원 등 여당 의원 90명도 이날 ‘정부의 이라크 파병 자이툰 부대 철군계획서’ 제출을 촉구하는 성명서를 발표했다. 이들은 성명서에서 "정부는 조속히 철군계획서를 마련하여 국민들에게 제출해야 한다"며 "자이툰부대의 조속한 철군계획서 제출을 촉구하는 열린우리당의 당론을 추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즉각적인 철군을 주장하는 임종인 의원 등은 "즉각적인 철군을 한다고 해도 앞으로 몇 개월이 걸릴텐데 철군계획안을 내라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느냐"며 "파병연장의 명분만 줄 뿐"이라고 이들의 주장을 비판하고 있다.

    다만 정청래 의원은 "90명 서명 의원 다수는 철군을 주장한다는 점에서 우리의 우군이자 동지"라며 "(90명 의원 가운데는) 즉각적인 철군을 주장하는 의원도 상당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런가 하면 당 실용파 의원들을 중심으로 정부의 파병연장안에 동의해줘야 한다는 의견도 상당 수 있다. 열린우리당은 23일 정책의총을 통해 이 문제에 대한 당론을 결정할 계획이지만 ‘구속력’있는 당론이 마련되기는 힘들어 보인다.

    실용파 "출총제 더 완화", 천정배 "재벌 경제력 집중 막아야"

    이밖에 출자총액제한제도의 폐지 문제를 놓고도 내홍이 예상된다. 강봉균 정책위의장 등 당 정책라인은 정부가 이번에 마련한 개편안보다 출총제를 더욱 완화해야 한다는 입장인 반면 개혁파 의원들은 출총제의 현행 유지를 주장하고 있다.

    천정배 의원도 21일 전남대 강연에서 "출총제나 지주회사 제도 등 소유구조 개선을 통해 경제력의 집중과 남용을 막아 재벌들이 여타 경제주체들과 동등한 조건에서 경쟁할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며 출총제 폐지에 부정적인 입장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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