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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고] ESG의 반면교사, 태광그룹!
        2021년 05월 21일 01:24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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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업경영 화두, ESG에 태광그룹을 주목하라
    환경, 사회공헌, 지배구조… 모든 분야의 반면교사

    기업의 지속경영 화두인 ESG(Environment·환경, Social·사회, Governance·지배구조)가 ‘유행’을 넘어서 과도한 악용에 “ESG 워싱”이라는 신조어까지 등장하며 경고등이 켜지고 있다. 자본을 독점한 대기업 주도의 사회적 불균형은 지속되고 환경, 사회, 지배구조의 모든 분야에서 부작용이 이어지는데 ESG 공헌에 대한 자화자찬은 물타기일 뿐이라는 것이 “ESG 워싱”이다. 기업의 그림자를 ESG라는 포장으로 감추고, 이러한 사회적인 책임마저 수익사업 모델로 만든 언론과 컨설팅 회사들이 ESG 워싱의 주인공들로 지적되고 있다.

    그나마 비재무적 경영요소인 ESG 부문에 언론을 이용하고, 사회기부를 일부라도 실천하는 것은 소극적으로나마 시대적 흐름에 따르는 대기업의 모습이다.

    환경, 사회, 지배구조의 모든 면에서 기업 경영위험(Managenent Risk)의 반면교사가 될 수 있는 대기업이 바로 태광그룹이다. 모든 기업의 경영활동에서 태광그룹의 케이스 스터디를 통해 ESG의 인과관계를 연구한다면 원인부터 대처방안까지 기업의 사회적 책임에 대한 해답을 얻을 수 있을 정도이다.

    환경 부문부터 태광그룹은 전국 민간 최대 방사성폐기물을 여전히 처리하지 못하고 차일피일 미루고 있다. 경주 방폐물 처리장보다 많은 방사성 폐기물을 20년간 보관하다 2016년에 적발된 것도 모자라서 2019년에서 2021년, 그리고 2025년까지 처리하겠다는 지키지 못할 약속만 반복, 연기하고 있다. 작년과 올해초 유출, 폭발사고가 있었던 태광산업의 울산공장에 여전히 엄청난 양의 방사성폐기물이 쌓여 있는 것이다. 태광그룹이 방폐물의 형질을 몰라서 유출사고를 일으키고도 “처리에 몇 년 더 걸리겠다”고 일방적으로 적반하장의 입장을 밝혔는데도 관계 당국은 손을 놓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사회적 책임에 대해서도 태광그룹의 후안무치 행태는 여전하다. 흥국생명 해고자 문제, 하청퇴출, 비정규직 사태에 대다수 기업들이 문제 해결에 나섰음에도 거대 로펌을 통한 민형사상 소송으로 사회적 약자에 자본권력을 휘두르고 있는 대기업이 태광그룹이다. 티브로드, 태광산업, 그리고 흥국생명까지 모든 계열사에서 빗발치는 송사는 태광그룹이 버리지 못하는 자본권력의 민낯이다. 심지어 태광그룹은 공정거래위원회와 금융감독원 등 정부기관의 결정에도 불복, 항소하는 거침없는 행태를 지금도 보여주고 있다. 근본적 문제해결과 경영혁신보다 기업 위기의 인과관계를 철저히 피아로 구분해서 분쇄시키려는 적대적인 경영방침이 또 다른 위기를 낳는다는 진리를 깨닫지 못하는 기업은 사회적으로 고립될 것이다.

    지배구조의 문제는 태광그룹 오너인 이호진 전 회장의 배당만 봐도 확인되는 사익 추구의 양태를 보인다. 세간을 떠들썩하게 한 “황제보석”으로 이 전 회장이 긴급 구속된 2018년 이후 3년간 오너에 집행된 배당금 규모만 300억 원에 가깝다. 상장기업으로 소액주주가 많은 태광산업, 대한화섬 등의 배당성향이 1% 수준에 불과할 때 고려저축은행과 흥국증권 등 오너의 지분률이 높은 비상장 계열사의 배당성향은 30.15~57.13%까지 치솟아 결국 실적 배당이 대기업 총수의 사익실현이 된 현실을 보여주었다. 지배구조 개선과 소액주주 권익은 태광그룹에서 다른 세상 이야기였다는 사실은 경제사범으로 수감중인 총수의 연 1백억 원 배당수입을 통해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황제보석”, “차명계좌”, “내부거래”, “비정규직” 등 태광그룹을 각인시키는 사건, 사고는 지난 수년간 다수 언론을 장식해 왔다. 이에 대해 태광그룹은 <정도경영위원회>를 설립하고, 재단을 통해 장학사업을 펼치며, 계열사가 착한 임대사업에 동참하는 등 사회공헌 활동을 그룹 홍보실의 보도자료를 통해 언론에 기사화해 온 것도 사실이다. 총수 구속과 함께 시행된 이러한 ESG 공헌에 대해 시민사회의 평가는 박할 수밖에 없다. 여전히 환경, 사회, 지배구조의 원인은 해결되지 않은, 보여주기식 총수 구하기 “ESG 워싱”의 대표적 모델이었기 때문이다.

    과장없이 평가하자면, 앞서 소개한 사례로 확인할 수 있듯이 태광그룹은 “ESG 워싱”을 넘어서 “ESG 적선”의 새로운 장을 열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이다.

    2018년 총수 구속과 함께 급조된 태광그룹 <정도경영위원회>는 현재 일부 참여인사가 이탈하는 등, 결국 일부 언론에서 우려했던 “총수 구하기 법무 지원팀”의 모습을 띄고 있다. ‘태광그룹을 정도(正道)로 이끌겠다’는 설립 일성이 3년 후 지금은 어떤 결과로 남았는지 자문해보기를 바랄 뿐이다.

    2021년 태광그룹의 모습은 여전히 전국 민간 최대의 방사성폐기물을 보관(Environment)하고, 17년째 해결하지 않고 있는 흥국생명 해고자부터 하청업체, 비정규직 문제(Social)가 이어지며, 일감몰아주기와 위장 계열사, 총수 집중 배당(Governance) 등의 문제가 여전한 “ESG 적선” 대기업으로 재계의 반면교사, 타산지석이 되고 있다.

    필자소개
    흥국생명해고자복직투쟁위원회 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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