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재정 장관 후보자가 '탐탁지 않은'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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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6년 11월 21일 09:39 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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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1일자 전국단위 종합일간지들의 첫 인상은 다양하다. 20일 통일부 장관과 국정원장 등에 대한 인사청문회가 있었고, 하노이 한미정상회담 이후 평화협정 체결 논의도 계속 이슈가 되고 있지만 1면 머리기사로는 올라가지 못했다. 대신 신문들은 다양한 기획기사로 1면을 장식했다.

    한국일보는 대선주자들의 ‘활동비’에 주목해 <매달 1억 넘는 비용 어디에서 조달하나>를 썼고, 한겨레는 2002년 노무현 대통령 지지에서 한나라당 지지 쪽으로 돌아선 사람들의 심리에 주목해 1면 <이명박 왜 지지? "능력·경제 때문">과 함께 4, 5면까지 펼쳐 실었다.

    조선일보는 ‘IMF 취업세대’에 주목했다. 조선은 <모진 시련이 그들을 키웠다>는 제목으로 ‘강해진 IMF 취업세대’ 시리즈를 1, 3면에 실었다. 중앙일보는 달라진 남북의 체형을, 세계일보는 상조회사의 문제점을 기획으로 다뤘다.

    다음은 이날 전국단위 종합일간지의 1면 머리기사 제목이다.

    경향신문 <"미 비도덕적 이라크점령…한국이 도와선 안돼요">
    국민일보 <소득분배 되레 악화>
    동아일보 <"평화협정이 중요한게 아니다/북서 3대 선결조건 수용해야">
    서울신문 <평화협정 ‘2+2’>
    세계일보 <일부 상조사 ‘모래성’>
    조선일보 <모진 시련이 그들을 키웠다>
    중앙일보 <체형 격차…’인종’이 달라진다>
    한겨레 <이명박 왜 지지? "능력·경제 때문">
    한국일보 <매달 1억 넘는 비용 어디에서 조달하나>

    조중동 "이재정 통일부장관 후보자, 이념편향 심각"

    조선일보는 1면 하단에 <야 "이재정 통일장관 절대 안돼">라는 제목으로 한나라당의 입장을 전달했다. 조선은 "이재정 통일부장관 후보자는 6·25와 김일성 부자에 대한 왜곡된 인식, 북한 인권 현실 외면 등으로 대한민국 국무위원이 갖춰야 할 국가관과 역사인식이 매우 부족하고 편향됐다"는 한나라당 김형오 원내대표의 말을 인용했다.

       
      ▲ (왼쪽부터) 조선일보 11월21일자 1면, 중앙일보 2면, 동아일보 5면  
     

    조선은 또 "이재정씨의 북한관과 역사관은 편향의 도를 넘어 대한민국의 정체성을 사실상 부정하는 수준이다. 지금은 북한과 코드를 맞추는 장관이 필요한 때가 아니다"라는 시민단체의 입장도 그대로 전했다.

    동아일보는 5면에서 <"이념 편향 이재정 통일 임명 반대">라는 제목으로 같은 시민단체와 한나라당의 입장을 전했다. 동아 역시 "지금은 국민의 뜻을 잘 헤아리는 통일부 장관이 필요한 때이지 북한과 코드를 맞추는 장관이 필요한 때가 아니다"라는 입장을 전달했다.

    동아는 "이 내정자는 평화주의자의 탈을 쓴 친북좌파 인사로, 장관에 취임할 경우 대한민국의 국체를 뒤흔들 수 있는 위험한 인물"이라는 한나라당 유기준 대변인 논평도 그대로 소개했다. 

    중앙일보는 2면 <"이재정 후보 북 편향적 새 통일장관 물색하라">는 제목으로 한나라당의 입장을 전했다. 중앙은 "지금 때가 어느 때인데 친북 좌파라고 부적절 판정을 내리느냐"는 열린우리당 임종석 의원의 말도 인용하긴 했으나 "이 후보자는 ‘김일성 영생론’ 신봉자인 간첩 전력의 김남식씨 장례식에서 김씨의 업적을 높게 평가한 바 있다"는 등 한나라당 의원의 색깔론 발언을 그대로 전했다.

    한겨레 "한나라, 색깔공세밖에 의지할 게 없나"

    한겨레는 사설을 통해 한나라당의 색깔론을 꼬집었다. 한겨레는 "한나라당이 북한 체제에 대한 인식을 문제 삼은 건 아마도 김일성 주석에 대한 평가 때문일 것"이라며 고흥길 의원의 서면질의에 이재정 후보자가 "김일성에 대한 평가는 역사가 할 수 있을 것이며, 아직 과거사가 정리되어 있지 않다"고 답변한 것을 소개했다.

       
      ▲ 한겨레 11월21일자 사설  
     

    한겨레는 "답변이 너무 교과서적이고 신중할지언정 친북 발언과는 거리가 있는 이야기"라며 "이 정도의 발언을 놓고 ‘북한 사람인지 의심할 정도’라는 식으로 헐뜯어서 과연 무얼 얻으려고 하는가? 색깔 공세밖에 의지할 것이 없다면 스스로의 무능을 폭로하는 꼴임을 한나라당은 알아야 한다"고 비판했다.

    경향신문은 5면 관련기사에서 한나라당의 입장을 전한 뒤 "장관 임명이 국회 동의를 필요로 하는 사안도 아닌데, 각 당 입장이 그대로 담긴 보고서를 내면 되는 것 아니냐" "이런 문제로 경과보고서 채택을 거부할 일은 아니라고 본다"는 민주노동당 권영길 의원의 지적을 덧붙였다.

    반전운동가 신디 시핸 방한…경향·한겨레만 주목

    전세계적으로 이라크 철군 여론이 높은 가운데 미국 반전운동가 신디 시핸이 한국을 찾았다. 신디 시핸은 이라크전에서 미군 병사로 참전한 아들을 잃은 뒤 반전운동에 뛰어든 미국의 대표적인 반전운동가다. 그는 ‘한미 FTA 저지 범국민운동본부’ 등의 초청으로 지난 19일 방한했다.

       
      ▲ 경향신문 11월21일자 1면  
     

    경향신문은 이날 1면 머리에 통단으로 <"미 비도덕적 이라크점령…한국이 도와선 안돼요"> 제목을 뽑고 자이툰 부대 철군을 촉구하는 신디 시핸의 목소리를 전했다. 그는 "조지 부시 대통령은 세계평화를 원한다면서 평택 농민들이 농기구 대신 무기를 들게 만들고 있다"고 비판했다.

    경향은 21면 ‘사람과사람’면에도 신디 시핸이 촛불집회를 함께 하고 있는 사진과 아울러 인터뷰 기사를 실었다. 그는 "아들이 이라크전에서 숨진 것은 미국 정부가 군사주의와 군수산업 번창을 위해 세계 점령에 나섰기 때문"이라고 지적하고 "미국 정부가 한국에서도 무리하게 미군기지를 넓히면서 북한을 자극, 한반도 불안을 조장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한겨레는 1면에 관련 사진기사를 싣고 8면 박스기사로 <"파병철회 목소리 정부가 막아선 안돼">를 실었다.

    한겨레는 사설 <자이툰부대 철수가 현실적 중동정책이다>에서 "미국의 현실주의 외교노선 선회와 더불어 한국 정부의 중동정책도 현실주의에 입각해야 한다"며 "우리만 주둔 연장을 밝힐 경우 아랍국과의 관계에서 입을 외교적 피해를 진지하게 고려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 정은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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