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호영·이준석·나경원 등 적임자 자처
국민의힘 당 대표 경선에 10여 명의 주자들이 당권 도전 의사를 밝히는 등 당내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후보 간 신경전도 치열해지고 있다.
직전 원내대표직을 수행하고 4.7보궐선거를 승리로 이끌었음에도 저조한 지지율을 보이는 주호영 의원은 ‘신구 대결’, ‘영남 대 비영남’ 등의 프레임에 날을 세우는 모습이다.
주호영 “단순히 선수가 높다고, 또 오래 되었다고 무조건 물러가라 할 일 아냐”
주 의원은 17일 오전 KBS 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와 인터뷰에서 “(대선 후보가 선출되기 전) 불과 넉 달 정도 안정적으로 경선을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에 (당대표의) 지역을 이야기하는 건 우리 당에 도움이 되지 않는 이야기”라며 “서울 당대표, 서울 원내대표가 있을 때도 그렇게 성공적이지 못했다. 그래서 출신 지역이 어디냐 가지고 논의하는 것이야말로 좀스러운 일”이라고 말했다.
이준석 전 최고위원이 ‘팔공산만 5번 올랐다’며 주 의원을 저격한 것에 대해선 “우리를 지지해온 대구경북을 낮춰 하는 이야기”라며 “우리 당에 대해서 변함없이 열렬히 지지해준 지역인데 그 지역을 낮춰서 말하는 것은 저는 아주 잘못이고 바람직하지 않다고 본다”고 했다.
김웅·김은혜·이준석 후보의 출마로 신구세력 간 경쟁 구도가 형성된 것에 대해선 “경륜과 참신이 조화는 바람직하고 권장돼야 할 일”이라면서도 “단순히 선수가 높다고, 또 오래 되었다고 무조건 물러가라 할 일은 아니다”라며 견제했다.
아울러 주 의원은 윤석열 전 검찰총장 영입 등 야권통합에 주력하는 모습이다. 그는 “7월경에는 우리 당의 대선 후보를 뽑는 경선 열차가 출발해야 하기 때문에 (국민의당과의 통합은) 그전에 조속히 마무리되어야 한다”며 “누가 당대표가 되든 간에 통합, 합당하기로 했으니 빨리 정리해야 한다”고 했다.
윤 전 총장 입당과 관련해선 “여러 간접적인 채널로, (윤 전 총장의) 생각을 할 수 있는 분들로부터 확인을 했다. 그것이 사실과 다르다면 다른 의견이 나오지 않았겠나”라며 “윤석열 전 총장의 합류 여부는 본인의 정치적 결단에 달린 것이겠지만 늦으면 좋지 않다. 7월에 경선 열차가 출발하기 전에는 같이 합류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준석 “세대구도에서도 충분히 승리할 수 있다는 걸 실증적으로 보여줘야”
최근 한 여론조사에서 적합도 1위를 기록한 이준석 전 최고위원은 2030세대의 표 결집력이 대선 승리를 보장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 전 최고위원은 17일 오전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과 인터뷰에서 “탄핵 이후 선거에서 연전연패하다가 이번에 보궐선거에서 큰 승리를 거뒀다. 지지층을 분석해보면 전통적 지지층은 변한 게 없는데 2030으로 대표되는 젊은 지지층이 더해졌다”며 “대선 때도 이런 구도로 우리가 승리를 할 수 있다면 그게 우리의 승리방정식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지금까지 선거를 앞두고 많은 정치공학자들이 ‘영남표에 수도권표를 조금 더하고 충청에서 절반 이상하면 이긴다’는 식의 지역구도를 얘기했다”며 “그런데 이제는 세대구도에서도 충분히 승리할 수 있다는 걸 실증적으로 보여줄 필요가 있다. 이번 보궐선거가 우리의 모델이 돼야 한다”고 했다.
자신의 지지세의 동력도 청년층에 있다고 보느냐는 질문엔 “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제가 60대 빼곤 전 연령층에서 1위를 했다고 나온다. 그렇기 때문에 저는 젊은층 지지만 있는 것은 아니다”라며 “아무래도 가장 직전에 있던 선거 승리 기억이 많은 사람들에게 작용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싶다”고 답했다.
이어 “오세훈 시장 선거에서 제가 주도적인 역할한 것이 많이 보도됐고 실제로 선거과정 중에 저뿐만 아니라 많은 젊은 사람들이 중심에 섰던 것을 기억하고 있다. 더 큰 선거에서도 그렇게 해야 된다고 믿는 사람들이 늘어난 것”이라고 덧붙였다.
윤석열 전 총장 영입과 관련해선 “원칙론으로 처리하자는 입장이다. 안철수 대표, 윤석열 전 총장과 만나서 두 분의 요구사항을 듣고 당 구성원들과 논의할 것”이라며 “어차피 다 큰 꿈이 있으신 분들이고 본인들이 국민의힘 내에서 공정하게 경쟁할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졌느냐에 대해서 평가하고 참여할 것이기 때문에 그 부분에 있어선 어느 누구도 불리하지 않도록, 공정 경쟁의 틀을 만들겠다고 약속한다”고 말했다.
나경원 “영남, 비영남 가르는 것보다 확장하는 쪽의 이야기를 해야”
지지율 1위를 기록하고 있는 나경원 전 의원은 “정권교체를 할 수 있느냐라는 큰 그림 속에서 전당대회를 바라보고 있다. 제가 어떤 역할을 할 수 있느냐, 전당대회 역할이냐 아니면 다른 역할이냐. 조금 더 마지막 고민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대권 출마 가능성을 시사한 것으로 해석된다.
나 전 의원은 이날 같은 매체에 출연해 “전당대회가 (대권으로 가는) 과정 속에서 국민들께 우리 당의 변화를 보여줘야 하는 부분이 있고, 당대표는 영웅이 아니라 뒤치다꺼리를 하는 역할을 해야 한다”며 “어려운 자리라서 어떤 역할을 제가 하는 것이 좋을지에 대해서 마지막 고민 중”이라고 이같이 말했다.
수도권 당대표론에 관해선 “김기현 의원이 원내대표가 되면서 그런 이야기들이 나왔는데, ‘확장하자’ 이런 취지일 것”이라며 “그런데 너무 영남, 비영남 이렇게 가르는 것보다 확장하는 쪽의 이야기를 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당권에 도전한 청년, 초선 의원들의 선전에 대해선 “이준석 후보가 1등 나오는 곳도 있는데 우리 당의 소중한 미래이고 희망이라고 생각한다”며 “우리 당이 변화가 가능하고 더 민주적으로 보이는 것이라서 그 분들의 용기와 도전에 박수를 보내드리고 싶다. 저는 그런 분들이 움직인다는 거 자체가 정말 가슴 뛰는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우리가 지역, 세대, 계층 이렇게 나누는데 그거보다는 그것을 확장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며 “나이의 문제보다는 결국 개혁과 혁신을 어떻게 할 것이냐, 당의 어떤 리더십을 갖고 할 것이냐가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윤 전 총장 영입과 관련해선 “개인적인 인연이나 관계를 많이 이야기하는데 저도 언급할 수 있는 것이 있겠지만 그보다 중요한 것은 당이 먼저 변화해서 윤 전 총장이 찾을 수 있는 당으로 만드는 것”이라고 했다.
김은혜 “40대를 갓 넘긴 여성 초선의원이 당대표에 도전한다는 것은 이례적”
초선의 김은혜 의원은 나 전 의원의 출마에 대해 “돌려막기”라고 표현하는 등 당내 중진 의원을 향한 공세 수위를 높이며 새로운 리더십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김 의원은 이날 오전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 인터뷰에서 “그동안 50~60대의 남성, 법조인 출신이 주류 이미지를 가졌던 정당사에 40대를 갓 넘긴 여성 초선의원이 당대표에 도전한다는 것은 이례적인 일”이라며 “대선에서 승리하려면 국민이 피부로 느낄 수 있게 변화를 해야 하고 그 첫걸음은 파격적인 리더십 교체”라고 말했다.
김 의원은 “저라는 사람의 도전 자체가 변화의 상징이었으면 한다”며 “경륜이라는 모호한 단어로 ‘당대표는 다선 중진이 되어야 한다. 초선의 도전은 철모르는 무모한 도전’이라고 한다면 그 또한 낡은 정치 문화”라고 비판했다.
그는 “그동안 많은 분들이 여러 다선, 중진 의원들이 비전과 역량으로 국민 앞에 평가받았다면 왜 아직도 국민의힘이 국민들로부터 ‘민주당도 미덥지 않지만 국민의힘은 더 미덥지 않다’라는 말을 듣는지 스스로 생각해봤으면 한다”고 직격했다.
특히 출마 선언 전부터 지지율 1위를 기록하고 있는 나 전 의원에 관해선 “소중한 자산이고 어떤 선택을 하든 존중해야 한다”면서도 “출마설 자체는 좀 안타깝다. 불과 두 달 전에 서울시장 경선에서 낙마를 한 분을 소환해야 할 만큼 중진그룹의 인재풀이 고갈됐다는 얘기”라고 지적했다.
이어 “힘들 때 새 판 짜기로 가야지 돌려막기로 가면 안 된다”며 “그 분이 나오신다면 미래와 과거, 과거 대 미래의 대결 구도가 한층 강화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윤 전 총장 입당에 대해선 “일에 순서와 과정이 있어야 하기 때문에 이 분이 아직 (당에) 들어오지 않았음에도 스치고 들었던 인연으로 (당이) 그분에게 올인하는 것은 오히려 당을 왜소하게 만드는 행위”라며 “윤석열 전 총장도 ‘어떤 당이어야 들어갈 만할까?’ 고민하고 있을 텐데, 당의 자체적인 매력 자본을 갖추지 않고 ‘먼저 들어오라’고 하면 그건 당원들에게 부끄러운 일”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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