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민주노동당 노선은 11개?
        2008년 02월 02일 12:24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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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민주노동당 지역위 위원장이나 사무국장을 맡고 있는 인물이라면 자신에 대한 기초적인 정보가 누군가에 의해 수집되고, 분류돼 북한 당국으로 ‘넘겨질’ 것을 감수해야 할 것 같다.

    <레디앙>이 최근 입수한 최기영 민주노동당 전 사무부총장의 또 다른 보고서로 알려진 ‘민노당 내 주요 당직자 기초자료 및 성향 분석’에는 344명의 지역위 위원장과 사무국장에 대한 정보가 일목요연하게 적혀 있다.

    “00구. 박00. 00년생. 00 출생. 000대. 00연합. PD. 전진(구 00모임)/00모임 비주류파”
    “00구. 이00. 00년생. 00 출생. 00대. 00연대. 00강사. PD. 무당파(친 00계)-NL에서 PD화”

    이 같은 방식으로 기술돼 있는 ‘기초, 성향분석’ 자료에는 176명에 이르는 전국의 지역위 위원장과 168명의 사무국장에 대한 내용이 들어 있는데, 사무국장의 경우 대부분이 공란으로 돼 있다. 176개 지역위라면 자료가 작성된 시기로 보이는 2005년 말 당시 민주노동당의 모든 지역 조직을 망라한 수자이다.

    인용된 자료가 글자 수는 적을 수 있겠지만, 당사자들의 운동 관련 경력과 궤적을 한 눈에 꿸 수 있는 것으로, 자료를 만드는데 들인 ‘공력’이 크지 않고서는 나올 수 없는 자료들로 보인다.

    이 자료가 구분한 당내 인사들의 노선은 PD, 친PD, PD 성향, 중도 PD, 극좌 PD, NL, 친NL, 중도 NL, 비주사 NL, 무당파, 중도파 등 무려 11개로, 매우 세밀하게 분류해놓고 있다. 또한 ‘성향/소속’ 항목에서는 전진, 혁신(구 진정추), 경기동부연합, 전국회의(기노회) 구 새벽파, 다함께, 000 노조 등 다양한 내용이 적혀 있다.

    일부에서는 이 자료를 두고 당의 기밀이 아니며 당에 조금만 관심이 있으면 누구나 알 수 있는 것으로 말하고 있으나, 사상적 성향까지 포함된 구체적인 인적 사항은 그렇게 손쉽게 접근할 수 있는 정보가 아니라는 것이 다수의 당 관계자들의 말이다.

    또한 그리고 기밀이 아니라면 이런 식으로 외부에 흘려도 큰 문제가 안 되는 수준의 정보라고 생각하는지 의문스러운 대목이다.

    그 동안 기초 성향 분석 자료와 관련해 상대적으로 덜 문제 삼으려는 쪽의 입장은 이 자료가 “총무실 수준에서 작성할 수 있는 것으로 출입 기자들에게 돌릴 수 있는 내용”이라고 말해왔다. 이에 대해 이 자료에 명단이 포함된 한 인사는 자신과 관련된 내용을 듣고 “총무실에서 작성할 수 있는 수준을 넘어섰다”고 말했다.

    그는 “이 자료를 누가 넘겼는지, 누가 작성했는지 무관하게 이런 행동을 옹호하는 듯한 태도를 보이는 것은 심각한 문제”라며 “진보적 가치를 기준으로 봤을 때 도저히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보고서에 자신의 기초 자료가 들어있는 또 다른 관계자는 “낮은 수준의 정보라든지 하는 표현은 별 의미가 없다”며 “이런 정도의 정보가 넘어갔다면, 더 많은 당의 중요 정보가 넘어갔을 개연성이 커질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자료는 법원에 의해 증거로 인정된 몇 안 되는 문건 중의 하나이지만, 당사자는 이 자료의 작성 사실을 부인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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