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엔총장 좋아 말고 이주노조 인정해라"
    By tathata
        2006년 11월 17일 03:48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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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부가 이주노동자노동조합(이주노조) 불인정에 대한 소송을 진행하고 있는 아노아르 이주노조 위원장에 대한 체류연장 신청을 불허하고 있어 이주노조의 활동을 금지시키고 있다는 비난이 일고 있다.

    아노아르 위원장은 현재 미등록 이주노동자의 신분으로, 오는 11월 20일까지 한국 체류가 허용돼 있다. 그는 이주노조 설립에 대한 소송이 마무리되는 시점까지 체류기간을 연장할 것을 출입국사무소에 요구하고 있으나, 출입국사무소는 “법적 대리인이 소송을 진행하면 문제 될 것이 없다”는 이유로 체류연장 신청을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이다.

    아노아르 위원장은 이주노조 설립을 사실상 주도해온 인물로, 그가 소송이 끝나기도 전에 강제 출국될 경우, 이주노조의 활동은 심각한 제약을 받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주노조는 지난해 4월 창립총회를 열어, 아노아르 위원장, 사킬 부위원장, 까지만 사무국장을 초대 집행부로 선출했다. 이주노조는 노동부에 설립신고서를 제출했으나, 노동부는 조합원들의 지위가 합법-불법인지를 판단하기 위해 조합원 명부, 소속 사업장 정보를 알려 줄 것을 요구하며, 설립신고서 교부를 반려했다.

    이주노조는 “사업장과 조합원 명부를 제출하면 미등록(불법체류자) 신분인 이주노동자들이 어디서 일하는지 바로 드러난다”며 “서류 보완 요구는 사실상 노조원을 잡아가겠다는 말”이라며 제출을 거부했다.

    노동부는 또 “이주노조의 간부 명단을 확인한 결과, 간부들이 전원 미등록 이주노동자이고, 따라서 소속 조합원 대부분이 미등록일 것으로 유추된다”며 “미등록 노동자는 법적으로 노동자 지위를 가질 수 없기 때문에 단결권을 인정할 수 없다”고 설립신고서 반려 이유를 설명했다. 

    이주노조 설립하자 곧바로 강제연행

     

       
    ▲ 2006년 4월 25일 일시보호해제로 석방된 아노와르 위원장 (사진=참세상)
     

    그리고 지난해 5월 3일 새벽 1시에 서울 뚝섬역 부근에서 귀가하던 아노아르 위원장을 출입국 관리소 직원들이 강제연행, 아노아르 위원장을 청주외국인보호소로 수감했다.

    아노아르 위원장은 미등록 이주노동자 신분이었으며, 이주노조를 설립하자마자 강제연행 된 것은 ‘표적 연행’이라고 항의했다.

    아노아르 위원장은 지난해 7월 청주보호소 옥중에서 ‘노동조합설립신고서 반려처분 취소’에 대한 소송을 제기했다. 그리고 지난 2월 법원은 “미등록 이주노동자는 출입국법상 정당한 노동자가 아니고, 노조법상으로도 정당한 고용계약을 맺은 노동자로 볼 수 없기 때문에 취소소송을 기각한다”는 판정을 내렸다.

    보호소에 수감된 아노아르 위원장은 옥중에서 곧바로 항소했으며, 그는 그해 4월 심각한 우울증과 정서불안 질환을 얻어 ‘일시보호 해제’로 석방됐다.

    "청주외국인보호소, 감옥과 같았다"

    아노아르 위원장은 당시 보호소 생활에 대해 다음과 같이 회고했다.

    “22명이 작은 방에서 함께 지내야 하는 생활은 교도소보다 더 심각했다. 문조차 없는 화장실이 방 옆에 딸려 있었으며, 이불도 부족해서 추위에 시달렸다.

    옷도 갈아입고 싶지만 제대로 지급조차 되지 않았고, 매일 30분씩 주어져야 하는 운동시간도 일주일에 한 번만 허락했다. 24시간 내내 감시를 당하면서도, 항상 반말과 욕설을 들어야 했다.

    같은 나라 사람들끼리 모여 모국어로 말할 수 있도록 해달라고 요청했지만 허사였다. 이동할 때는 언제나 수갑을 채웠으며, 감기나 몸살을 제외하고, 큰 병이 나면 자기 돈을 내고 치료를 받아야 했다.”

    아노아르 위원장은 청주보호소에서 얻은 우울증으로 인해 아직까지 약물 치료와 심리 치료를 받고 있다. 그리고 지난 6월 아노아르 위원장은 이주노조 임원선거에서 재선됐으며, 지난 8월에는 ILO 아태총회에서 민주노총의 대표 가운데 한 사람으로 참석하려 했으나 정부는 “미등록 이주노동자를 한국 대표로 인정할 수 없다”며 임의로 그를 명단에서 삭제했다.

    그리고 현재 그는 ‘이주노조 설립’을 위한 항소심에서 승소하기 위해 뛰고 있다. 그는 “이주노조 설립 소송이 종결될 때까지는 안정적인 체류가 보장되어야 한다”며 출입국관리사무소에 체류연장을 신청했으나, 출입국사무소가 체류 연장에 대해 불허방침을 고수하고 있는 것이다.

    아노아르 위원장의 경우는, 한국 사회에서 미등록 이주 노동자는 ‘마구잡이식 인간 사냥’의 대상이 되는 것은 물론 최소한의 ‘결사의 자유’조차 보장받지 못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정부는 강제 추방이 실시된 지난 2004년부터 2년간 5만7천여명의 미등록 이주노동자가 강제출국했다고 발표했다.

    민주노총과 이주노조는 한국정부가 이주노조를 인정하지 않는 것은 헌법이 “외국인은 국제법과 그 조약이 정하는 바에 의하여 그 지위가 보장된다”는 조항을 위반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특히 지난 4일 UN 자유권위원회는 한국정부에 “이주노동자들의 노조 결성권은 보장돼야 한다”고 권고한 바 있어, “국제적 망신을 당하지 않으려면 지금이라도 즉각 이주노조를 인정하라”고 촉구했다.

    민주노총과 이주노조는 ▲미등록 이주노동자에 대한 단속 추방 중단 ▲이주노조 인정 ▲아노아르 위원장 체류 불허 방침 철회를 요구했다.

    "북한 인권 결의하면서, 이주노동자 인권방치하는 한국"

    아노아르 위원장은 “1994년 한국정부가 산업연수생으로 이주노동자들을 데려와 최저임금에도 못 미치는 임금으로 노동안전교육도 없이 노예처럼, 기계처럼 하루 12시간 일을 시켜 죽어가는 노동자들이 속출했다”며 “이제 와서 고용허가제를 실시한다는 명분으로 인간사냥과 같은 강제추방을 하고 있다”고 성토했다. 그는 “어떤 일이 벌어지더라도 이주노동자의 권리를 위해 계속 싸울 것”이라고 말했다.

    허영구 민주노총 부위원장은 “유엔 사무총장을 배출하고, 북한 인권 결의에 한국 정부가 찬성한다고 하지만, 한국은 OECD 가입국 중 ILO 권고를 가장 많이 받고도 이를 지키지 않는 인권의 사각지대 국가”라며 “한국의 경제성장은 1960년대와 70년대의 이주노동으로 가능했지만, 한국은 이주노동자들을 탄압하고 있다”고 개탄했다.

    이해삼 민주노동당 최고위원은 “이주노조는 법외노조일 뿐 불법노조가 아닌데도, 정부는 공안적 시각으로 강제추방하려 한다”며 “법원 소송이 남아있는 한 아노아르 위원장은 강제추방이 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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