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민주노동당엔 '대선'이 없다?
        2006년 11월 18일 09:20 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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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 당에 대선이 없다는 말이 있다.”

    문성현 민주노동당 대표가 지난 9일 최고위원회에서 한 말이다. 당의 대선 준비나 대선 후보들의 움직임이 부각되지 않고 있다는 점을 지적한 것이다. 문 대표는 “대선기획단에서 최고위원회 회의 때 진행된 내용을 얘기하고 논의 내용이 국민들에게 전달될 수 있도록 할 것”을 지시했다.

       
     ▲ 민주노동당 최고위원회 (사진=민주노동당)
     

    지난 9월 구성된 민주노동당의 대선기획단은 지금까지 세 차례 회의를 가졌지만 어떤 논의가 벌어지고 있는지에 대해 당내에서도 잘 알려져 있지 않은 게 사실이다. 더구나 10월 중에 대표단의 평양 방문, 당직자가 연루된 북한 공작원 접촉의혹사건 등으로 회의가 연기되다가 15일에서야 3차 회의가 열렸다. 2차 회의를 가진 지 두달여만에 열린 것이다. 단장인 김선동 사무총장이 회의 내용을 기자들에게 브리핑하기로 했지만, 공식 브리핑은 없었다.

    대선기획단 논의가 더디게 진행되다보니 대선 의제나 전략에 대한 심도 깊은 토론보다는 투표권 범위, 선출방식 등으로 논의가 옮겨가는 모습이다. 선출방식 등은 경우에 따라서는 당헌 개정이 요구될 수 있기 때문에 빠르게 논의를 진척시켜야 하기 때문이다.

    대선기획단 간사를 맡고 있는 방석수 기획조정실장은 “3차 회의에서는 후보선출 방식과 관련된 본격적인 토론을 벌였다”며 “진성당원을 중심으로 하자는 안과 당원뿐 아니라 후원당원이나 선거인단에게도 투표권을 부여하자는 안이 제출돼 각각의 장단점을 검토했다”고 말했다.

    3차 회의에서는 선출방식과 관련해서는 의견이 갈리거나 논쟁이 벌어진 것이 아니라 두 가지 방안의 장단점을 공유하는 정도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대선기획단의 한 관계자는 “진성당원제에 대해서는 누구도 부인을 하지 않았고 당원만 투표하는 것이 너무 폐쇄적일 수 있다는 데에도 모두 공감했다”고 전했다. 기획단은 대선후보의 선출시기를 다른 정당의 움직임을 살펴보면서 결정하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노동당 대선기획단이 가장 우려하고 있는 것은 당내에서 자천타천으로 대선후보로 거론되는 인사들이 국민들에게는 그다지 대권주자로 받아들여지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홍승하 최고위원은 “언론에서는 ‘민주노동당에도 후보가 있다’는 식으로 양념 삼아 보도가 되고 있는 게 현실”이라며 “후보를 부각시키기 위한 당 차원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현재 민주노동당에서 후보군으로 거론되는 인물은 문성현 당대표, 권영길 의원단 대표, 노회찬 민생특위 위원장, 심상정 한미FTA 원내대책위원장 등 4명.

    모두 당내에서 주요직책을 맡고 있어 주요 현안에 대해 발언할 수 있는 위치에 있긴 하지만 대선 예비주자로서 무게감 있게 비전을 제시하는 등 뚜렷한 정치적 행보에 나서지 않고 있다.

    대선기획단의 한 관계자는 “본인들이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는다고 해서 당이 무작정 기다릴 것이 아니라 비전을 제시할 수 있는 판을 깔아주는 방안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대선기획단은 다음 회의에서 후보들을 부각시키기 위한 구체적인 방안을 마련하고, 다음주 중 4명의 후보들에 대한 심층면접을 진행해 출마의사, 계획 등에 대한 본인들의 생각을 들어볼 예정이다.

    방 실장은 “앞으로 빠른 속도로 논의를 진행해 12월 중순경에 있을 중앙위에 대선의 밑그림을 그린 초벌안을 보고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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