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1년 최악의 살인기업,
    하청노동자 38명 사망 한익스프레스
    노동자 죽음에 노동자·언론 탓 파렴치 '쿠팡' 특별상
        2021년 04월 28일 10:08 오후

    Print Friendly, PDF & Email

    지난해 화재 참사로 38명의 하청노동자가 사망한 한익스프레스가 2021년 최악의 살인기업으로 선정됐다. 특별상엔 지난해만 4명의 노동자가 과로사한 쿠팡이 꼽혔다.

    노동건강연대, 매일노동뉴스, 민주노총 등으로 구성된 ‘산재사망대책마련 공동캠페인단’은 28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올해 최악의 살인기업으로 한익스프레스가 선정됐다고 밝혔다. 매해 발표하는 살인기업 명단은 전년도 고용노동부 중대재해 보고 자료 등을 토대로 하청 산재를 원청으로 합산해 선정한다.

    노동부가 발표한 2020년 산재 통계에 따르면 882명의 노동자가 산재로 사망했다. 2019년보다 무려 27명이 더 사망한 것으로, 사망한 노동자 80%는 50인 미만 작은 사업장 소속 노동자들이다.

    캠페인단은 “노동자 시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고 진짜 책임자를 처벌하기 위해 마련한 중대재해기업처벌법에서조차 노동자를 차별하고 배제하는 결정을 내린 문재인 정부와 국회가 얼마나 큰 잘못을 저질렀는지 다시금 확인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사진=노동과세계

    최악의 살인기업, 하청노동자 38명 사망한 한익스프레스

    한익스프레스는 지난해 4월 29일 화재 참사로 하루만에 38명의 하청 노동자를 사망케 한 경기도 이천시에 있는 물류창고 신축 현장의 발주처다. 이 물류창고의 시공 원청사는 ‘건우’이지만 발주처인 한익스프레스가 불법 다단계 하도급 구조를 이용해 노동자에게 위험을 강요하는 등 산재 발생의 책임이 더 크다고 판단했다.

    캠페인단은 “한익스프레스는 수익성 때문에 무리하게 공사 기간을 단축시키며 폭발 위험이 있는 작업을 동시에 하도록 강제하고, 결로 현상을 막는다는 이유로 위급한 상황에서 현장을 빠져나올 수 있는 대피로조차 막으면서 대형 참사를 키웠다”며 “그러나 재판에서 한익스프레스는 38명의 하청 노동자의 목숨을 빼앗고도 솜방망이 처벌만 받았을 뿐”이라고 지적했다.

    앞서 법원은 한익스프레스의 무리한 공기 단축 요구가 사고 원인 중 하나라고 지목하면서도 한익스프레스 관계자로 기소된 팀장에게 집행유예를 선고하고, 산재의 실질적 책임자에 대해서도 불기소했다.

    올해 살인기업 명단엔 한익스프레스 포함 총 13개 기업의 이름이 명단에 올랐는데, 사망한 노동자 82명 중 96%(79명)가 하청업체 소속 노동자였다.

    공동 2위엔 오뚜기물류서비스(5명 사망)와 포스코(5명 사망)가 올랐다. GS건설·창성건설·현대건설·현대중공업(각 4명 사망), SK건설·금호산업·두산건설·오렌지엔지니어링·현대엘리베이터(각 3명 사망)가 뒤를 이었다.

    살인기업 특별상엔 ‘쿠팡’…“쿠팡의 성장 이면엔 노동자 착취”

    박복적인 산재 사망의 구조적 원인을 밝히기 위해 선정하는 특별상엔 쿠팡이 선정됐다. 쿠팡에선 지난 한해만 4명의 노동자가 과로사했고, 산재 신청만 239건에 달했다.

    캠페인단은 “쿠팡이 치열한 물류서비스 시장에서 가장 앞서나가고 지난 3월 미국 뉴욕 증권거래소에 상장될 정도로 거대 기업으로 성장한 것은 이러한 기회 속에서 노동자를 마른 수건 쥐어짜듯 착취하고 있기 때문”이라며 “쿠팡이 거대 기업으로 커나가는 과정에서 2020년 지난 한 해에만 쿠팡에서 4명의 노동자가 과로사로 숨졌다. 2020년에만 239건의 산재신청이 있었고, 119구급차가 77번 출동해야 할 만큼 노동자들은 다치고 병들고 죽고 있었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럼에도 쿠팡은 노동자의 죽음에 대해서 반성은커녕 노동자를 탓하고 과로사 문제를 보도한 언론에 손해배상청구 소송을 제기하고, 경총에 가입해 중대재해처벌법에 따른 최고 책임자 처벌을 회피하기 위한 자문을 받기로 결정하는 등 파렴치한 행태로 일관했다”고 비판했다

    필자소개
    레디앙 취재기자

    페이스북 댓글