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응천 “문자폭탄 자제해야”
    윤건영 “선출직이면 감당해야”
    민주당 강성당원 행동에 다른 반응
        2021년 04월 29일 11:49 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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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더불어민주당이 강성 당원의 문자 폭탄 등 지나친 집단행동을 둘러싸고 갈등을 빚고 있다. “문자폭탄 보낼수록 재집권은 멀어진다”며 자제를 요청했던 조응천 민주당 의원은 29일 “적어도 10~20명 이상은 자기 이름 걸 사람들을 모아 입장을 내겠다”고 밝혔다. 반면 윤건영 같은 당 의원은 “선출직이라면 감당해야 한다”고 반박했다.

    조응천 의원은 이날 오전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 인터뷰에서 “(강성 당원에 의해) 의원들이 굉장히 경직돼있다”며 “문재인 정부가 성공한 정부가 되기를 원하는 것은 똑같지만 방법론에 있어선 차이가 있을 수 있다. 그런데 강성 지지층들은 그 차이를 인정하지 않고 다른 방법을 얘기한다 싶으면 문자폭탄을 날린다”고 말했다.

    조 의원은 전날 페이스북에 “여러분들이 문자행동을 하면 할수록, 그리고 여러분들의 강력한 힘에 위축되는 의원들이 많으면 많을수록 재집권의 꿈은 점점 멀어져간다”며 “문자폭탄 따라 의원들이 오락가락하는 것에 (민심은) 좋지 않게 바라본다”고 적었다.

    이 글을 적은 후에도 수백 개의 문자 메시지를 받았다고 한다. 그는 자신이 받은 문자폭탄 중 ‘검은 머리 짐승은 거두는 게 아니다’, ‘당신이 쓰레기라는 것을 알리고 싶었다면 성공’, ‘그쪽 일당들하고 다 같이 탈당하고 더민주 이름 더럽히지 말라’, ‘기를 쓰고 뛰어가 봐야 그 발끝의 때도 못 미치는 인간’ 등의 내용을 소개하기도 했다.

    그는 “(문자폭탄에) 만성이 된 사람들은 그런가 보다, 하는데 맷집이 약한 의원들은 위축되고 목소리가 줄어든다”며 “(사과문을 냈던) 초선 의원들이 하루 이틀 만에 항복선언하지 않았나”라고 말했다.

    최고위원 후보로 출마한 김용민 의원이 전날 라디오 인터뷰에서 “문자폭탄은 지지자들의 적극적인 의사 표시다. 김대중 전 대통령도 담벼락에 대고 욕이라도 하라고 하지 않았다. 권장돼야 할 일”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조 의원은 “김대중 전 대통령이 노무현 전 대통령이 돌아가신 직후에 ‘독재를 하고 있는 정부에 대해서 항거를 해야 된다. 정부에 대해서 공개적으로 옳은 소리로 비판을 해야 한다. 하다못해 담벼락을 쳐다보고 욕을 할 수도 있다’고 했다”며 “(김 전 대통령의 말은) 잘못된 길로 가고 있는 정부에 대해 어떤 식으로든 비판하고 목소리를 내라는 뜻이지 자기 소속 의원들한테 문자폭탄 보내고 위축시키라는 뜻은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김용민 의원, 박주민 의원 혹은 김종민 의원은 그동안 전당대회에서 계속 1위를 했다”며 강성 당원에 대한 지지 호소가 “성공 방정식”이라고 직격했다.

    소수의 강성 당원이 다수의 당원 의견을 묵살한다는 지적도 했다. 조 의원은 “민주당원이 400만 명, 권리당원이 한 70만 명이다. 권리당원 70만 명이 당론을 주로 결정하는데 한 2000명 정도의 강성 지지층이 너무나 적극적으로 관여하기 때문에 70만 명의 목소리가 다 묻힌다”며 “이분들이 권리당원 일동이라고 성명도 발표했는데 과연 대표성이 있느냐”고 반문했다.

    방송화면 캡처

    조 의원은 당내에 강성 당원에 대한 우려를 표하는 의원들이 적지 않다고 전하기도 했다. 그는 “주위에 이 문제로 끙끙 앓으면서 얘기를 나누는 의원들이 많다”며 “계속 의견을 나누고 뜻을 같이 하고 있다. (이런 의원들을 모아 입장을 제시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비주류 혹은 쇄신파가 생겨야 내년 대선에서도 희망이 생긴다. 적어도 10명에서 20명 이상은 자기 이름 걸고 할 사람들 모아야 겠다는 생각”이라고 밝혔다.

    반면 윤건영 민주당 의원은 이날 오전 MBC 라디오에서 조 의원의 강성 당원 문자폭탄 비판에 대해 “내용들이 개인의 신상을 심각하게 모독하거나 명예를 훼손하거나 어느 수준을 넘었다고 하면 문제가 되겠지만, 선출직이라면 그 정도는 감당하고 가야 되지 않나”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과거에 노무현 대통령이 어려운 시절에 ‘대통령 욕해서 주권자인 국민의 속이 풀린다면 얼마든지 하셔라, 그게 온당하다’라는 취지의 말씀도 하신 적이 있다”며 “민주주의는 다양성을 근간으로 하기 때문에 당원들이 소속 의원들에 대해서 본인의 의사 표현하는 것 정도라면 그 자체를 비난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필자소개
    레디앙 취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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