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예비 후보 4명 언론이 만들어 낸 것"
        2006년 11월 20일 03:55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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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권영길 37.4%, 노회찬 17.8%, 심상정 1.6%, 문성현 1.1%.

    민주노동당 부설 진보정치연구소가 20~40대를 대상으로 실시해 지난 주 발표한 ‘대선 전략 관련 세대별 여론조사’ 결과에서 나타난 당내 예비 대선주자들의 적합도이다. 민주노동당 예비 대선 주자들을 놓고 적합도를 조사한 것은 처음이라 당내에서 조사 결과의 해석을 놓고 관심이 모아졌다.

    연구소는 이번 조사에서 △사회 개혁과 정치적 진보 △노동자, 농민, 도시 서민의 대변자 역할 △양극화 해소와 사회복지 △한반도 평화와 통일을 위한 역할 등 4가지 과제를 “가장 잘 할 것 같은 인물”을 묻고난 다음 “전체적으로 봤을 때 민주노동당의 차기 대선후보로 거론되는 인물들 중에서 대통령 감으로 보면 누가 가장 낫다고 생각”하는지를 물었다.

    권영길 의원은 4가지 문항 모두에서 1위를 차지했고 전반적인 적합도에서도 37.4%를 차지해 2위인 노회찬 의원보다 두 배나 높은 적합도를 나타냈다. 반면 의정활동에서 좋은 평가를 받고 있는 심상정 의원은 1.6%만이 대통령 감으로 가장 낫다고 봤으며 문성현 당대표는 1.1%만이 적합하다고 보고 있은 것으로 나타났다.

       
     ▲ 사진위 왼쪽부터 시계방향의로 노회찬 의원, 권영길 의원, 심상정 의원, 문성현 대표
     

    이번 여론조사에 대해 당사자들은 말을 아끼고 있다. 아직 출마를 공식화한 것도 아니기 때문에 반응을 보이는 것이 부담스러운 눈치다. 대선 주자들 주변에서는 이번 여론조사에 대해 큰 의미를 부여하지는 않으면서도 서로 다른 각도에서 평가를 내리고 있다.

    권영길 의원 쪽은 일단 여유있는 모습이다. 권 의원쪽 관계자는 “권 의원은 그 동안 두 차례 대선에 출마한 것이 작용하지 않았겠냐”며 “국민들 사이에서는 ‘민주노동당’ 하면 ‘권영길’이 떠오르는 것”이라고 말했다.

    2위를 차지한 노회찬 의원 쪽은 이번 여론조사 결과에 대해 개의치 않는다는 표정이다. 노 의원 쪽 관계자는 “여론조사라는 게 워낙 들쭉날쭉 하는 것 아니겠냐”며 “크게 의미를 두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지금은 상황을 보고 있는데 본격적인 행보를 한다면 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예상보다 낮게 나온 심상정 의원쪽은 여론 조사의 신뢰성에 의문을 나타내고 있다. 심 의원쪽 관계자는 “다른 두 후보에 비해 인지도가 낮은 것은 인정하지만 지나치게 낮게 나온 것에 대해 아무런 설명도 없이 조사결과를 발표한 것은 문제”라고 말했다.

    다른 세 의원과 달리 ‘원외’라는 한계를 갖고 있는 문성현 대표는 담담하게 받아들이는 모습이다. 정연욱 비서실장은 “문 대표가 공식적으로 처음 조사 대상에 올라 발표된 것”이라며 “앞으로 당 대표로서 지금까지와 다른 폭넓은 정치적 행보를 벌인다면 향후 인지도가 올라갈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진보정치연구소로부터 여론조사를 의뢰받아 실시한 한길리서치의 홍형식 소장은 “선호하는 정치인과 의정활동, 적합한 대선 주자에 대한 조사결과는 다를 수밖에 없다”며 “권영길 의원은 거론되는 4명 중에 대중 정치인으로서 이미지 형성을 할 수 있는 기회를 두 번이나 가졌던 정치인”이라고 강조했다.

    홍 소장은 “노회찬 의원의 경우는 2004년 총선 당시 TV 토론을 통해 인지도를 획기적으로 높였고, 의정 활동에서도 좋은 평가를 받은 것으로 17.8%가 낮은 것으로 볼 수 없다”고 말했다.

    심 의원이 낮게 나타난 것에 대해 홍 소장은 “의정 활동에 대한 평가를 했다면 높게 나왔을 것”이라며 “하지만 아직 정치적 지도자로서 이미지 형성이 안 돼 있기 때문에 낮게 나타난 것”이라고 해석했다.

    진보정치연구소에서 이번 여론조사를 담당한 강병익 연구위원은 “심 의원은 진보정치연구소가 국회 관련 전문가(국회 공무원, 보좌관, 출입기자) 대상 여론조사에서 52%라는 압도적 지지로 ‘의정활동에 가장 충실한 민주노동당 국회의원’ 1위를 차지했지만 일반 국민 사이에서 대중 정치인으로 부각되지 못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강 연구위원은 “이번 여론조사를 놓고 보면 심 의원과 문 대표의 경우는 국민들 사이에서 인지도가 거의 없다고 봐야 한다”며 “다만 앞으로 출마 일정을 밝히고 당내에서 경쟁 관계를 형성하면 지지율이 제고될 것”으로 전망했다.

    하지만 4명의 예비 후보들은 아무도 경선 출마 의사를 밝히지 않고 있다. 최근 민주노동당 기관지 <진보정치>와 당 밖의 진보 매체들이 민주노동당 대선주자들과 관련한 기획 기사를 준비해 의사를 타진했지만 당사자들이 거부해 무산된 것으로 알려졌다.

    권영길 의원쪽 관계자는 “지금 권 대표는 의원단 대표로서의 역할이 중요하며 부동산, 국민연금 개혁 등 주요 현안들이 있는 상황에서 대선 얘기를 하는 것이 맞지 않다고 생각하고 있다”며 개인 의견임을 전제로 “내년 1월 경이나 돼야 출마 선언이 있을 수 있다”고 전망했다.

    노회찬 의원쪽 관계자는 “지금 거론되는 4명이라는 것이 다 언론에서 만들어낸 것 아니냐. 대선 출마와 관련한 언론 접촉은 없을 것”이라면서 “지금은 시기를 보고 있다”고 말했다.

    심상정 의원 쪽 관계자는 초기 이미지 세팅이 되지 않았음을 인정하면서 “앞으로 여러 가지 방안을 고민해야 할 때”라고 말했다.

    한편 당내에서는 대선을 1년 정도 남겨두고 있는 상황에서 인물 중심으로 논의가 진행되는 것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대선기획단에 참여하고 있는 신장식 전 대표 비서실장은 “인물 중심으로 가는 것은 자칫 조직 논리로 연결되면서 당에 대한 또 한번의 실망과 냉소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며 “당원과 국민들에게 열정과 감동을 불러일으킬 수 있는 ‘가치와 비전’을 중심에 놓고 대선을 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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